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민재(21)는 지난해 두 편의 흥행작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는 간호사 박은탁으로,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에서는 어린 왕으로 얼굴을 알렸다. 김민재는 작품 흥행의 기쁨보다 자신의 연기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만족이라는 것을 할 수 없는 직업인 것 같아요. 끊임없이 하고 있는데 만족은 영원히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뭔가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정말 행복하게 열심히 했는데 시청자분들이 평가해주지않을까 싶어요. 기사 나오면 댓글들을 보는 편이고주변 사람들도 평가를 해줘요.”그런 점에서 ‘낭만닥터 김사부’는 김민재에게배움의 장이었다. 드라마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한석규를 만났고 그에게 많은 조언을 얻었다. 한석규의 조언을 실제 장면에서 녹여내기도 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저한테 특별했어요. 작품에 출연하기로 마음 먹었던 계기가 ‘언제 한석규 대배우님과 작품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었어요.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작품 하게 된 것도 기뻤는데 형식적으로 챙겨주셨던 게 아니라 아버지 같은 분이었어요. 촬영 내내 군대 다녀오라고 하시고 연기적인 조언을 해주시고 밥도 사주시고 감사했어요. 풀샷 찍을 때 대사가 없는 경우가 있었는데 계속 뭔가 자기가 할 것을 찾아야 신 전체를 볼 때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해주셨어요.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저를 보면 가만히 있는 신이 없어요. 환자를 체크하고 서류 보는 걸 하다 보니 그 차이가 느껴졌어요. 공백이 조금씩 채워지는 느낌이었죠.” 한석규의 군대에 대한 조언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김민재는 아직은 작품에 열중하고 싶다는 뜻을드러냈다.
“군대는 시간이 되면 국방의 의무를 위해 다녀오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아직까지는 작품에 열중하고 하고 있는 일에 열중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는 것 같아요. ”‘낭만닥터 김사부’는 의학물이었기에 김민재는까다로운 용어와 수술 신을 소화해야 했다. 김민재는 병원에 직접 가서 수술을 참관하기도 하고 현장에서 계속 질문을 던졌다. ‘낭만닥터 김사부’에 녹아들기 위한 숨은 노력이었다.
“전문 직업을 다루는 내용이라 쉽게 공감할 수없었어요. 다큐멘터리도 보고 병원에 가서 수술 참관하고 의사, 간호사와 얘기 나누고 여쭤보고 했어요. 간호학과 친구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요. 저희현장에서 자문 선생님이 계셔서 ‘선생님 이거 뭔가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걸여쭤보기도 했어요. ‘남자 간호사는 어떨까. 이런상황에서 어떤 호흡과 표정, 긴장감을 가지고 있나’현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어요.”김민재는 ‘도깨비’에서는 어린 왕으로 특별 출연했다. 어린 왕은 자신보다 뛰어난 신하 김신(공유분)을 질투한 끝에 김신뿐만 아니라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 김선(김소현 분)을 죽음으로 몰았다. ‘도깨비’는 김민재의 첫 사극. 김민재는 감정적으로도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사극을 너무 하고 싶어서 하게 되고 촬영하는 동안 재밌었는데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아요.
표면적으로 화내고 윽박지르는 어린 왕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화를 낼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처해진 환경이 있어서 마음이 이상했던 것 같아요.
사랑하는 여자한테 화를 낼 수밖에 없고 시간이 지나서 사랑하는 사람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감정이 이상했어요. 그래서 계속해서 몰입하려고 했던것 같아요. 감독님과 이야기도 나누고 대본도 많이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했죠. 이 아이의 환경은 이럴수밖에 없었구나 싶었어요.” 김민재는 공유와 왕과 신하로 만나 호흡을 주고받았다. 김민재는 공유와 호흡에 대해 감히 표현할수 없다면서도 공유의 배려에 감사함을 드러냈다.
“제가 감히 (공유와) 호흡이 어땠는지 말하기보다는 저에게 맞춰주셨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저도 열심히 노력해서 준비해 갔지만 역시 너무 멋있었어요. 너무 멋있으셔서 ‘이런 생각을 가지면 안되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선배님을 오히려 안봤던 것 같아요. 너무 멋있으시니까 나는 왕이고 싫어하는 이유를 혼자 되뇌었던 것 같아요.” 김민재를 위한 공유의 배려는 섬세했다. 공유는 ‘도깨비’ 촬영 당시 ‘낭만닥터 김사부’를 병행 중이었던 김민재를 챙겼다.
“선배님이 제가 ‘낭만닥터 김사부’와 ‘도깨비’를같이 촬영하는 것을 알고 계셨어요. 제 ‘도깨비’ 마지막 신을 알고 ‘피곤할 텐데 먼저 보내라’라고 보내주셨어요. 사실 선배님이 연기를 하는데 후배가 가는 건 말이 안 되는데 저의 환경을 배려해주셨어요. 저 찍을 때도 대사를 똑같이 계속해주셨어요.” 김민재는 사극 첫 상대였던 김소현과 짧은 호흡을 아쉬워했다. 특별 출연인 탓에 김민재와 김소현은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겨를이 없었다.
“저희가 촬영 스케줄이 빠듯했고 해서 많은 얘기는 못 나눴어요. 처음에 몇 마디 나누고 촬영을시작했어요. 너무 잘해서 대화보다는 이 감정대로 상대 배우와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너무 잘해주셨죠. 기회가 된다면 다음 작품도 함께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낭만닥터 김사부’부터 ‘도깨비’까지. 최근 흥행작들을 만난 김민재이지만 모든 작품이 의미가 남달랐다. 김민재는 데뷔작인 ‘로맨스가 필요해3’를 시작해 자신이 출연한 작품의 의미를 막힘없이 설명했다.
“‘로맨스가 필요해 3’라는 작품은 처음 연기라는 것을 보게 해준 촬영장이었어요. 눈 깜빡하면 없어지긴 하는데 재밌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오늘도 청춘’이라는 베트남 합작 드라마에서는 힘들지만 재미를 조금 더 많이 보여준 작품이었어요. ‘칠전팔기 구해라’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보여줄 수 있었던 작품이라 많이 긴장되고 열심히 하려고 했던 작품이에요. ‘처음이라서’는 ‘로맨스가 필요해3’ 작가님의 작품에서 첫 주연을 하게 된작품이라 뜻깊었고 묘한 감정이 들었어요. ‘두번째 스무살’도 너무 재밌었지만 신기했어요. ‘나에게 연예인이었던 최지우 선배님이 나의 엄마 역이라니.. 이게 뭐지’ 이런 재밌는 상황이었어요. 뒤에 ‘마이 리틀 베이비’는 (오)지호 형이랑 찍었을 때 너무 많은 걸 배우고 많이 알려주시고 정말 감사했던 작품이었어요. ‘낭만닥터 김사부’는 저의 지금까지를 터트린 느낌? 저의 느낌으로는 터트렸다는게 그동안 경험을 함축해서 정리한 느낌,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 같은 느낌이에요. ‘도깨비’는 하고싶었고 이응복 PD님, 김은숙 작가님, 배우분들이랑 같이 할 수 있어 영광이었어요.”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는 강은경 작가, ‘도깨비’에서는 김은숙 작가 등 스타 작가와도 인연이 있는 김민재는 좋은 대본으로 연기할 수 있는 자체가 기뻤다고 말했다.
“사실 ‘도깨비’ 전체 대본은 보지 못해서 아직까지는 뭐가 다르다고 어떻게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두 분 다 대본을 볼 때 감동이 있었어요.
너무 감사했죠. 이런 대본을 써주신 것과 제가 읽고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어요. 너무 대본이 재밌었고 너무 마음을 아프게 했어요.” 김민재는 두 작가 모두와 다시 한번 만나고 싶다고 눈을 빛냈다. 김은숙 작가와 또 한 번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해선 “저한테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연히 출연하지 않을까 싶다. 대본이 정말 최고였다”라고 답했다.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 출연 의사 역시 있었다. 김민재는 “무조건 할 것 같다. 이 배우, 스태프들이라면 정말 무슨 작품이라도 대본을 안 보고 출연하겠다고 할 것 같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김민재는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활약을 인정받아 지난해 SBS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에 해당하는 뉴스타상을 수상했다. 김민재는 이 상으로 인해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고 고백했다.
“초등학교 때도 임명장 말고는 상 받아본 적이 없었어요. 친구들 보면 상 많이 받는데.(웃음)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상을 받는 감정이 감사하고 행복하더라고요. ‘상을 받으니까 이런 기분이구나’라고 떨리기도 하고 이상한 책임감도 생기는 것 같고요. 제 방에 놔뒀는데 아침에 일어날 때도 보고 들어갈 때도 보고 있어요.” 김민재와 함께 뉴스타상을 받은 김민석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었다. 김민재는 과거 김민석과 가수 연습생으로 연습 생활을 함께했다. 나란히 상을 받은 두 사람의 기분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묘한 기분이 들었어요. 서로 그래도 우리 엄청 고생했는데 우리 열심히 하고 싶은 일 하고 있으니까 보기 좋다는 말 많이 했죠.” 김민재는 지난해 차례로 오지호(MBC ‘마이 리틀 베이비’), 한석규(‘낭만닥터 김사부’), 공유(‘도깨비’)를 만났다. 김민재는 세 사람의 장점을 흡수하고 싶은 바람을 드러냈다.
“한석규 선배님은 처음과 끝이 똑같아요. 대본리딩 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중간에 화를 내는 것이 전혀 없었어요. 그런 사람의 일정함 이런 게 멋있었던 것 같아요. (오)지호 형은 ‘어떻게 후배를 이렇게까지 챙겨주시나’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모든 선배님들이 장점이 많은데 공유 선배님도 배려심이 너무나 크십니다.” 김민재는 필요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다양한 작품을 거쳐 성장 중인 김민재가 올해 필요한 배우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배우로서 목표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배우가 되는 게 목표에요. 울거나 웃고 싶을 때 ‘김민재작품 봐야지’라고 하거나 어떤 작품에서 ‘이건 김민재가 했으면 좋겠다’는 말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문화생활에서 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일을 하고 집에 와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김민재 영화 나왔으니까 봐야지’라고 하는 필요한 배우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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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주 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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