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총기난사가 벌어진 텍사스주 산타페 고교 교정에서 중무장한 경관들이 긴급 출동해 총격범을 수색하고 있다. [AP]
18일 텍사스주 산타페 고교에서 또 다시 무고한 생명 10명을 앗아간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은 샷건과 권총은 물론 사제 폭발물까지 동원하는 등 대량살상을 사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월14일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이 학교 퇴학생 니콜라스 크루스(19)가 AR-15 반자동 소총을 난사해 학생과 교사 등 17명을 숨지게 한 총기 난사 참극 이후 3개월여 만에 발생한 것이다.
텍사스 주에서는 지난해 11월 서덜랜드 스프링스의 한 교회에서 20대 괴한이 예배 중이던 신도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해 모두 26명을 숨지게 한 사건 이후 벌어진 최악의 총기 참사다.
산타페 6번 고속도로 주변에 있는 파구어티스의 자택과 차량에서는 화염병과 사제폭탄이 여러 개 발견됐다고 경찰은 말했다. 폭탄 중에는 가스를 사용하는 것도 있었다. 파구어티스는 총기를 난사하면서 사제폭탄으로 보이는 파이프폭탄을 여러 개 던졌다고 현장에 대응한 경찰은 전했다. 폭발물이 교내에서 실제로 터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을 또다시 총기 참사의 충격 속에 빠트린 용의자 디미트리오스 파구어티스(17)는 평소 과묵한 편으로, 전쟁 시뮬레이션게임이나 총기류에 관심이 있었지만 총격이나 살인에 대해 드러내놓고 말한 적이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현지 언론이 18일 전했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사건 브리핑에서 “용의자가 범행을 저지를 것인지 알 만한 전조가 전혀 없었다”며 “플로리다 고교 총격 사건이나 텍사스 서덜랜드 스프링스 교회 사건은 사전에 알 수 있는 경고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없었다”고 말했다.
파구어티스의 소셜미디어(페이스북)에는 살인을 암시하는 ‘본 투 킬(Born To Kill)’이라고 쓰인 티셔츠의 사진이 게재돼 있었다. 또 독일 국수주의 아이콘으로 보이는 문양이 장식돼 있었다고 현지 신문 휴스턴 크로니클은 전했다. 그러나 파구어티스가 극우 민족주의에 심취하거나 조직적으로 어떤 이념에 관련돼 있다고 추정할 만한 다른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갤버스턴 카운티 경찰국의 헤린 트로체셋 국장은 “파구어티스의 컴퓨터에 저장된 일기를 보면 범행 후 자살하겠다는 의향이 나타나 있었다”며 “하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을 용기가 없었던지 범행 직후에 경찰에 투항했다”고 말했다.
한편 주 휴스턴 총영사관은 18일 이번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해 “지금까지 한인 학생 또는 주민 피해는 확인된 게 없다”고 밝혔다. 사건이 난 산타페 지역에는 한인이 거의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까운 갤버스턴 지역에는 한인들이 많이 거주한다.
■ 미국내 최악의 총기난사 일지
▲2017. 10.1 라스베가스 콘서트장=맨덜레이 호텔에서 스티븐 패덕이 건너편 콘서트장에 모인 청중을 향해 총기를 무차별 난사해 58명이 숨지고 500여 명이 부상했다. 이 사건은 미국 역사에서 최악의 총기 난사 참극으로 기록됐다.
▲2016. 6.12 플로리다주 올랜도 클럽=한 게이 클럽에서 시아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자가 총기를 난사하고 인질극을 벌여 49명이 숨지고 58명이 부상했다.
▲2007. 4.16 버지니아주 버지니아텍=한인 학생 조승희가 학생 27명과 교수 5명 등 32명을 사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08. 12.14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20세 남성이 어머니를 살해하고 인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 6∼7세 아동 20명과 교직원 6명 등 26명을 살해하고 자살했다.
▲2017. 11.5 텍사스주 교회=서덜랜드 스프링스의 한 교회에서 예배 도중 괴한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 신도 26명이 숨지고 최소 20여명이 부상했다.
▲1991. 10.16 텍사스주 레스토랑=킬린의 한 식당에서 총격범이 총기를 난사해 23명이 숨졌고 범인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8. 2.14 플로리다주 고교=파크랜드에 있는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 총격범이 난입해 반자동 소총을 마구 쏘아 17명이 숨졌다.
▲2015. 12.2 샌버나디노 복지센터=인랜드 샌버나디노의 한 발달장애인 복지·재활시설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무슬림 극단주의 성향의 부부가 총기를 난사해 14명이 숨지고 22명이 부상했다.
▲2009. 11.5 텍사스주 포트후드 군사기지=군의관 니달 하산 소령이 총기를 난사해 장병 13명이 숨지고 42명이 다쳤다.
▲2009. 4.3 뉴욕 이민자 서비스센터=빙엄턴의 이민자 서비스 센터에 베트남계 이민자 지벌리 윙이 총기를 난사해 13명이 숨지고 자살했다.
▲1999. 4.20 콜로라도주 컬럼바인 고교=재학생 2명이 총기를 난사해 학생 12명과 교사 1명 등 13명에 숨졌다. 범인 둘은 자살했다.
▲2013. 9.16 워싱턴DC 해군 복합단지=사령부 건물에서 군 하청업체 직원이 총기를 난사, 12명을 살해하고 자신은 경찰에 사살됐다.
▲2012. 7.20 콜로라도주 덴버 영화관=오로라의 한 영화관에서 ‘배트맨’ 시리즈의 악당 ‘조커’를 흉내 낸 범인이 최루탄을 터뜨리고 총기를 난사해 관객 12명이 숨지고 70명이 다쳤다.
▲2018. 5.18 텍사스주 산타페 고교=17세 학생이 샷건과 권총을 난사해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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