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즌2’에서 활약한 홍진영
서울 강남구 하루엔소쿠 논현싸이더스HQ점에서 인터뷰한 홍진영 /사진=김휘선 기자
가수 홍진영(32)은 전날 지방 대학행사에서 비를 쫄딱 맞아가며 노래를 불렀다. 그런 탓인지, 앓았던 몸살 기운이 심해졌다고 했다. 그래도 특유의 밝음을 잃지 않으려 했다. "원래 다이어트 해야 하는데, 아플 때는 잘 먹어야 하니깐~"
갓 튀겨나온 돈가스를 먹음직스럽게 입에 넣는 홍진영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였지만 "좋아하고 찾아주실 때 더 열심히 해야 한다"며 다시 기운을 냈다.
최근 스타뉴스 '밥한끼합시다' 코너를 통해 서울 강남구의 한 음식점에서 홍진영을 만났다.
그녀는 지난달 종영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즌2'(이하 '언슬2')를 통해 또 하나의 꿈을 이뤘다. 걸 그룹 멤버이자 래퍼로 무대에 서는 것이 바람이었던 그는 '언슬2'에서 프로젝트 걸 그룹 '언니쓰'로 데뷔해 못다 이룬 꿈을 펼쳤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이게 '실화' 맞나 싶다"며 웃는 홍진영은 프로그램이 종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말문을 열었다.
-'언슬2'를 마치고..
▶여태까지 한 방송 중 가장 큰 수확을 얻은 방송이었어요. 시원섭섭함보다는 아쉬움이 커요. 멤버들끼리 사이가 너무 좋았거든요. 다들 성격이 좋아서 내내 즐겁게 촬영했어요.
-방송 끝나고 멤버들끼리 본 적 있어요?
▶어제 마침 '언니쓰' 회식이 있었거든요. 식은 땀이 나고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살짝 얼굴만 비추고 집에 와서 기절했어요. 촬영 끝나고 처음 만난 자리였죠. 같이 선물 교환했어요. (김)숙 언니는 운동화, (전)소미는 꿀, (공)민지는 향수, (홍)진경 언니는 만두, (강)예원 언니는 디퓨저랑 가방, 저랑 (한)채영 언니는 팔찌를 선물했어요.
-방송이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여운이 많이 남을 것 같아요.
▶마음 같아선 지상파 3사 음악 프로그램도 다 출연하고 싶고, 이런저런 스케줄도 다니고 싶은데, 그렇게 못한 게 좀 아쉬워요.
-'언니쓰' 마지막 일정인 건대 축제 무대에서도 많이 울던데요.
▶네, 정말 정이 많이 들었나 봐요. 저한테는 여러모로 의미가 굉장히 컸던 것 같아요. 마지막이라는 게 계속 실감이 안 났는데,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던 것 같아요.
-'언슬2'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이제 나이도 먹고, 언제 걸 그룹이란 걸 해보겠나 싶더라고요. 못다 이룬 꿈을 이뤄보고 싶어서 도전하게 됐죠.
-'언슬2'를 통해 랩도 도전했어요.
▶제가 살면서 언제 또 랩을 해보겠어요. 하하. 혼자 활동한 지 오래됐는데, 멤버들과 있으니까 외롭지 않더라고요. 물론 연습하면서 힘든 것도 있었지만 의지할 사람이 있으니까 서로 격려도 받고 좋았어요.
-'언슬2' 끝나고 나니까 어때요?
▶행복한 꿈이었어요. 달콤한 꿈을 꾸고 일어난 것 같아요. 요즘 그렇게들 말하잖아요. 이게 정말 실화냐?
-'언니쓰'에서 나이로 따지면 홍진영 씨가 중간이죠?
▶네. 위로 언니가 넷, 아래로 동생이 둘 있었죠.
-'언니쓰'에서 나름의 역할이 있었다면?
▶제가 트로트 가수다 보니, 10대부터 50~60대까지 팬들을 아우를 수 있는 게 있잖아요. 또 나이도 멤버들 사이에서 중간 정도니까 언니와 동생들 간의 연결고리가 아니었을까요?
-'언니쓰'의 곡 '맞지?'가 발매되자마자 주요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어요. 이 정도까지 성적이 나올 거란 예상은 했나요?
▶몰랐죠. 5위 권에만 들어도 정말 '대박'이라고 생각했죠. 1위라니 정말 미쳤어요. 멤버도 말도 안 된다며 많이 놀랐죠. 하하.
서울 강남구 하루엔소쿠 논현싸이더스HQ점에서 인터뷰한 홍진영 /사진=김휘선 기자
-멜론에서 음원차트 1위는 난생 처음 아닌가요?
▶네 맞아요. 정말 이번에 너무 좋았어요. '언니쓰' 하면서 1위도 찍어보고, 랩도 해보고 3~4개월을 정말 바쁘게 살았어요. 굉장히 뭘 많이 한 느낌이 들어요.
-래퍼에 도전하는 것도 꿈이었다고요?
▶네 원래 힙합을 좋아해요. 음악을 들을 땐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다 좋아해요. 새로운 것을 도전하니까 너무 좋았어요. 최근에 '따르릉'으로 작곡에 도전한 이유도 그래요. 나이 더 먹기 전에 할 수 있을 때 이것저것 다 도전하면서 계속 저를 발전시키고 싶어요.
-혹시 새 앨범에 랩을 넣을 생각은 없나요?
▶없어요. 트로트에 랩을 넣는 건 아닌 것 같아서요. 연말 시상식에서 '언니쓰'를 불러주시면 그땐 하겠죠. 전 '언니쓰' 래퍼니까요. 랩은 '언니쓰'에서만 하는 걸로.
-'언슬2'가 사실 시청률 면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도 '언니쓰'가 성적이 좋아서 유종의 미를 잘 거둔 것 같아요.
▶재방송이나 다운로드를 받아서 보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밖에 공연 나갈 때마다 '언슬2' 잘 보고 있다는 얘길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걱정보다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단 생각밖에 안 했어요.
-재미난 질문 하나 할게요. '언니쓰' 내에 댄스 1위, 노래 1위, 외모 1위를 꼽아주세요.
▶댄스 1위는 단연 공민지죠. 민지는 댄싱 머신이에요. 노래 1위는 음, 저랑 (공)민지랑 왔다갔다하는데, 민지가 1위인 걸로. 호호. 외모 1위는 한채영! 채영 언니가 정말 예쁘긴 예뻐요.
-본인 순위도 매겨주세요.
▶댄스는 4~5위 정도? 그래도 꼴찌는 아니에요. 호호. 노래는 2~3등 상위권, 저 이래봬도 가창력 가수니깐. 외모는 중간은 가지 않을까요? 양심적으로 상위권이란 말은 안 할게요.
-'언슬2'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처음 숙소에 들어가서 멤버들과 잤을 때랑, '뮤직뱅크' 무대에 올랐던 날이요. 숙소는 멤버들과 처음 만나서 가까워지고 친해진 계기가 됐어요. '뮤직뱅크'도 너무 감격스러웠어요. 뭔가 못다 핀 날개를 편 느낌이랄까요. 소원 성취했어요. 묵혀 있는 체증이 쏙 내려간 것 같아요.
-'뮤직뱅크'는 가수로 예전에도 많이 섰잖아요.
▶그때랑 느낌이 달라도 너무 달라요. 하나일 때랑 여럿일 때도 다르고, 장르적으로도 다르고요. 잠깐이었지만 진짜 걸 그룹이 된 느낌이었어요. -'언슬2'는 홍진영 씨에게 어떤 프로그램이었나요.
▶저에게 은인 같은 프로그램이에요. 제가 못다 이룬 꿈을 꿀 수 있게 해준 것은 물론이고 연예계 생활하면서 가장 진솔하게 제 마음을 많이 열었던 프로그램이 아니었나 싶어요. '언니쓰' 보면서 저의 새로운 면을 봤다는 분들도 많아요. 솔로 가수로 활동하다 보면 좀 더 강해져야 하고 단단해져야 하는 게 있거든요. 여기서는 제가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만큼 굉장히 편했어요. 그러니까 그렇게 울었겠죠. '언니쓰'가 끝났으니까 다시 단단해져야죠.
홍진영은 최근 작곡가로도 변신했다. 지난 4월 발표된 EDM 트로트 곡 '따르릉'을 직접 작곡, 작사한 것. 이 곡은 발매 전 가창자를 정하기 위해 SNS 공개 오디션을 통해 개그맨 김영철과 허경환이 대결을 벌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디션 결과 가창자로 낙점된 김영철이 '따르릉'의 최대 수혜자가 됐고, 탈락의 고배를 마신 허경환은 최근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따르릉' 소리가 듣기 싫어서 이제 동네 놀이터도 안 지나간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실 '따르릉'은 홍진영이 2년 전 허경환에게 먼저 제안했던 곡으로 알려졌다. 홍진영은 그런 허경환에 "굴러들어온 복을 제 발로 찼다"며 웃었다.
-최근에 김영철 씨와 발표한 '따르릉'도 많이 화제가 됐어요. 김영철 씨가 홍진영 씨 덕 좀 본 거 같은데요.
▶전 영철이 오빠가 가수로 승승장구했으면 좋겠어요. 저도 덕분에 작곡가로 데뷔할 수 있었으니까요. 제 작곡가명 아세요? '갓떼리C'에요. 사람들이 제 히트곡 '사랑의 배터리'에 '밧데리'와 '갓'을 붙여서 '갓떼리'라 불러요. 거기에 비타민C에 'C'를 붙인 거에요. 지금 준비한 곡도 몇 개 더 있어요. 발라드도 2곡 있고요.
-발라드 곡은 누가 불렀으면 좋겠어요?
▶허각한테 주고 싶어요.
-'따르릉' 2탄을 기대해도 될까요?
▶네, 기대해도 좋아요. 허경환 오빠를 위한 곡도 만들었어요. 그런데 경환 오빠가 하고 싶어하는 의지가 없는 것 같아요. '라디오스타' 나간다고 하길래 춤까지 만들어서 영상으로 찍어 보내줬는데, 똑같이 안 하더라고요. 굴러들어온 복을 제 발로 차버렸어요. 호호.
-허경환 씨는 거절한 적 없다고 억울해 하는 거 같던데요.
▶에휴~말은 양쪽에서 들어봐야 아는 거니까요. 곡을 줬는데 경환 오빠가 이상하게 불렀어요.
-홍진영 씨에게 앞으로 어떤 모습을 기대하면 좋을까요?
▶가수니까 음악으로 보여드려야죠. 더 좋은 노래로 무대에 서려고 노력할 것이고,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여러 가지 면으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 노력할게요. 좋은 작곡가로서 모습도 보여드리고요.
서울 강남구 하루엔소쿠 논현싸이더스HQ점에서 인터뷰한 홍진영 /사진=김휘선 기자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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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트롯트 가수에요. 이제 장윤정 시대는 마감하네요
따르릉 따르릉 내가 니 누나야
시원시원한 성격이 넘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