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미국이나 영국, 중국 등이 강국으로 우뚝 선 이면에는 뛰어난 외교술을 지닌 지도자들이 있었다.
존 F. 케네디 미 대통령과 후르시초프 소련의 서기장은 미국의 쿠바침공으로 시작된 미소 양국간의 팽팽한 대결로 자칫 핵 재앙으로 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최악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 수상은 두 차례의 전쟁을 겪는 힘든 시기에 미국을 전쟁에 끌어들이는데 성공, 히틀러의 무서운 야망에서 영국과 유럽을 구할 수 있었다.
중국의 공산당 지도자 주은래는 신중국 성립이후 20년 이상 단절된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의 탁구팀을 초청하는 것으로 굳게 닫힌 문호를 열기 시작했다. 국제여론은 이를 ‘핑퐁외교’라고 부른다. 그의 탁월한 전략은 참석하는 외교무대마다 성공과 승리를 거두어 평화를 사랑하는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주었다.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자 공항에 나가 “대통령께서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바다를 가로질러 저와 악수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이 말은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나라마다 역사를 전진시키고 시대를 움직인 거대한 물결 뒤에는 반드시 이러한 역량있는 지도자들의 뛰어난 추진력과 결단력, 그리고 탁월한 전략이 있었다. 이들의 움직임은 일종의 전투와도 같아 나라의 운명이 바뀌기도 하고, 세계의 지도가 재편되기도 한다.
윈스턴 처칠은 “노련한 협상가가 되려면 강. 온 전략을 적절하게 구사해야 한다. 대립과 화해, 갈등과 타협 등과 같은 모순점을 자유자재로 유연하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한 번의 실수나 잘못된 결정이 국가의 엄청난 재앙으로 발전할 수 있는 이유다. 협상할 때는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순발력을 발휘해야 하고 불굴의 의지와 창의력을 가지고 상대를 설득,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어나가면서 필요한 사항을 관철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외교가 절실한 상황이 지금 한국의 실정이다.
한국의 새 정부 출범 나흘만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단행,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 되면서 이를 둘러싸고 강국들이 첨예하게 움직이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전보다 더 고도이고 비행속도도 긴 신형으로 북한에서 미국 알래스카까지 타격이 가능한 매우 우려스러운 미사일이라고 한다.
이번 시험발사를 지켜본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미국이 현실을 오판해서는 안 된다. 제정신을 차릴때까지 마사일 개발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북한의 이런 행태는 취임후 강경일변도로 나가다가 다시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고 유연함을 보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당선 직후 필요하면 언제고 김정은을 만나겠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심기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으로부터 한국의 새 대통령 당선 직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즉각적인 만남을 제안하는 러브 콜이 쇄도, 한국은 과연 이 기회를 통해 어떠한 결과를 도출할지... 문재인 정권의 외교술이 시험대에 올라 있다.
전쟁위기에 처한 한반도를 무대로 한국은 줄타기 외교를 잘만하면 강국들 사이에서 오히려 칼자루를 쥘수 있는 호기를 만들 수 있다.
이번 새 정부의 외교는 ‘나라를 북한에 팔아넘길 것’이라고 하는 세간의 우려를 일축시키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서 나라를 안전하게 지킬 것인가? 모든 국민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국가의 안위를 책임진 문재인 대통령과 4강 특사들은 시어도르 루즈벨트 제26대 미 대통령이 남긴 명언을 깊이 새길 필요가 있다. “외교를 하려면 관계는 우호적으로 하되, 큰 몽둥이를 들고 다녀라.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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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뉴욕지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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