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립운동가 집안 한인 2세 2차 대전·한국전쟁 영웅
▶ 미국·아시아 커뮤니티 하나 만드는 의미 될 것
고 김영옥 대령(1919∼2005)의 이름은 미주 한인 이민사에서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LA 독립운동가의 집안에서 태어난 한인 2세인 김영옥 대령은 세계 제2차대전과 한국전쟁에서 혁혁한 무공을 세운 미 육군의 전설적 군인이자 ‘전쟁 영웅’이다. 김영옥 대령은 또 미주 한인들에게는 이민 선조의 후예로 현재 미주 한인사회의 주춧돌을 놓은 선구자였고, LA를 중심으로 미국내 아시아 태평양계의 화합에 앞장서면서 커뮤니티 봉사 활동에도 헌신한, 여러 면에서 진정한 ‘영웅’이었다.
이러한 김영옥 대령을 기려 그에게 미국 최고의 훈장인 ‘대통령 자유의 메달’(Presidential Medal of Freedom)을 추서하려는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 전역의 주요 한인 인사들이 모여 한인 권익 및 정치력 신장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전국 단체인 미주한인위원회(CKA)의 주도로 김영옥 대령을 올해 2016년 미국 대통령 자유의 메달 후보로 추천하는 운동에 많은 주류사회 및 한인사회 주요 정치・경제・사회・문화계 인사들이 적극 동참하고 있다.
대통령 자유의 메달은 미국의 안보와 국익, 세계 평화, 문화 예술 등의 분야에서 탁월한 공적을 쌓은 인물에게 매년 미 대통령에 의해 수여되는 최고의 훈장으로, 고 김영옥 대령이 미주 한인사회 최초의 이 훈장 수상자가 될 자격을 충분히 갖춘 위인이자 영웅이라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2차대전 중이던 1944년 이탈리아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김영옥 대령(당시 소위^왼쪽)이 은성무공훈장을 받고 있다. [USC 자료]
1952년 한국전 당시 김영옥 대령의 모습.
■고 김영옥 대령의 삶과 유산
▲전쟁 영웅으로 활약
2차대전과 한국전쟁에서 혁혁한 무공을 세운 미 육군의 전설적 군인으로 미주한인 이민 100주년을 대표하는 이민사 영웅으로 선정된 바 있는 고 김영옥 예비역 대령은 여러 면에서 ‘영웅’의 호칭에 딱 들어맞는 인물이다.
LA에서 활동하던 독립지사인 김순권 선생의 아들로 1919년 LA 다운타운 벙커힐에서 출생한 김 대령은 미 육군 역사상 아시아계로서는 최초로 대대장을 역임하며 군 재직 기간동안 총 19개의 훈장을 받아, 가장 많은 훈장을 받은 아시아계 중 한 사람으로 미군 역사에 기록돼 있다.
타고난 리더인 김 대령은 어릴 적부터 타인종 친구들을 끌어안는 원만한 성격과 리더십으로 주변의 칭찬을 받았다.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낸 절친한 친구인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새미 리 박사는 김 대령에 대해 “나는 항상 일본인이라고 불릴 때마다 백인 아이들과 자주 충돌했지만 그는 그들을 이해시키고 다스렸을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군에 입대한 김 대령은 세계 제2차대전이 발발하자 미 보병 442연대 100대대 B중대 2소대장으로 참전, 이탈리아 전선에서 일본계 미국인 병사들을 지휘하며 혁혁한 전과를 올린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2차대전 때의 활약으로 미국 특별무공훈장(DSC)과 은성무공훈장, 그리고 프랑스 레종도뇌르 무공훈장과 이탈리아 최고훈장을 받은 김 대령은 2차대전 종전 후 군을 떠나 사업가로 변신, 민간인의 삶을 살았다.
그러나 부모님의 모국인 한국에서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다시 자원입대해 1951년부터 1년여간 한국전쟁에도 참전, 미 육군 제7사단 31보병연대 1대대를 이끌며 무패 신화를 썼다. 1·4후퇴 후 미 육군 31연대가 유엔군의 반격을 이끌게 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해 중부전선 60㎞ 북상의 주역이 됐으며 또다시 특별무공훈장·은성무공훈장·동성무공훈장을 받았다.
한국전 종전 후 미국으로 복귀한 김 대령은 1963년 군사고문으로 한국을 다시 찾아 한국군 발전 계획에 기여하기도 했다.
▲커뮤니티의 영웅
김 대령은 한국전 당시 전쟁고아들이 수용된 경천 애인사를 물심양면으로 후원하며 한국 전쟁고아들을 돕는 인도주의 정신을 보여 전쟁 영웅으로서 뿐만 아니라 휴머니즘의 실천자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했다.
한국전 참전시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너의 피는 한국인”이라는 부친의 말씀을 기억하며 “미국과 한국 양쪽 모두를 위해 싸웠다”는 김 대령은 52년 9월 다리 부상으로 전선을 떠났으나 그의 영웅적 행적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전쟁 때 입은 각종 부상의 후유증으로 큰 수술만 약 40차례 받은 김 대령은 1972년 군에서 예편한 뒤 30년 넘는 여생을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아메리칸 커뮤니티를 위한 봉사에 적극 뛰어들어 커뮤니티의 영웅으로도 활동했다. 특히 입양인, 장애인, 노인, 청소년, 빈민, 가정폭력 피해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힘썼다.
김 대령은 예편 후 비영리단체 ‘유나이티드웨이’의 한인 담당관과 이사로 재직하면서 한인 커뮤니티의 대표적 봉사단체들인 한인건강정보센터(KHEIR)와 한인청소년회관(KYCC)이 탄생하는데 크게 기여했으며, 한미연합회(KAC)와 한미박물관(KAM) 등에 초기 설립자로 참여하고 KAM 이사장과 KAC 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김 대령은 KAM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2002∼2003년 한인사회 위상 제고와 복리증진을 위해 헌신한 공로로 대한민국 국민훈장 모란장과 한국방송공사가 선정한 해외동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미박물관과 일본계 교육재단 ‘고 포 브로크’ 설립 및 운영에 깊숙이 관여했던 고 김 대령은 일본계 커뮤니티에서도 큰 존경을 받고 있다. 1999년8월 캘리포니아주의회에서 ‘위안부 결의안’을 상정했을 때 일본계 미국인들은 당초 강력한 반대 로비를 펼쳤으나, 김 대령이 설득에 나서자 로비를 중단하고 ‘위안부 결의안’을 받아들인 일화도 있다.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이던 2003년 ‘이민 100년 9인의 영웅’ 중 한 명으로 선정돼 패사디나 로즈퍼레이드를 빛내기도 한 김 대령은 암 투병 끝에 2005년 12월26일 LA 시더스 사이나이 병원에서 8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전설적 전쟁 영웅이자 위대한 인도주의자였던 고 김영옥 대령을 기억하기 위해 한국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그의 이야기가 실리고 LA 한인타운에는 그의 이름을 딴 김영옥 중학교도 개교됐다.
■자유의 메달 추서 운동
CKA, 연방 의원·정치인·단체 적극 동참
이처럼 큰 발자취를 남기며 미군의 역사와 미주 한인사회 및 한국의 발전에 기여한 고 김영옥 대령에게 미국 최고 훈장인 ‘2016 대통령 자유의 메달’이 수여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에는 연방 의원들에서부터 주요 정치인들과 각 분야 리더 및 단체들이 함께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현재 김영옥 대령 대통령 자유의 메달 추서 운동에는 에드 로이스 연방하원 외교위원장과 주디 추, 마이크 혼다, 찰스 랭글, 하비어 베세라, 마크 다카노, 태미 덕워스 연방하원의원, 마지 히노로, 자니 아이잭슨 연방상원의원을 포함한 연방 의원 26명,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 대사 래리 엘리스・토마스 슈워츠 미 예비역 육군대장 등 주류사회 각계 주요 리더, 데이빗 류 LA 시의원 등 정치인, 안호영 주미 한국대사 등이 함께 하고 있다.
‘대통령 자유의 메달’ 훈장 수여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결정하게 되는데, 김영옥 대령 훈장 추서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미주한인위원회(CKA)는 백악관에 제출한 추서 의견서에서 “김영옥 대령은 용맹함과 포용력으로, 전쟁영웅으로서 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커뮤니티 리더십을 보이며 인종차별 철폐와 사회정의를 위해 싸웠다”며 “동료와 커뮤니티, 그리고 국가를 위해 헌신한 그의 삶은 현대 미국사회에도 살아 있는 모범적 교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샘 윤 CKA 사무총장은 “정치·경제·사회·인종적 문제로 분열상이 나타나고 있는 현재의 미국사회는 통합의 정신과 관대함으로 우뚝 선 인물인 고 김영옥 대령과 같은 영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 김영옥 대령의 조카인 다이앤 맥매스 여사는 “제 삼촌 김영옥 대령의 스토리는 단순히 영웅적 업적을 넘어 아시안 아메리칸으로서 인종의 벽을 넘어 미국을 위해 헌신적으로 싸운 사람들의 역사를 널리 알리는 것”이라며 “대통령 자유훈장 수여는 미국 내 커뮤니티를 하나로 만드는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웹사이트 www.councilka.org/colonel-young-oak-kim, 이메일 jessica.lee@councilka.org, sam.yoon@councilk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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