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야 관중석서 투척, 스포츠계 전체 분노 확산
▶ 토론토 경찰, 용의자 사진 공개하고 자수 권고…오리올스 11회서 고배…시즌 끝

타구를 잡으려는 김현수의 옆으로 맥주 캔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 4일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벌어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 게임은 블루제이스의 극적인 승리로 막을 내렸다.
블루제이스는 2-2로 팽팽한 균형을 이어가던 연장 11회말 에드윈 인카나시온이 오리올스의 7번째 투수 우발도 히메네스를 상대로 굿바이 스리런홈런을 터뜨려 5-2로 승리를 거두고 6일부터 시작되는 AL 디비전시리즈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와 맞서게 됐다.
이날 경기에 오리올스의 2번타자 겸 레프트필더로 선발 출장한 김현수는 4차례 타석에서 모두 내야땅볼을 치는데 그쳐 4타수 무안타로 자신의 첫 메이저리그 가을야구 나들이를 아쉽게 한 게임으로 마감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후 포커스의 상당 부분은 승부자체보다 이날 7회말 블루제이스의 공격에서 한 ‘팬’에 의해 발생한 사건에 맞춰졌다. 당시 2사후 대타로 나선 멜빈 업톤 주니어가 친 타구는 레프트펜스 바로 앞 워닝트랙까지 날아왔고 오리올스 좌익수 김현수는 펜스 바로 앞에서 안정적으로 타구를 잡아냈다.
하지만 김현수가 타구를 잡기 직전 갑자기 그의 머리 쪽으로 뒤쪽 관중석에서 던진 맥주 캔 하나가 날아들었다. 다행히 김현수에 맞지는 않았지만 너무나 가까이 떨어졌기에 김현수는 순간적으로 움찔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맥주가 가득 담겨있는 캔이었기에 만약 머리에 맞았더라면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애덤 존스(오른쪽)가 김현수에게 캔을 던진 팬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다. 작은 사진은 토론토 경찰국이 발표한 용의자의 모습. <토론토 스타 트위터>
이 광경을 가장 가까이서 목격한 오리올스의 센터필더 애덤 존스는 곧바로 관중석의 한 팬을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고 벅 쇼월터 감독도 외야까지 달려나와 당장 캔을 던진 팬을 찾아내 구장에서 쫓아낼 것을 요구했다.
김현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타구를 잡으려고 하던 중 뭔가 옆으로 떨어졌을 때 순간적으로 볼이라고 생각, 내가 타구를 놓친 줄 알았다”면서 “깜짝 놀랐다. 나중에 그게 나를 겨냥해 던져진 맥주 캔이라는걸 알았을때 더욱 놀랐다. 쇼킹했다”고 말했다. 이어 “항의하려고 했는데 마침 동료(존스)가 팬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이런 동료가 있어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존스는 “이것은 팬들의 열정 문제가 아니다. 상대선수에게 온갖 욕설을 하고, 소리를 지르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정말로 저급하고 비열한 행동이다”고 분노했다. 그가 이어 “김현수는 뒤를 보고 있지 않았다. 맥주가 가득 차 있는 캔이었고 머리에 맞을 뻔 했다. 정말 위험했다”면서 “누구인지 (범인을) 잡아내 꼭 기소하길 바란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로저스센터에는 5만여명의 팬들이 가득 찬 가운데 상대인 오리올스 선수들을 향해 경기 내내 야유를 멈추지 않았다. 존스는 “인종차별적 욕설을 포함, 정말 온갖 욕설이 다 쏟아졌다. 그 정도는 괜찮다. 하지만 신체적 위해가 될 행동을 하는 것은 스포츠가 아니다”면서 “꼭 뭔가를 던져야 겠다면 낙지나 모자를 던져라. 하지만 누구를 다치게 할 수 있는 물건을 던져선 절대 안된다”고 호소했다. 김현수는 ‘인종 차별적 욕설을 들었나’는 질문에 “아마도 그렇겠지만 잘 모르겠다”면서 “오늘같은 일은 정말 일어나선 안된다. 나로선 처음이었고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토론토 경찰국은 5일 토론토 스타를 통해 용의자의 사진을 공개하고 공식 트위터를 통해 맥주 캔을 던진 팬에게 자수를 권고했다. 블루제이스도 공식 성명을 통해 범인의 행동을 규탄하고 오리올스와 김현수에 사과하며 유사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보안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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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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