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현 창업주(왼쪽앞줄 5번째,4번째는 제니 차)의 1994년 회갑연에 모인 친지와 대동면옥 관계자들.
1년이상 연구해서 만들어낸 냉면육수 37년간 유지
가장 행복한 순간 함께한다는 보람 커
타인종 행사도 늘어…중국인 아기 백일잔치 많이 열려
80년대 초반부터 한인들의 입맛을 책임져 온 대동연회장이 올해로 37년을 맞았다. ‘대동’의 이름은 뉴욕 최고 연회장 중 하나로 일찌감치 한인들의 머릿속에 각인됐다. 플러싱 중심가인 노던블러바드 150가의 최적의 장소, 우아하고 품격 있는 실내에서 먹는 최상품 요리, 직원들의 최대한의 서비스까지, 대동연회장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 연혁
대동연회장의 첫발을 디딘 이는 창업주인 김중현씨다. 평안남도 이천 기림리 출신인 김중현(86)씨는 6.25당시 남쪽으로 내려왔다. 한국 을지로 3가에서 식당 ‘삼보정’을 경영했고 1976년 파라과이로 이민, 그곳에서 대동면옥을 열었다.
식당 이름은 평남 대동강 유역에서 자란 고향을 떠올려 ‘대동’으로 지었다. 갈비를 먹은 후 냉면을 찾는 북한식 식습관을 고려해 두 가지를 주 메뉴로 한 식당은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
“아버지는 세 끼 모두 냉면을 드실 정도로 냉면을 좋아하셨다. 한국에서는 경영만, 파라과이에서는 직접 요리를 배우고 만드셨다. 이북친구들에게 물어서 동치미를 만들어 보고 1년 이상 냉면 육수 내는 법을 연구하여 평양에서 먹던 맛을 찾아낸 것이다.”
김중현씨의 장녀 제니 차 대동연회장 대표의 말이다.
그러다가 1982년 뉴욕으로 이민 온 김중현·김석련 부부는 뉴욕 시내를 둘러보던 중 우드사이드 맛나식당 자리를 지나게 되었다. 그곳은 식당 오픈 두 달만에 불이 나 문을 닫은 자리였다. 그곳에서 82년 12월 대동면옥은 출발했다.
대동면옥은 갈비, 냉면을 주 메뉴로 했는데 손님들에게 번호표를 나눠줄 정도로 호황이었다. 육수나 소스가 모자라면 오후 8시라도 문을 닫아 ‘대동면옥’의 명성을 유지했다. ‘모든 음식은 손맛이다’며 직접 냉면 육수와 갈비 소스를 만들어 품질을 관리해 온 이는 안주인 김석련씨다.
창업주 김중현·김석련 부부.
1986년에는 서니사이드로 확장이전 하여 한인사회 최초로 300명 수용이 가능한 대동연회장을 오픈했다. 한인들이 갈만한 연회장이 없던 시절, 1세와 2세들은 이곳에서 결혼, 돌, 백일, 회갑, 고희연 등을 치르며 기뻐했다.
그런데 2001년 서니사이드 업소에 화재가 나면서 건물이 전소됐다. 주방 쪽에서 불이 난 것이다. 그래서 대동연회장은 2002년~2003년 교회 출장음식과 함께 베이사이드 아드리아호텔을 빌려 연회장을 열었다. 1996~2008년 베이사이드 대동면옥, 1997~2007년 맨하탄 대동면옥을 운영했다. 드디어 2006년, 현재의 자리인 노던블러바드 150가 코리아 빌리지 2층에서 대동연회장은 새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 아름다운 실내와 뛰어난 음식맛
코리아 빌리지 2, 3층에 1만8,000~2만3,000 스퀘어 피트 규모로 대동연회장이 자리하고 있다. 그랜드볼룸(500명 수용), 다이아몬드룸(200명 수용), 에머럴드룸(100명 수용, 3층)이 아름답고 화려한 샹데리어와 우아한 장식으로 꾸며져 한인들은 물론 중국인을 비롯 타인종들의 사용빈도가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이 3개의 룸에서 결혼, 돌, 칠순, 생일, 한인단체 모임과 동창회의 파티가 매일 열리는데 직원 50~60명(파티타임 포함)이 정성을 다한 서비스를 한다.
“열심히 해준 직원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동은 없었다”는 차 대표의 말대로 10년~20년 장기근속자가 10명이상이다.
“그랜드볼룸은 결혼식, 돌잔치는 물론 각 단체의 기금모금 행사나 연말연시 모임 장소로 인기다. 결혼식 100%가 신랑, 신부, 일가친척, 친구들에 타인종이 섞여있다. 백인, 중국, 러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흑인, 히스패닉 등 다양한 인종이 모이고 돌잔치를 치르는 혼혈아기도 많다. 특히 신랑신부 한쪽이 중국계인 경우가 점차 늘고있다.” 고.
■ 만인의 사랑을 받는 비결
그래서 대동연회장은 일찌감치 중국요리 풀코스(한상 차림 1,800달러부터)를 마련한 지 4~5년이 되었다. 중국인 손님이 이곳에서 행사를 치르고 싶은 경우 부모를 모시고 대동연회장에서 미리 음식을 먹어보기도 한다. 테스팅비를 지불하고 음식 맛을 본 중국인들은 대부분 “ 어떻게 한국식당에서 중국인 고유의 입맛을 더 잘 내느냐? ”고 감탄한다고 한다. 그래서 백일잔치를 우리의 돌잔치처럼 거창하게 하는 중국 풍습을 따라 중국인 아기 백일잔치가 가장 많이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타인종들은 친구들의 서프라이즈 파티나 은퇴식 장소로도 이곳 대동연회장을 찾고 있다. 한인 및 타인종 입맛에도 맞는 갈비 스테이크, 생선요리, 오드볼 등이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되어 느끼하지 않고 신선한 요리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식과 피로연, 교회 등에 케이터링 서비스도 수시로 가는데 텅 빈 공간에 분위기에 맞는 세팅까지 완벽하게 꾸며준다고 한다.
또한 샹데리어, 문 벽지 칼라와 디자인이 수시로 바꿔지면서 늘 변화를 주는 것이 대동연회장이 변함없이 만인의 사랑을 받는 비결 중 하나이다.
“연말에는 주로 단체들이 송년회를 많이 하고 1, 2월에는 향우회와 동창회가 많이 열린다. 대학은 12월달, 중고등학교는 1, 2월에 열리는 경향이 있다.” 는 제니 차 대표, 주말 행사 스케줄 표를 줄줄 외우고 있다.
“신랑신부의 결혼식장이 아이의 돌잔치로, 다시 그 아이의 결혼식장으로 대를 이어 대동연회장을 찾을 때 가장 기쁘고 보람있다. ” 며 제니 차 대표는 환하게 웃는다.
“스킨케어·드레스·촬영… 결혼준비 한곳에서”
■ 토탈 웨딩센터 ‘포에버 투게더’
2011년 10월 롱아일랜드 그레잇넥에 토탈 웨딩센터 포에버 투게더(Forever Together)가 문을 열었다. 2층 1만 스퀘어피트 규모에 스킨케어, 드레스, 실내외 촬영과 비디오를 담당하는 스튜디오, 헤어 메이크업, 웨딩 장식 및 꽃 데코레이션 등 결혼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탈 웨딩센터이다.
“대동연회장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신부들이 드레스가 크거나 작고 여러 문제가 있었다. 메이크업이나 머리가 잘못됐다고 우는 신부도 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차라리 모든 것을 준비해주면 어떨까 해서 수년간 준비를 했다. 신부들이 마음 편하게 드레스를 고르고 사진을 촬영하고 머리와 메이크업을 하는 포에버 투게더가 창립된 배경이다.”
제니 차 대표가 결혼정보와 자료에 대한 모든 조사와 준비를 마치고 포에버 투게더 웨딩센터를 열자 뉴저지, 커네티컷, 필라에서 손님들이 찾아왔다. 소장된 수백 벌의 드레스는 모두 봄과 가을에 열리는 웨딩 쇼에서 직접 구입해 오는 것이다. 웨딩드레스뿐 아니라 다양한 파티용 드레스도 갖춰져 있다.
스킨케어 부문에서는 신랑과 신부가 피부 마사지를 받을 수 있으며 야외촬영 경우 특별한 장소에서 특별한 신랑신부를 만들어준다. 대동연회장에서 결혼해도 패키지가 아닌 옵션형 서비스이므로 손님의 부담감을 덜어준다.
주소: Forever Together Total Wedding Center
11 Northern Blvd, Great Neck N.Y. 11102
전화: 516-773-0142
“‘친절·맛·정직’ 아버지 가르침 지키려 노력”
■ 제니 차 대표 인터뷰
“아버지가 2016년부터 수술과 당뇨 합병증 등으로 입원, 퇴원을 수없이 반복하셨다. 어머니도 척추수술로 건강이 좋지 않다. 그동안 부모님과 여행을 같이 간 적이 없다. 비즈니스로 자리를 비우기 힘들다보니 부모님과 우리 부부가 각기 따로 여행을 해야 했다. 같이 못했던 시간들이 지난 해 8월부터 지금까지 5개월간 늘 함께 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감사하다.”
김중현·김석련 부부의 두 딸 중 장녀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동연회장을 빈틈없이 운영해 오고 있는 제니 차, 평소 아버지의 세 가지 가르침을 잊지 않고 있단다.
“무조건 손님에게 친절 하라, 한결같은 음식 맛으로 서비스하라, 항상 정직하라, 이 세 가지를 지금도 지키고 있다.” 그래서 대동연회장의 명성은 지켜지고 있는 가 보다.
“대동연회장의 장점은 오랜 역사와 전통이 주는 뛰어난 음식 맛, 행사의 리허설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편안한 이용, 고객에 대한 완벽한 서비스다. 남은 음식을 모두 싸주어 낭비가 없게 하고 손님 차에다 짐을 모두 실어주는 서비스를 마지막으로 한다.”
하지만 비즈니스가 늘 잘된 것은 아니다. 위기도 있었다.
“ 2001년 3, 4월 달에 한국에서 10만달러어치 식품 재료와 고급 그릇을 사다놓은 후인 5월30일 서니사이드 대동면옥에서 불이 났다. 그때 충격을 많이 받았다. 그래도 어머니가 냉면과 갈비소스를 2008년 은퇴 전까지 계속 직접 해주셔서 음식 맛을 잃지 않았다. ” 고 한다.
“미용실 식구들이 언니는 좋겠다. 매일 웃을 수 있으니 하고 말한다. 결혼식, 돌 등 좋은 날에 가장 좋은 옷에 예쁘게 화장하고 행복해 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너무 재밌다. 사람들이 일생 중 가장 좋은 날을 바로 대동연회장에서 보내는 것이다. ”
한편, 제니 차는 2012년부터 과테말라 선교, 파나마시티 선교 등을 비롯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아버지의 병문안 차 가게 된 병원과 양로원 등에서 만난 노인들도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김밥, 잡채, 만두 등 한국음식을 한보따리 사들고 가곤 한다. 제니 차는 어려서부터 아버지 생신날이면 열리던 700명 노인 무료잔치, 성직자 무료 결혼식 등 사회봉사 현장을 가까이서 보아왔다.
제니 차는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어카운팅을 전공, 대동연회장의 운영을 하고 있고 93년 결혼한 남편 찰스 차는 보험과 법률, 유틸리티 등 지출을 관리하고 있다.
“ 올해 계획은 의자를 모두 바꾸는 것이다. 그동안 커버만 바꿔왔는데 이번에는 색다르게 의자 자체를 모두 색다르게 주문했다, 그랜드볼룸 무대쪽도 변화를 주려한다. 10년 정도 해온 대동연회장 결혼 커플 상금 이벤트도 작년에는 한인 각 단체도 포함시켰었다. 올해는 다른 기획안으로 손님들을 즐겁게 해드리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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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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