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언론 “CIA 정보원으로 활동하다 신변노출 위험으로 2년 전 대피시켜”

스몰렌코프가 가족과 함께 살던 곳으로 알려진 버지니아주 스태포드 지역의 저택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미국이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에서 활동하던 러시아인 스파이를 2년 전 미국으로 도피시켰다는 언론 보도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을 통해 미국 측에 이 인물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크렘린궁 대통령 행정실에서 일하며 미 중앙정보국(CIA) 정보원으로 활동하다 미국으로 탈출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인 올렉 스몰렌코프가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을 인터폴에 조회했다고 전했다.
자하로바는 "2년 전 스몰렌코프가 가족과 함께 외국에서 사라졌는데 그로부터 두 해가 지나 미국 언론이 그가 미국에 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면서 "적합한 절차에 따라 이 보도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 인터폴에 러시아인의 실종 사실과 미국 내 체류에 관한 문제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자하로바는 이어 미국 언론이 보도하는 '스파이 스캔들'은 미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흠집 내려는 선전전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미 CNN 방송은 앞서 9일 미 CIA 정보원으로 활동하던 러시아 정부 고위 당국자가 2017년 모스크바서 미국으로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너 서클'(핵심 측근 그룹)에 들지는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소통을 하고 의사결정과 관련된 비밀에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인물이 수십년간 미국을 위해 일했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2016년 미 대선 개입을 직접 지시했다는 정보도 그를 통해 CIA에 전달됐다고 전했다.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내부자가 아니면 알기 힘든 정보가 공개되는 바람에 이 정보원의 신변이 위험해져 그를 대피시킨 것이라고 미 언론은 소개했다.
CNN 방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기밀로 분류된 첩보를 조심성 없이 다루는 행태도 미 정보당국이 크렘린 정보원 철수를 결정한 배경이 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5월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키슬랴크 당시 주미 러시아대사를 만났는데, 여기서 시리아의 이슬람국가(IS)와 관련해 이스라엘이 제공한 첩보를 공개해 기밀 유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러시아 정부에 잠입해 있던 스파이와는 무관한 내용이었지만, 이를 계기로 미국 정보 당국자들은 타국 내 '첩보 자산'의 안전 보장과 관련한 논의를 시작했고 곧 크렘린 정보원 철수를 결정했다는 것이 CNN 방송의 설명이다.
한편 일간 '코메르산트' 등 러시아 언론은 미국 언론이 전한 러시아인 CIA 정보원은 '올렉 스몰렌코프'라는 인물로, 그가 푸틴 대통령의 외교담당 보좌관인 유리 우샤코프 아래서 일했다고 보도했다.
스몰렌코프는 2년 전 가족과 함께 남유럽 몬테네그로로 휴가를 떠났다가 실종됐었다고 러시아 언론은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미국 정보원으로 알려진 스몰렌코프가 몇 년 전 크렘린궁 대통령 행정실에서 일했었다고 확인했다.
일부 언론은 지난해부터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 스태퍼드(stafford) 구역에 거주해온 스몰렌코프와 그의 가족이 CNN 등의 보도가 나온 뒤 서둘러 거주지를 떠났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몰렌코프는 지난해 6월 버지니아주 스태퍼드 구역에 760 제곱미터(약 230 평) 면적의 저택을 92만5천달러(약 11억원)에 구매해 아내, 세 자녀와 함께 살아왔다.
침실과 욕실이 각각 6개씩 갖추어진 고급 저택으로 이웃에는 연방수사국(FBI) 전·현직 요원들과 군인들이 살고 있으며 보안기관이 경비를 서는 구역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스몰렌코프는 자신의 이력에 대한 보도가 나온 뒤 9일 저녁 서둘러 이 저택을 떠났다고 언론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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