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국가들 중 자살률이 최고 수준인 한국에서 40분마다 1명씩, 하루 평균 3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이 25.6명인 수준이다.

또 미주 한인들의 경우에도 자살률이 한국보다는 낮지만 미국내 다른 아시아계 그룹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특히 노년층 자살률이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한인사회에서 자살 방지를 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한국 실태

한국 보건복지부가 17일 공개한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 보고서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을 기준으로 한국에서 자살로 숨진 사람은 1만3,09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인구 10만 명당 25.6명꼴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의 평균 자살률 12.1명과 비교하면 2.4배 높다. OECD 국가 자살률은 1985년 17.1명에서 2015년 12.1명으로 줄었으나 한국만 11.2명에서 20명 이상으로 유일하게 늘었다.

연령대별 자살률은 80대 이상 78.1명, 70대 54.0명, 60대 34.6명, 50대 32.5명이며 30대와 40대는 24.6명과 29.6명으로 집계됐다. 20대는 16.4명, 10대도 4.9명이나 됐다.

노인 자살률은 53.3명으로 전체 자살률의 2배 이상, OECD 국가 노인의 자살률(18.4명)의 3배 수준이다. 남성 자살률은 36.2명으로 여성 15.0명에 비해 2.4배 높았다.

자살자 수는 50대와 40대가 2,677명과 2,579명으로 전체 자살자의 40.1%를 차지했다. 10대와 20대 자살자도 273명과 1,097명이나 됐다.

한국에서 자살은 악성종양, 뇌혈관 질환, 심장질환, 폐렴에 이어 주요 사망 원인 5위를 차지했다. 특히 10대부터 30대까지 청소년과 청년층은 병사나 자연사가 아닌 외인사의 절반(46.4%)이 자살로 인한 사망으로 집계됐다.

■ 미주 한인은

UC 버클리와 스탠포드 연구진은 케임브리지 대학이 출판하는 역학 및 정신의학 사이언스 저널에 지난 2016년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전국보건통계센터의 자료를 인용해 미주 한인들의 자살률이 인구 10만 명당 남성의 경우 13.9명, 여성의 경우 6.5명으로 나타났다고 요약했다.

이는 한국의 남녀 당 자살률인 인구 10만 명당 32.4명 및 14.8명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지만, 미국 내 다른 아시아계의 자살률인 남성 6.9명, 여성 2.9명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내 아시아계의 민족 그룹별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일본계가 남성 10.7명, 여성 4.2명, 베트남계 남성 7.6명, 여성 2.4명, 중국계가 남성 5.4명, 여성 3.0명 등으로 한인에 비해 상당히 낮게 나타났다.

특히 미국내 한인들의 경우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노년층 자살률이 높게 나타났는데 한인 노인층의 자살률은 남성 32.9명, 여성 15.4명 꼴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체의 연간 자살수는 지난 2015년 기준 4만4,193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이 13.7명을 기록했으며, 사망 원인에서 자살은 10위에 랭크됐다. 이는 미국에서도 1986년 이후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한 것이다.

■ 왜 자살하나

한국 보건사회부에 따르면 자살 동기는 정신적 문제가 36.2%, 경제·생활문제 23.4%, 신체질병 21.3%, 가정문제 8.9% 순이다. 30세 이하는 정신적 문제로, 40∼50세는 경제적 비중이, 60세 이상은 신체질병 문제로 자살을 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국에서는 자살로 인한 사망자수가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2.5배나 높았고, 자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6조5,000억원으로 암(14조원)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한국 보건복지부는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을 마련해 자살 원인 분석과 고위험군 발굴 체계를 구축 및 집중관리로 앞으로 5년간 자살자수를 매년 1,000명씩 줄여 자살률 17명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