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와 전기 갖춘 미니 식당, 영업 끝나면 접어서 창고 보관
▶ 뒷정리 해줘… 하루 단위 렌트, 비용과 창업위험 적어 큰 관심
샌프란시스코의 포트 메이슨 푸드마켓. 엘리자베스 미란다가 큐버트에서 추로를 팔고 있다. [Jason Henry - 뉴욕타임스]
큐버트는 상인들이 아무 것도 준비할 필요가 없어서 편리하다. 회사 측이 배달한 후 설치해주고, 하루 장사가 끝나면 다시 와서 청소하고 접어서 창고로 가져간다. 오른쪽은 큐버트의 바닥. [Jason Henry - 뉴욕타임스]
엘리자베스 미란다의 꿈은 언젠가 베이커리를 여는 것이다. 음식과 관련한 그의 꿈은 추로에 집중된다. 베이커리를 열고 추로를 만들어 팔며, 그 외에 여러 다른 전통적 멕시칸 페이스트리들을 창의적으로 새롭게 만들어 팔 수 있게 되는 날을 26세의 이 여성은 꿈꾼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샌프란시스코의 야외 푸드 마켓에 이동식 매장 하나 갖게 된 것으로 만족한다.
음식과 관련한 매트 코헨의 꿈은 조립식 간이 음식 판매대인 큐버트 콜드 프렙(Cubert Cold Prep)에 집중한다. 8평방피트 면적의 공간에 조리 및 판매대를 갖춘 일종의 현대식 포장마차인 큐버트는 아침에 배달이 되고 하루 장사를 마치고 나면 회사 측이 와서 청소하고 가져가 보관한다는 점이 매력이다.
미란다 같은 상인들은 장사에 필요한 시설들을 챙기느라 수고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흔들거리는 플래스틱 테이블, 천막, 얼음 가득 채운 냉장시설, 외부 주방에서 조리해온 음식, 청소 도구들 그리고 물품정리 선반들… 이 모두를 매일 아침 꺼내놓고 정리하는 게 보통 시간이 걸리는 일이 아니다. 큐버트는 이런 수고를 덜어준다.
코헨이 3년 이상 걸려 큐버트를 만들어 냈다. 그가 이런 시도를 한 것은 요식업이라는 위험천만한 비즈니스 창업의 위험도를 좀 낮춰주자는 것이다. 음식 장사를 하기 위해 식당 건물을 렌트하거나 푸드 트럭을 마련하려면 처음에 들어가는 돈이 엄청나다. 보통 사람들은 거의 ‘진입 불가’ 수준이다.
큐버트는 오는 3월 포트 메이슨 푸드마켓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선을 보인다. 그리고 코헨이 만든 회사인 오프 더 그리드(Off the Grid)가 베이 지역에서 운영하는 푸드마켓 소속 상인들에게 일정 금액에 하루 단위로 렌트할 예정이다. 그 외 상인들에게는 하루 500달러로 렌트된다.
큐버트의 기본 판매가격은 3개 이상 주문을 원칙으로 각 6만 5,000달러이다. 이는 대충 푸드트럭을 한 대 살 가격인데, 대신 큐버트는 한 군데가 아니라 세 군데에서 장사를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리고 이동식 주방인 푸드 트럭이 상당한 관리를 필요로 하는 데 반해 큐버트는 전혀 관리할 필요가 없다.
베이 지역 밖에 있는 상인들에게는 판매만 하고 렌트는 하지 않는다. 단 코헨이 또 다른 운송 허브를 만들어야 할 만큼 주문이 많다면 렌트도 가능하다.
그가 현재 보유 중인 큐버트는 20개, 그리고 앞으로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제작할 계획이다. 주문은 6주의 시간여유를 두고 받는다. 주문이 너무 밀려서 6주 기한 맞추기가 힘들어 지기를 그는 바라고 있다.
코헨 사장은 전국의 오피스 건물 로비와 공공 플라자, 샤핑몰 빈 공간 등 상인들이 배고픈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큐버트가 들어서서 전국적 큐버트 네트웍이 형성되기를 꿈꾸고 있다. 현재로서는 확실한 고객 하나가 확보되었다. 스텀타운 커피 로스터스(Stumptown Coffee Roasters)이다. 구글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스텀타운은 라 마르조코 에스프레소 기계를 작동할 동력을 갖춘 큐버트를 특별 주문했다. 스텀타운은 새해 초반부터 마운틴 뷰의 구글 본사에서 커피 서비스를 제공한다.
코헨은 2010년 샌프란시스코 일대의 이동식 푸드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사적이고 공적인 행사들을 주관하기 위해 오프 더 그릴을 창업했다. 코헨은 큐버트에 대한 관심을 모으기 위해 일단 포트 메이슨을 큐버트 전시관으로 이용할 예정이다. 과거 천막 판매대 즉 포장마차를 사용했던 상인들 15명이 큐버트를 렌트하기로 했다.
지난 가을 시험가동을 위해 오프 더 그릴 직원이 큐버트를 평상형 트레일러에 싣고 포트 메이슨으로 갔다. 그리고는 접혀있던 큐버트를 펼치고, 간이 지붕을 펼치고, 자체 내 싱크와 냉장 시설이 잘 작동하는 지를 시험했다.
그날 아침 시험에 동참한 사람이 미란다였다. 미란다는 음식 재료들과 튀김 냄비를 챙겨 와서 튀김 냄비를 큐버트 내 발전기에 연결했다.
일을 마친 후 미란다는 집으로 갔고, 오프 더 그리드 운전기사가 큐버트 내부를 청소하고 접어서 트레일러에 싣고 보관 창고로 옮겨갔다.
푸드 트럭 등 이동식 요식업이 급속히 성장한 것은 지난 2008년 LA의 한인 셰프 로이 최가 코리안 바비큐 고기 트럭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이런 추세에 따라 주말 파머스 마켓 등 임시 노점들도 크게 늘었다. 2년 전 3개 마켓으로 시작한 코헨은 현재 15개 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3월부터 10월까지 시즌에는 매주 60개의 행사가 열리곤 한다. 현재 포트 메이슨에 8~9개의 자리가 비어있는데 350개의 입주 신청서가 밀려들었다.
스텀타운의 존 펠드먼 부사장은 과거 커피 전문 매장이 들어설 수 없던 장소들에서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있다. 커피 매점은 전기와 물이 필요하고 공간이 넉넉해야 하는 등 조건들이 있기 때문이다.
“큐버트로는 벌판 한 가운데에서도 작은 커피 판매점을 열 수가 있지요. 예를 들면 뮤직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 같은 데 말입니다.”
샌디에고의 킬로이 부동산회사의 브라이언 루이스 수석부사장은 조만간 샌프란시스코의 한 사무실 빌딩에 큐버트를 설치해볼 계획이다. 1층 플라자의 죽어가는 한쪽 모퉁이에 활기가 돌게 할 수 있을 지 보려는 것이다. 아울러 샌타모니카에 있는 회사 소유 건물 내 카페를 큐버트로 바꿔서 낡은 건물들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도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다.
큐버트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파머스 마켓이 일대 혁신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베이커리 사업을 꿈꾸는 미란다는 올 봄부터 포트 메이슨에 큐버트를 하나 얻게 된 것을 감사하고 있다. 지난 가을 시험가동에 참가한 데 따른 보상이다. 큐버트 덕분에 그의 노점 사업은 훨씬 쉬어졌고, 베이커리 운영의 꿈이 가시권 안으로 들어선 느낌이다. 푸드 트럭이나 식당 건물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노상의 천막은 아니라는 것이다. 큐버트는 진짜 식당 건물 안에 있는 느낌이 든다고 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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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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