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이유없이 짜증이나고 신경이 날카롭다면 밤새 잠을 푹 자지 못한 원인이 크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수면이 부족한 사람들의 감정 능력이 낮아진다는 내용의 연구 보고서를 최근 소개했다. 보고서는 수면이 부족할 경우 감정과 관련된 여러 능력이 떨어져 타인과의 관계까지 망칠 수 있기때문에 적절한 수면 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면 부족으로 나타날 수 있는 감정 능력 저하 현상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타인의 얼굴에 나타난 감정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기 쉽고 특히 타인이 감정
표현이 미묘할 때 이해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예를 들어 배우자의 감정을 잘못 이해해 아침부터 불필요한 부부싸움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되는 등 수면 부족에따른 부작용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타인의 감정을 읽지 못
하는 것뿐만 아니라 본인의 감정 표현력도 떨어 진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에따르면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사람들은 우스운 상황에도 덜 웃는 등 감정 표현이 더디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신경 촬영법을 통해 수면이 부족한 사람들의 뇌활동이 감정과 관련된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매튜 워커 UC버클리 신경과학과 교수는 “수면 부족으로 감정이 흐트러지는 등 불안정한 증세가 곧 나타난다”며 “이로인한 오해나 실수로 타인과의 관계를 망치기 쉽다”고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그렇다면 수면 부족에 따른 감정능력 저하를 피하기 위한 적절한 수면 시간은 몇시간일까? 수면 연구가 들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하루에 적어도 7시간에서 9시간의 수면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적절한 수면 시간을 채우지 못하는 성인이 상당수에 이른다. ‘질병통제예방센터’ (CDC)가 2014년 약 44만4,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조사 대상 성인 약 3분의 1의 수면 시간이 7시간을 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중 약 12%는 일일 수면 시간이 5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고 답할 정도로 수면 부족에 시달렸다.

2014년 의학저널 ‘뇌 실험 연구지’(Experimental Brain Research)에 소개된 실험 보고서에서 수면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이 잘 증명됐다. 49명의 건강한 젊은 성인을 두 그룹으로 분류한 뒤 한 그룹은 밤을 새우게 했고 다른 그룹은 평상시대로 잠을 자도록 했다.

다음날 잠을 자지 못한 그룹은 상대방 얼굴에 나타난 감정 표현을 이해하는 데 매우 더딘 반응을 보였는데 특히 슬픈 얼굴 표정을 정확히 잡아내지 못했다. 냄니 고엘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수면 연구가는 “군인이나 경찰 등 공공 치안을 담당하는 직종 종사자들이 수면 부족으로 감정 능력이 떨어질 경우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수면 부족이 인간의 감정 능력을 저하시키는 것은 두뇌 활동과 관계가 있다. 수면 부족인 사람들의 뇌에서는 감정을 처리하는 소뇌의 편도체 활동이 활발해지는 반면 감정 통
제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 피질의 활동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신경 촬영법을 통해 밝혀졌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수면 부족인 사람들에게 화재 등의 충격적인 영상을 보여주었을 때 감정 처리 기능의 소뇌 편도체 활동이 숙면을 취한 사람들에 비해 약 60%나 활발한 반응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수면 시간이 6시간반 미만인 경우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