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50년 바다는 플래스틱 반, 고기 반, 생태계 먹이사슬 전반에 악영향
▶ EU, 2021년까지 1회용 빨대·식기 금지, LA, 뉴욕도 빨대 감소 위해 진력

‘퇴출 1순위’로 꼽이고 있는 플래스틱 1회용 빨대.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인 바다.
세계 각국이 플래스틱 폐기물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플래스틱 빨대 등 1회용 플패스틱 제품 퇴출에 나서고 있다. EU는 오는 2021년까지 1회용 플래스틱 빨대 등 사용을 금지하는 획기적인 조치를 추진 중이며 영국은 정부 차원에서 연내 플라스틱 빨대를 금지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 뿐 아니라 LA와 뉴욕, 시애틀 등 미국 도시들에서도 식당과 카페에서 플래스틱 빨대나 커피 스틱을 금지하는 방안이 검토되거나 추진되고 있다. 전 세계 여러 나라들과 글로벌 기업들에서 전개되고 있는 플래스틱 쓰레기와의 전쟁 실태를 살펴봤다.
■‘플라스틱 쓰레기와의 전쟁’
2050년 지구의 모든 바다의 절반은 플래스틱 쓰레기가 차지하게 될 지도 모른다.
에릭 솔하임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은 지난해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3차 유엔환경총회에서 플래스틱 쓰레기의 두려운 현실과 미래를 이렇게 진단했다.
“현 수준대로라면 2050년에는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무게가 물고기의 무게와 맞먹게 될 것”이라며 “플라스틱 해양폐기물은 곳곳에 널려있고 인간 주거지에서 수백마일 떨어진 노르웨이 북부에까지 퍼져있다”고 설명했다.
매년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해양폐기물의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의 플라스틱병은 4천800억개로 집계됐고 2021년에는 그 수가 5천830억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조지아대 제나 잼벡 교수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 바다를 오염시키는 플라스틱의 절반 이상은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스리랑카 등 5개국에서 배출됐다.
잼벡 교수팀은 현 추세가 계속되면 2025년에는 연간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최대 2천800만t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EU, 2021년까지 금지
유럽 ‘플라스틱과의 전쟁’ 돌입
이미 플래스틱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가장 치열하고 강력한 전쟁을 벌이고 곳은 유렵이다.
유럽연합(EU)이 해양 쓰레기를 줄일 방안으로 2021년까지 플라스틱 면봉이나 빨대, 풍선 막대, 식기 등 플라스틱제품에 대한 금지를 추진한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10개 플라스틱제품의 해양 쓰레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향후 10여 년간 2천500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환경파괴를 피할 방안으로 이 같은 규제안을 28일 제시했다.
이번 계획에 따르면 유럽 회원국은 2025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병의 90%도 수거해야 한다.
프란스 티머만스 집행위 부위원장은 플라스틱 용품들이 완전히 금지되지는 않지만 이런 플라스틱 용품을 친환경적인 물질로 대체해서 만들도록 하는 조치들이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U 집행위원회는 해마다 유럽에서만 2천58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쏟아져 나오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재활용되는 물량은 30%에 불과하고 31%는 매립되며 나머지 39%는 소각되고 있다. 유럽에서 연간 버려지는 플라스틱 빨대 수와 1회용 커피잔 수가 각각 360억개와 160억개에 달한다는 통계가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에 지목된 10개 플라스틱 제품은 버려지는 어업도구와 함께 전체 바다 쓰레기의 70%를 차지한다고 소개했다.
■비닐봉투 판매하면 4년 징역형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이미 1회용 플라스틱 제품 퇴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국은 정부 차원에서 연내 플라스틱 빨대를 금지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 시의회는 내년 6월부터 식당·술집에서 일회용 빨대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스위스 일부 도시와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지에서도 식당과 카페에서 플라스틱 빨대나 커피 스틱을 금지하는 방안이 검토되거나 추진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케냐에서는 지난해 비닐봉지를 팔거나 사용하는 사람에게 최고 징역 4년형 구형하거나 무거운 벌금을 매길 수 있는 법안을 도입한 바 있다. 다만, 1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 금지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플라스틱스산업 관련 단체인 플라스틱유럽 영국 본부의 킴 크리스티안센 대표는 FT 인터뷰에서 “지름길을 찾지 말라”며 “지속 가능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경제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필요한 구조적 변화를 단순히 금지를 통해 성취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유럽의 투명성 관련 비정부기구(NGO)인 ‘유럽기업감시’(CEO)의 비키 캔은 “당분간 플라스틱 생산 업체 등으로부터 큰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들 업체는 자발적인 계획만으로도 플라스틱 환경오염과 관련한 위기를 끝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LA, 뉴욕 등 미국도 가세
LA시의회는 요식업소들에서 고객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빨대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데 이어 뉴욕에서도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등 플라스틱 빨대를 퇴출시키려는 움직임이 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치 오파렐 LA 시의원은 “플라스틱 빨대가 일으키는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특히 수많은 빨대가 바닷가로 흘러들어가 해양 생명체를 해치는 LA의 경우 이번 조치가 더욱 중요하다”며 “앞으로는 식당에서도 고객들에게 1회용 플라스틱 빨대보다는 재활용 혹은 자연분해가 가능한 빨대가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에서도 플래스틱 빨대 규제안이 추진되고 있다. 주 하원의 이안 칼데론 의원이 지난 1월 패스트푸드 점을 제외한 식당 등 요식업소에서 1회용 플래스틱 빨대 사용을 규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말리부시도 모든 플라스틱 식기류와 빨대의 사용을 금지했고, 시애틀과 마이애미비치도 플라스틱 빨대 금지법을 이미 제정해놓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긴장
정부 당국이 고삐를 죄는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들은 일단 보조를 맞추고 있지만 곤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스타벅스는 영국 내 951개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와 플라스틱 식기류를 치우고 요청하는 고객에게만 제공하고 있다. 영국 최대 커피숍 브랜드 코스타도 플라스틱 빨대를 다른 재질로 바꾸기로 했다. 호텔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매리엇은 영국 60개 지점에서 빨대를 금지하고 북미 1천500개 호텔에서는 미니 샴푸 플라스틱병을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포시즌스·아난타라·아코르·힐튼 등도 플라스틱 빨대 퇴출 계획을 세웠다.
알래스카항공이 커피 스틱 등을 플라스틱에서 나무재질로 바꾸기로 하는 등 일부 항공사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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