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유타)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정책 실패를 맹비난하고 나서 야당인 민주당이 탄핵조사중인 혼란스러운 정국에서 그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상원에 복귀한 후 줄곧 트럼프 정책을 비판해온 롬니 의원은 최근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등 트럼프 외교정책과 트럼프 여성 스캔들을 둘러싼 비난의 수위를 일층 높이면서 여론의 비난과 탄핵 위기에 직면한 트럼프를 더욱더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탄핵 국면에서 당이 자신을 보다 적극적으로 옹호해줄 것을 촉구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서로 뭉치고 있다. 그들은 밋 롬니를 갖고 있지 않다"고 눈엣가시 같은 롬니 의원을 직접 겨냥했다.
롬니 의원은 트럼프 당선 후 한때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무산되면서 이제는 사사건건 대립하는 정치적 앙숙이자 같은 당내의 저격수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롬니 의원이 지난주 말 언론들과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정책을 더욱 강도 높게 비판함으로써 이제는 트럼프 탄핵에서 상원의 (공화당) 동료 의원들과도 결별하는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해 상원에 회부될 경우 공화당 의원으로서 찬성표를 던질 수도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도 롬니 의원이 탄핵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가디언도 롬니 의원이 탄핵에 찬성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롬니 의원은 지난 주말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외압' 의혹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충격적인 일이라고 거듭 비판하면서 "외국에 모종의 정치적 가치 제공을 요구하는 대통령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에 패해 정치적 꿈이 좌절된 롬니가 자신의 존재를 부각할 또 다른 기회를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2년 대선 당시부터 그를 취재해온 시사지 애틀랜틱의 매케이 카핀스 기자는 "정치경력의 황혼기에 들어선 롬니 의원이 다른 일반 동료들과는 달리 혼란스러운 시기에 자신의 역할에 대한 역사적 흔적을 남기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롬니 의원은 스스로 지금이 미국 역사의 변곡점이라고 판단하면서 후일 미국민은 당시 정치인들이 어떻게 처신했는가를 반문할 것이라며 자신의 역사적 책무를 강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모르몬교 지도자이기도 한 롬니 의원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 스캔들을 겨냥, 그가 명예롭지 못한 점을 갖고 있다고 도덕성도 지적했다.
롬니 의원은 그러나 과거 행적에서 트럼프에 대해 일관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2012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지지를 요청해 트럼프 소유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우호적인' 회견을 열었으며 2016년 트럼프 당선 후에는 국무장관 설이 나도는 가운데 그와 만찬을 갖기도 했다.
민주당의 탄핵 추진과 하락하고 있는 지지율 속에서 시리아 철군 결정을 '미국 역사기록의 핏자국'이라고 혹평한 같은 당 롬니의 비판은 트럼프에 뼈아픈 것이다.
애틀랜틱은 롬니가 트럼프 탄핵의 상원 절차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각종 기록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탄핵 필요성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은 하원에서 가결이 확실시되나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 가결을 위해서는 공화당 의원 20여명의 이탈이 필요한 만큼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동료 의원들이 눈치를 보고 있는 사이 롬니의 독보적인 행보가 상황에 따라 공화당 의원 이탈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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