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 제3국 원정경기서 아쉬운 무득점 무승부에 그쳐
▶ 다음 달 카타르-이란 2연전이 최대 고비로 부상

0-0으로 경기가 종료된 후 시리아 선수들은 마치 승자처럼 기뻐하고 있고 한국 선수들은 패자처럼 침울한 모습이었다.
한국축구 대표팀 슈틸리케호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2연승으로 시작할 찬스를 놓쳤다. 원정경기라지만 실제론 제3국 중립경기로 치러진 시리아와의 2차전에서 아쉬운 0—0 무승부에 그쳤다.
6일 말레이시아 세렘반 파로이의 투안쿠 압둘 라흐만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최종예선 2차전 경기에서 한국은 시종 일방적인 우세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상대의 지독한 ‘침대 축구’에 말려 리듬을 찾지 못한 끝에 무득점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내전 탓에 홈경기를 치를 수 없는 시리아를 상대로 제3국 원정경기서 승점 1을 얻는데 그친 한국은 이로써 최종예선 첫 두 경기에서 승점 4(1승1무)를 확보, 우즈베키스탄(2승)과 이란(1승1무)에 이어 A조 3위에 자리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시리아와 1차전 홈경기서 1-0으로 이긴 데 이어 이날 카타르 원정서도 1-0으로 승리, A조에서 유일하게 2연승을 달렸다. 1차전에서 카타르를 2-0으로 꺾었던 이란은 이날 중국 원정에서 0-0으로 비겨 한국과 승점 4로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한 골 앞서 2위가 됐다.
중국과의 1차전에서 공격의 선봉으로 활약했던 손흥민이 소속팀으로 복귀한 가운데 한국은 지동원이 최전방 원톱, 구자철이 처진 스트라이커에 배치된 4-2-3-1 포메이션으로 시리아전에 나섰고 초반부터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전반 7분 지동원의 전진 패스를 받은 구자철의 슈팅이 시리아 골키퍼에 막혔고, 전반 17분 페널티지역 왼쪽 측면에서 한국영이 때린 강력한 왼발슈팅은 시리아 선수에 맞고 튕겨 나왔다. 전반 35분엔 기성용이 페널티지역 침투에 이어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옆 그물에 꽂혔다.
후반에도 상황은 대동소이했다. 꾸준하게 시리아의 뒤쪽 공간을 노린 패스와 공간침투로 찬스를 만들었지만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 후반 시작 직후 지동원이 과감한 돌파 후 때린 왼발슈팅이 수비수에 맞고 빗나갔고 9분엔 이용의 왼쪽 크로스에 이은 이청용의 결정적인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 손끝에 걸리고 말았다. 14분엔 코너킥에서 이어진 상황에서 김영권의 왼발슈팅이 빗나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황희찬과 권창훈을 투입했지만 별무신통이었다. 오히려 시리아는 후반 33분 역습 상황에서 모하마드 무흐타디의 예리한 헤딩슛이 골키퍼 김승규에게 막히는 등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시리아는 이에 앞서 전반 19분에도 공격수 알마와스가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때려 김승규가 가까스로 펀칭해내는 등 만만치 않은 ‘이빨’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후반 중반 이후는 골키퍼가 대여섯 차례나 별다른 충돌 없이도 혼자서 필드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는 등 어이없는 ‘침대 축구’로 엄청난 시간을 흘려보낸 끝에 0-0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로써 최종예선 첫 2라운드를 마친 한국은 다음달 6일 카타르와 홈에서 3차전을 치른 뒤 다음달 11일 이란 원정에 나서게 된다. 이 중동 2연전은 한국이 최종예선에서 순항할 수 있느냐가 걸려있는 중대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우선 아직 월드컵 본선 출전 경험이 없는 카타르는 2022 월드컵 개최국으로써 이번 최종예선 통과가 그 누구보다도 절실한 입장인데 이번 최종예선에서도 2연패 스타트를 끊으며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렸다.
한국에도 패해 3연패를 당한다면 사실상 본선 희망이 사라지기에 그야말로 배수진을 치고 덤벼야 할 처지가 돼 한국 입장에서도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카타르는 2연패를 당했어도 이란과의 1차전 원정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4분과 11분에 실점해 0-2로 분패했을 정도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고 있어 원정팀 입장인 한국으로선 긴장되는 경기다.
이어지는 이란 원정경기는 긴 말이 필요 없다. 아시아 최상위 랭킹팀인데다 역대 맞대결서 열세(9승7무12패)는 물론 특히 이란 원정에선 단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2무4패)는 징크스까지 딸려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 때도 홈과 원정 모두 0-1로 패하는 등 최근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0-1로 연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 달 중동 2연전이 러시아로 가는 길에 최대 고비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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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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