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올림픽 출전자들 심장형태 변형 나타나
▶ 휴식기 심박수 낮고 심장근육에 손상 없어
마이클 펠프스가 2016 리우올림픽의 200미터 접영 경기에서 전력을 다해 수영하고 있다.
리우 올림픽이 한창이다. 마이클 펠프스와 우사인 볼트가 놀라운 기록으로 올림픽 역사를 새로 쓰는 등 2016 올림픽도 신기록을 향한 선수들의 놀라운 집념이 전세계에서 지켜보는 스포츠팬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있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3연패의 역사를 쓴 우사인 볼트가 100미터 경기에서 질주하고 있다.
올림픽 경기를 보다보면 여기 오기까지 수많은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 훈련을 했을까 하는 경이감을 갖게 된다. 대부분 어린 시절부터 운동을 해왔을 것이고, 지난 수년간은 숱한 경기를 치르면서 밤낮없이 훈련에 훈련을 거듭했을 것이다.
최근 들어 과학자들은 사람이 오랫동안 아주 심한 강도로 운동을 하면 건강, 특히 심장에 무리가 없는 것인지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에 나온 과거 올림픽 출전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연구는 이에 대해 분분하던 논란을 조금은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랜 기간의 강도 높은 훈련은 심장의 형태를 꽤 많이 바꿔놓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심장 기능에 영구적인 손상을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 전에 나왔던 연구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2011년 스웨덴의 마라톤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계속 경기에 참가했거나 가장 빠른 기록을 낸 선수들은 그보다 적게 참가했거나 기록이 낮은 선수들보다 심방세동(A-fib)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부정맥이라고도 불리는 심방세동은 불규칙적 심장 박동을 말한다. 이 연구의 저자들은 그 인과관계를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선수의 집중훈련이 심장 문제를 야기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2012년 또 다른 연구는 장기간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심장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첨단 스캔장비를 사용해 40명의 엘리트 남자 선수들의 심장근육의 형태와 기능을 찍었다. 마라톤이나 울트라 마라톤 같은 장시간의 경주를 하기 전과 끝내고 나서 즉시, 그리고 1주일 후에 찍은 것이다.
스캔을 분석한 결과 운동선수의 심장에서는 오래된 손상이 보였다고 학자들은 발표했다. 우심실이 눈에 띄게 커졌으며, 그 기능은 좌심실이나 건강한 일반인 심장의 우심실만큼 혈액 펌프가 활발하지 않았다. 이것은 마라톤 바로 직후나 1주일 후나 마찬가지였다.
운동으로 심장에 영구적인 손상 혹은 변화가 온다는 연구 결과는 심장전문가들 사이에 많은 논란을 낳았고, 일부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래 뛰는 운동을 하고 나면 다리 근육이 아프지만 시간이 지나면 풀리는 것처럼 심장근육의 손상도 얼마간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는 의견이었다.
이번에 나온 새 연구 결과는 ‘서큘레이션’(Circulation) 5월호에 실린 것으로 독일의 자를란트 대학에서 실시한 것이다. 연구진은 장기간 운동하는 선수들이 경기할 때가 아니라 훈련 중일 때의 심장근육을 보기로 했다. 그와 비교군은 같은 나이이지만 운동선수가 아닌 남자들의 심장근육이다.
운동을 너무 많이 하면 심장에 무리가 되는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리우 올림픽에서 경기하는 조정 선수들. <사진 James Hill>
연구를 위해 대단히 우수했던 운동선수 33명을 선정했다. 6명의 올림픽 3종경기 선수, 조정 선수들, 몇주 동안 자전거로 달리는 스페인 투어(Tour of Spain)에서 거의 우승했던 사이클리스트, 아이언맨 세계 챔피언, 뮌헨 마라톤 우승자 등으로 나이는 30~60세의 남자들이었다. 이들은 수년 동안 집중적으로 훈련했으며 지금도 일주일에 17시간 정도 계속 운동하는 사람들이다.(과거의 연구들이 남자들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여자 운동 선수들은 제외됐다. 연구진은 여성에 대해서도 연구하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이들에게 다양한 테스트를 하면서 갖가지 하이테크 스캔 장비로 심장 근육의 모양과 기능 등 상태를 측정했다. 동시에 건강하지만 운동을 별로 하지 않는 같은 나이의 남자 33명에게도 동일한 테스트를 했다.
그 결과 운동선수들은 일반인들보다 확연하게 다른 심장을 갖고 있었다. 특별히 우심실이 훨씬 컸는데 이것은 전에 나온 연구결과와 일치하는 것이다. 좌심실 역시 조금 확장돼 있었으나 우심실만큼은 아니었다.
그러나 연구진은 그러한 변화가 심장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신호를 찾지 못했다. 과거의 연구에서와는 달리 운동선수들의 우심실은 열심히 펌프를 잘하고 있었으며 모든 것이 정상이거나 어떤 면으로는 정상보다 더 좋았다.
선수들은 대체로 휴식기의 심박수가 굉장히 낮았고(심장이 건강하다는 뜻) 심방세동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심장 스캔 결과 운동선수들의 심장 근육에서는 어떤 흉터도 보이지 않았다. 즉 장기간의 손상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연구를 통해 장기간 강도 높은 엘리트 수준의 훈련을 받아온 운동선수들에게서 심장에 영구적인 손상이나 좌심실 혹은 우심실에서 병리학적 확장이나 기능적 장애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 연구를 주도한 자를란트 대학의 스포츠 의학 전문가 필립 봄 박사의 결론이다.
그와 연구진은 2012년의 연구 결과와 다른 점에 대해 그때는 힘든 경기를 마친 직후에 선수들의 심장을 검사했기 때문에 경기에서 입은 손상이 남아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새 연구는 그와 같은 손상은 단기적인 것이며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닥터 봄과 연구 동료들은 얼마만큼의 운동이 건강에 안전한지에 관해 확실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좀더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들의 연구는 대상이 적고 고도로 전문화된 운동선수 그룹에 집중돼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운이 좋았거나 유전자가 우수한 사람들이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좀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장기간의 실험이 있은 다음에라야 모든 사람의 심장이 올림픽 수준의 운동선수들의 심장과 비슷하게 반응하는지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닥터 봄은 말했다.
또한 사람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은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심장질환이나 갑작스런 심박정지에 면역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운동하는 중에 가슴 통증이 느껴지면 심장전문의를 찾아가라는 것이 닥터 봄의 조언이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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