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YT “마지막까지 버티고 있지만 극우득세·난민위기에 사면초가”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서구식 자유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로 종전보다 훨씬 큰 내외의 압박과 고투하게 됐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신문의 12일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대선 기간에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이민자를 배척하고 소수자를 배려하지 않는 언행을 보였으며 서구의 안보와 경제를 대변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자유무역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했다.
서구 자유민주주의에서 균열은 유럽에서 먼저 일어났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마린 르펜이 이끄는 프랑스 국민전선을 비롯한 극우 정당들의 득세 등 표퓰리즘 움직임이 거세다.
집권 11년의 메르켈 총리는 이런 흐름에 맞서 분투하고 있으나 점점 외로운 싸움이 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는 영국과 험난한 브렉시트 협상을 벌여야 하고 유럽의 안보 위기 앞에 독일은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정치 지형은 취약한 상태고, 오스트리아에서는 내달 대선에서 극우 대통령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
서구와 EU의 가치를 내세워 잔뜩 받은 난민들은 메르켈 자신의 정치생명을 위협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 당이 지방선거에서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대안이 없는 집권당 내부에서 메르켈 총리의 4선 도전을 방해하는 압박이 거세다.
쥐트도이체차이퉁의 정치분석가 스테판 코르넬리우스는 "메르켈은 최후까지 버티고 있는 사람이고 이는 그를 강하게도, 약하게도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코르넬리우스는 "메르켈은 독일이 지나친 패권을 쥐었다고 보는 모든 유럽 대중영합주의 정치인들의 비난을 흡수하는 '피뢰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은 특히 메르켈 총리에게도 '개인적' 타격으로 평가받는다.
존중하는 친구 사이인 힐러리 클린턴이 패했고 메르켈을 지지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유산은 날아갈 위기다.
그러나 메르켈이 트럼프 당선 소식에 보인 반응은 브렉시트 결과를 받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빠르고 단호하고 확고했다.
그는 "독일과 미국은 공통의 가치로 묶인 국가들이다. 민주주의, 자유, 법치와 태생·피부색·신념·성별·성적 경향·정치적 관점과 관계없는 모든 이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이 그것"이라고 말해 전제조건을 명백히 밝혀 압박을 가하면서 협력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에 힘을 실어줘야 할 영국과 프랑스에서 동조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은 것이 메르켈에게는 뼈아픈 지점으로, 분열하는 유럽의 현실을 보여준다.
미국과 '특수관계'에 있는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는 트럼프로부터 방미 초청을 받았고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바닥을 치는 지지율과 르펜의 부상에 그 자신부터 설 자리가 마땅치 않다.
EU 외무장관들은 13일 비공식 만찬회동을 통해 트럼프 당선 대책을 논의했으나 영국과 프랑스 외무장관은 불참해 EU의 대책논의 방식에서부터 벌써 다른 견해를 품었거나 여력이 없음을 암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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