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예진과 이병헌 / 사진=김휘선 인턴기자
배우 손예진과 이병헌, 김지운 감독과 임권택 감독…. 영평의 얼굴들은 저마다 의미심장한 소감을 쏟아내며 시선을 붙들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제36회 영평상 시상식이 열렸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가 주최하는 이날 시상식에서 김지운 감독의 '밀정'이 최우수작품상을 받았으며 '내부자들' 이병헌, '비밀은 없다' 손예진이 남녀연기자상을 수상했다.
올해 '덕혜옹주'로 560만 관객의 사랑을 받았으며 '비밀은 없다'로 수상의 영예를 거머쥔 손예진은 "영화를 시작하고 처음 받은 상이 영평상 신인상이었다. 2002년이었다. 정말 예뻤을 때였다"고 너스레를 떨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 때는 너무 어려서 영평상이라는 상의 가치를 그렇게 알지는 못했다"면서 "오랜 시간 연기하다보니 평론가분들의 말씀을 듣는다는 게 너무 쉽지 않구나, 그때 정말 값진 상을 받았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손예진은 "오랜만에 주셨다. 뿌듯하고 감사드린다. '비밀은 없다'는 연홍이란 인물을 연기하면서 이제껏 연기한 패턴보다 아주 많은 도전을 하게 한 캐릭터다. 도전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다"면서 여성 최초로 영평상 감독상을 받은 이경미 감독에게 축하와 감사를 전했다. 그는 "욕심이겠지만 앞으로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훌륭한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인사로 소감을 마무리했다.
2005년 '달콤한 인생'으로 한차례 영평상 남자연기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병헌은 700만 흥행작 '내부자들'의 팔색조 연기로 건재함을 2번째 상을 수상했다. 그는 "똑같이 생긴 상을 집에 세워 놓고 10년간 보고 있었는데 상의 모양이 하나도 변함이 없이 똑같다"고 웃음지으며 "평론가들이 주시는 상을 두번씩이나 배우 인생에서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쁘고 더없이 뜻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이병헌은 "한국영화가 세계 어떤 훌륭한 영화와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관객들의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 덕이라 생각한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국내에서든 국외에서든 그 마음 잊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지운 감독과 임권택 감독 / 사진=김휘선 인턴기자
1920년대 의열단과 일본경찰의 암투를 그려 750만 관객을 모은 '밀정'으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김지운 감독은 "한국에서 작품상을 처음으로 받는다. 작품상을 받는다는 연락을 받고 노벨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의 침묵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그간 저는 왜 작품상을 못받을까 생각했다. 잔인하고 폭력적이어서 그런가 하고 덜 잔인하게 만들어볼까 했더니 작품상을 받게 됐다"고 웃음지었다.
김지운 감독은 "한해를 돌아보며 영평상의 리스트를 돌아보곤 하는데 그런 영평상에서 제 영화가 작품상을 받았다는 것이 영광스럽다"면서 "더 좋은 제작자가 되라는 의미로 알겠다. 다음에는 감독상에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겠다. 옆에 이경미 감독이 상을 받았는데 어찌나 부럽던지"라고 털어놔 다시 한 번 웃음을 안겼다.
이병헌 손예진과 김지운 감독은 오는 25일 열리는 청룡영화상에서도 후보에 올랐다. 감독과 평단 모두를 사로잡은 이들이 수상 릴레이를 이어가게 될 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이날 시상식의 백미는 임권택 감독의 공로영화인상 수상이었다. 임 감독은 1962년 '두만강아 잘 있거라'로 연출에 입문, 2014년 '화장'까지 53년간 102편의 영화를 연출한 임권택 감독은 한국영화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장인이다. 그의 겸손하기 이를 데 없는 소감은 먹먹한 감흥을 안겼다.
임권택 감독은 "53년간 영화를 만들었다. 처음엔 철없는 영화를, 나이 들며 사람사는 영화를 만들어왔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족적이 어느 정도 보이는 영화를 통틀어서도 마음 안에서는 늘 함량미달이었다"는 고백으로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그는 "영화를 만들어오며 완성도 높은 영화는 만들지 못하고 영화인생 끝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곤 한다"며 "그러나 여기까지 온 것을 보면 정말 열심히 해왔고 참으로 많은 노력을 해왔다. 제 영화 인생에 그런 끊임없는 노력에 대한 공로를 이렇게 상으로 주시는 것으로 같다. 감사합니다"라고 밝혀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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