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수명은 인간이 태어나 얼마나 살 수 있을까를 말해주는 수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인간의 기대수명은 아주 오랫동안 30대 초에 머물렀다. 수렵과 채취로 먹고 살던 구석기 시대나 농사와 목축으로 연명하던 신석기 시대나 별 차이가 없다.
문명이 시작된 청동기와 철기시대에는 오히려 20대로 줄어들었다. 식생활이나 보건 상태는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쟁이 잦아 젊어서 죽는 인구가 많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모든 인간이 다 20대에 죽었다는 것은 아니고 다수가 어린 나이에 죽는 바람에 이 수치가 내려간 것이다.
이런 상황은 중세나 근대 초까지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뀐 것은 18세기 중반 이후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부터다. 증기기관으로 상징되는 산업혁명은 물자의 이동을 쉽게 해 대량 기근으로 인한 사망을 줄였다. 각종 농기구와 화학비료, 살충제 등의 발달로 식량 생산이 증가한 것도 평균수명을 늘리는데 일조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인간을 오래 살게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의학의 발달이다. 과거 기대수명이 낮았던 가장 큰 이유는 유아 사망 등 어려서 죽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소독약과 의료기술이 개발되면서 태어나자마자 죽는 사람 수가 크게 줄어들었고 이와 함께 기대수명도 늘어났다.
2017년 현재 미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78.6년이다. 그러나 인종 간에는 상당한 편차가 존재한다. 백인은 78.9년이지만 흑인은 75.1년밖에 안 된다. 라티노는 81.2년이고 아시아계 여성은 85.8년으로 가장 길다.
미국인의 기대수명은 1918년 독감으로 70만 명이 죽었을 때를 빼고는 지난 100년 간 꾸준히 증가, 30년이 늘어났다. 그러나 더 이상은 아니다. 지난 3년간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2014년에 태어난 아이는 2017년생 보다 2개월, 2015년과 2016년 생 아이는 1개월을 더 산다.
이렇게 된 것은 자살과 약물 과다복용으로 죽는 미국인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연방 질병 예방 통제국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죽은 미국인은 280만 명으로 전해보다 7만 명이 늘어났는데 이는 100년래 최대 기록이다. 작년에 자살한 미국인은 4만7,000명으로 50년래 최고고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7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인의 10대 사망 원인 중 줄어든 것은 암 하나뿐이며 자살, 뇌졸중, 당뇨 등 7개 부분은 오히려 늘어났다. 미국인 사망원인 1위인 심장병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인 기대수명은 3년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는 10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꽃다운 젊은이들이 자살과 마약 과다복용으로 세상을 뜨고 있다는 사실은 장기 호황에도 불구하고 인생에 희망을 잃은 이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질병 통제국장인 로버트 레드필드는 “이번 통계는 우리가 예방 가능한 원인으로 너무 많은 미국인들을 너무 빨리, 너무 자주 잃고 있다는 경종”이라고 말했다.
의학만으로 인간의 수명을 늘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절망 속에 고통 받고 있는 이웃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손길 하나가 때로는 삶과 죽음을 가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주변의 불우한 이웃에게 따스함을 전하는 연말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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