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력 피해자의 아픔 대변하고 연대감 표시…시민단체 활동가도 동참
▶ 메릴 스트리프 “오늘 밤 남녀 배우들은 두꺼운 검은 끈으로 연대”
골든글로브 레드카펫이 온통 검은 물결로 뒤덮였다.
7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의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는 주요 수상 후보에 오른 배우와 감독, 작가, 제작자들이 약속한 듯 일제히 검은 의상을 갖춰 입고 입장했다.
할리우드 연예 매체들은 '블랙 가운과 드레스, 턱시도가 물결을 이뤘다. 순간적인 블랙아웃과도 같았다"고 표현했다.
할리우드 배우들의 '올블랙 의상 통일'은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으로 시작돼 미국 연예계와 정계, 방송가 등을 휩쓴 '미투 캠페인'의 약속에서 시작된 것이다.
검은 의상은 수십 년 동안 침묵 속에 고통받아온 성폭력·성희롱 피해자들의 집단적 항의를 표시하고 강한 연대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미투 캠페인을 주도한 여배우들과 여성 스태프들이 미국 전역의 직장 내 성폭력과 성차별 문제를 해소하고자 '타임즈 업'(Time's Up)이란 단체를 결성했고, 이 단체를 중심으로 검은 의상 입기가 들불처럼 번졌다.'
'타임즈 업'은 트위터에 "일요일 저녁 우리 남성과 여성 모두는 검은 옷을 입음으로써 차별과 괴롭힘에 침묵해야 했던 이들과 연대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주요 여배우들은 여성운동, 노동단체,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나란히 레드카펫 포토존에 섰다.
'더 포스트'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메릴 스트리프는 'E!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들은 이제 힘의 불균형을 알고 있다. 그것이 우리 산업에서 권력의 남용을 초래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그것은 도처에 있었다"고 말했다.
전국노동자연맹 대표인 아이옌푸와 함께 검은 드레스를 갖춰 입은 스트리프는 "할리우드의 남성과 여성은 이제 두꺼운 검은 끈으로 연대함으로써 대담함을 느낀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드라마 여우주연상 후보인 미셸 윌리엄스는 성평등여성단체 대표인 타라나 버크와 포즈를 취했다.
윌리엄스는 "내 딸을 이 위험한 세상에서 스스로 보호하도록 키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그것을 어떻게 할지 타라나가 보여줬다"고 말했다.
타라나 버크는 지난 2007년 '#미투 운동'의 창설자로 미투 캠페인의 원조로 평가된다.
수잔 서랜던은 녹색당 운동가이자 정치평론가인 로사 클레멘트와 함께 나왔다.
배우 바이올라 데이비스는 "진정한 목소리를 내고 서로 연대하는 이들은 바로 이 여성들"이라며 미투 캠페인에 동참한 배우들을 치켜세웠다.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의 데브라 번바움 에디터는 "성폭력 폭로는 지난 한 해의 스토리였다. 또한 오늘 밤 골든글로브의 스토리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사건 초기 와인스틴 스캔들 폭로에 앞장 선 애슐리 저드와 타임즈 업 결성을 주도한 리스 위더스푼, 에바 롱고리아, 셀마 헤이엑 등 여배우 4명은 다양한 스타일의 검은 드레스를 입고 서로 팔을 낀 채 포즈를 취했다.
롱고리아는 "이것은 순간이 아니라 운동이다. 오늘 밤은 그 일부"라고 말했다.
NBC 방송진행자로 시상식 사회를 맡은 세스 마이어스도 검은 턱시도를 입고 나왔다.
남자배우 중에는 드레스 셔츠까지 올블랙으로 갖춰 입은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번 골든글로브에는 1960년대 냉전 시대 미 정부 극비연구소에서 일어난 동화적 스토리를 다룬 '셰이프 오브 워터'가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모두 7개 부문 최다 후보에 올랐다.
이어 미국 정부가 베트남전 발발에 개입했다는 국방부 기밀문서 '펜타곤 페이퍼'를 보도한 워싱턴포스트 기자 얘기를 소재로 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더 포스트'가 6개 부문 후보에 등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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