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경기당 홈런 수 1.40개로 역대 최고기록(1.26, 2017년) 훌쩍 상회
▶ AL 사이영상 후보 벌랜더“공인구 조작됐다” 주장, 리그측은 절대 ‘노’
ML에 공인구 조작 논란 들썩

샌디에고 파드레스 우익수 헌터 렌프로가 27일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9회초 다저스 A.J. 폴락의 타구를 잡기 위해 점프했으나 공이 펜스를 넘어가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 [AP]

메이저리그와 한국프로야구의 2010년대 이후 경기별 홈런 수. [송정근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쏟아지는 홈런으로 인해 공인구 조작 논란이 들썩이고 있다. 2019 시즌 일정의 80%를 소화한 27일 현재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개수는 5,512개로 벌써 지난해 총 홈런 기록(5,585개)에 바짝 다가섰다. 경기 당 홈런 수는 1.40개로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홈런(6,105개)을 기록했던 2017년(평균 1.26개)을 훌쩍 넘어섰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그 동안 공인구 논란을 줄이기 위해 여러 장치를 마련해왔다. 올해부터 휴미더(습도조절장치)가 포함된 항온항습실(Air-conditioned Room)을 모든 구장에서 운영한 것이 대표적이다. 전 구장에서 똑같은 조건의 공인구가 사용되도록 한 것. 고산지대에 위치한 덴버 쿠어스 필드와 사막지대에 위치한 피닉스 체이스 필드처럼 기압이
낮거나 건조해 타구 비거리가 늘어나는 곳들의 영향을 중립화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습도와 온도 조절만으로는 ‘탱탱볼 논란’을 막을 수 없었다. 지금 추세로 시즌을 마칠 경우 지난해 25명이었던 30홈런 타자는 50명 이상으로 증가하게 된다. 또 지난 시즌 뉴욕 양키스의 팀 홈런 신기록(266개) 역시 현재 253개를 기록 중인 미네소타(315개 페이스)가 무난하게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선수들은 MLB 사무국이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조작했다고 의심한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유력 후보 저스틴 벌랜더(36ㆍ휴스턴)는 지난 7월 올스타전 기자회견에서 “공인구는 아주 엉터리”라며 “공격력을 높이기 위해 100% 조작했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하지만 사무국은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은 절대 없다고 주장한다.
공인구 논란에 과학자들도 가세했다. 천체물리학자 메레디스 윌스는 지난 6월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 기고를 통해 공인구의 반발계수가 아닌 마찰력의 변화가 홈런을 부채질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이번 시즌 공인구는 솔기(seam)의 두께가 전년도 대비 60% 수준으로 낮아지고, 가죽의 마찰력도 27.6% 낮아졌다는 것. 공기 저항이 낮아지고, 투수가 공을 채기 힘들어져 홈런을 양산하게 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공인구의 영향은 마이너리그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지난해까지 별도의 공인구를 쓰던 트리플A 팀들이 메이저리그 공인구를 도입하면서 홈런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경기당 0.88개를 기록(총 5,264개)한 트리플A 홈런 개수는 올 시즌 경기당 1.35개(8,055개 페이스)를 찍으며 1년 새 53%나 증가했다. 리그 타율도 소폭 올랐지만 무엇보다 리그 장타율이 급상승했다. 퍼시픽 코스트리그의 경우 지난해 0.420이었던 장타율이 0.480까지 치솟았다.
한국 프로야구는 올 시즌 공인구의 반발력을 낮췄다가 투고타저 현상이 너무 심각해지며 야구가 재미없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13년 전체 798개에 그쳤던 홈런이 2014년 1,162개, 2015년 1,511개로 늘었고 2018년 1,756개로 ‘타고투저’의 정점을 찍었다.
이에 KBO(한국야구위원회)는 기존 0.4134~0.4374였던 공인구 반발계수를 올해 0.4034~0.4234로 낮췄다. 그 결과, 지난 시즌 경기당 2.44개에 달했던 홈런이 올 시즌 1.43개로 줄었다. 타자들도 “예전 같았으면 넘어갈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힌다”면서 변화를 체감하고 있음을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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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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