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감독 루소 형제) 출연진이 내한을 결정했다. '닥터 스트레인지' 베네딕트 컴버배치, '스파이더맨' 톰 홀랜드, '로키' 톰 히들스턴, '맨티스' 폼 클레멘티프가 12일 서울에서 1박2일 일정으로 기자회견·레드카펫 등 홍보 행사를 소화한다(이번 웥드 투어는 싱가포르와 중국에서도 열린다)
이로써 마블 스튜디오는 최근 10개월 사이에 내놓은 네 편의 영화 '스파이더맨: 홈 커밍'(7월5일) '토르: 라그나로크'(10월25일) '블랙 팬서'(2월14일)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4월25일) 중 '토르: 라그나로크'를 제외한 세 편의 아시아 홍보 행사를 한국에서 열게 됐다.
앞서 '아이언맨3'(2013) '토르: 다크 월드'(2013)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까지 더하면 6번째 한국 행사다. 마블은 '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블랙 팬서' 촬영지 중 한 곳으로 각각 서울과 부산을 택해 일종의 팬서비스를 하며 유별난 '한국사랑'을 보여주기도 했다.
마블이 한국 시장에 이처럼 애정을 쏟는 건 익히 알려진 것처럼 마블 영화가 한국 관객에게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역대 한국 박스오피스 30위 안에 포함된 6편의 외국영화 중 3편이 마블 영화다('에이지 오브 울트론' '아이언맨3'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이 인기는 한국 시장이 마블에 가져다 준 수익으로 직접 확인 가능하다. 북미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마블이 앞서 내놓은 18편의 영화로 한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6억달러(약 6352억원)에 달한다. 마블이 북미 제외 지역에서 벌어들인 총 수익 88억달러 중 6.8%에 해당한다. 마블은 영화 한 편을 제작하는 데 약 1억5000만~2억 달러를 쓴다. 한국에서 번 돈으로만 세 편 이상을 제작할 수 있다.
한 편 씩 따져보면 한국 관객의 마블 사랑은 더 명확히 드러난다.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달성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1049만명)이 북미 제외 지역에서 기록한 매출액은 9억4639만 달러다. 이 가운데 한국 수익은 7828만달러로 약 8.2%를 차지했다. 마블 영화는 극장이 있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관객을 만난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또한 약 70개국에서 개봉했다. 8%라는 숫자에서 한국 관객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다.
다른 영화들도 다르지 않다.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흥행에 실패한 세 편 '인크레더블 헐크'(99만명·2008) '퍼스트 어벤져'(51만명·2011)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134만명·2014)를 제외하면, 아무리 못해도 한국 관객은 마블 영화 해외 수익의 최소 4.2%('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를 책임졌다.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한 영화는 '닥터 스트레인지'로 9.5%(4132만 달러)였고, 최근 개봉한 세 편의 영화 '스파이더맨: 홈 커밍' '토르: 라그나로크' '블랙 팬서'의 한국 수익 비율은 각각 9.4%(5151만달러), 6.5%(3512만달러), 6.8%(4278만달러)였다. 마블의 '큰손'인 한국 관객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수치다.
다만 이런 의문은 남는다. '마블에게 더 큰 수익을 안겨다주는 나라는 중국인데, 왜 중국이 아닌 한국 홍보에 그토록 열을 올리느냐.' 실제로 매출액만 비교하면 한국과 중국은 비교가 안 된다. 일례로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중국에서 벌어들인 돈은 2억4000만달러로 한국 수익보다 약 3배 많다. 최신작인 '블랙 팬서' 또한 중국에서 1억300만달러를 벌어들여 한국 수익 4300만 달러의 2.5배였다.
그러나 중국 영화시장은 할리우드에 만리장성을 쌓고 있다. 일종의 '스크린 쿼터'라고 할 수 있는 두 가지 영화 수입 방식인 분장제와 매단제를 통해 외국영화 수입을 제한한다. 할리우드 영화의 경우 대개 해외 제작·배급사와 중국 극장이 수익을 나눠갖는 분장제를 통해 중국 관객을 만나는데, 이 방식으로 중국에서 상영되는 외국영화는 1년에 단 34편 뿐이다. 또 이 중 14편은 IMAX 영화이거나 3D영화여야 한다.
이런 장벽 탓에 마블은 초창기 영화 일부를 중국에서 개봉하지 못하기도 했다('퍼스트 어벤져' '토르')
마블 영화의 인기가 워낙 높은 탓에 최근작 대부분이 중국 관객을 만나는 데 성공했지만, 수입 영화 편수 제한은 철저한 수익성 검토로 이어져 북미 현지 포함 다른 나라 흥행 성적을 지켜본 뒤 개봉하는 방침은 변하지 않고 있다. '블랙 팬서'가 한국에서 2월14일 공개됐지만, 중국에서는 3주 뒤인 3월9일 개봉한 건 이런 이유에서다. 다시 말해 한국에서의 성공이 곧 중국 개봉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마블은 한국 홍보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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