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동석 /사진=김창현 기자
'마블리'(마동석+귀요미) '마요미'(마동석+러블리), '마쁜이'(마동석+예쁜이). 요즘 배우 마동석(45)에겐 이런 귀여운 애칭들이 따라다닌다. 한때 이종 격투기 선수들의 전담 트레이너로 활동했을 정도로 우락부락한 몸집을 자랑하는 그에게 이렇게 깜찍한 별명이라니.
마동석은 '이웃사람'(2012), '군도:민란의 시대'(2014), '함정'(2015) 등에서 주로 거칠고 선 굵은 상남자를 연기했다. 우람한 팔뚝과 넓은 어깨, 험상궂은 표정을 지닌 대표적인 '마초' 캐릭터였다.
그런 그가 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굿바이 싱글'(김태곤 감독)에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굿바이 싱글'은 철없는 국민진상 미녀스타 고주연(김혜수 분)이 남자친구에게 차인 뒤 '진정한 가족을 만들겠다'며 벌이는 임신 스캔들을 그린 코미디. 마동석은 섬세하고 따뜻한 해외파 스타일리스트 평구로 분했다.
마침 귀엽고 깜찍한 별명으로 관심을 얻고 있는 가운데 '딱' 어울리는 역할을 만난 셈. 그런데 이 남자, 알고 보면 '진짜' 귀여운 구석이 있다. 13일 인터뷰를 위해 만난 마동석은 강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푸근한 미소와 부드러운 목소리, 깨알 같은 농담 하나하나로 반전 매력을 드러냈다.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말문을 열었다.
"마치 털 많고 덩치 큰 '킹콩'이 귀엽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것 아닐까요? 하하." 마동석과 이야기를 나눴다.

마동석 /사진=김창현 기자
-센 영화랑 코믹 영화랑 개봉을 앞두고 마음이 다른가.
▶그런 거 있다. 가족들이 다 같이 볼수 있는 영화라 기대감이 있다. 언론 시사회 때 영화 처음 봤는데 재밌더라.
-애드리브가 많았나.
▶항상 애드리브와 대사의 경계선인데, 대사도 애드리브처럼 하고, 애드리브도 대사처럼 쳐야 되는 상황들이 있다. 감독님과 대부분 사전에 얘기하고 했다. 즉흥으로 한 것은 1~2번 정도다.
-극 중 평구의 직업이 스타일리스트인데, 캐릭터를 잡아가면서 특징을 참고한 사람이 있는가.
▶몇 명 있다. 감독님이 껍데기는 스타일리스트인데 사실 매니저나 다름 없다고 하더라.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주변 스타일리스트들에게 많이 물어봤다. 옷이 관심이 많이 없어서 공부를 해야 했다. 재봉틀도 배웠다. 외모는 김성일 실장님을 참고했다. 정용기 씨 옷도 많이 봤다. 안경은 정윤기 씨에게서 착안한 것이다. 매니저 일도 많아서 실제 매니저들에게 여자배우를 대할 때 어떤 면이 필요한지를 많이 물어봤다.
-매니저들이 여배우는 어떻게 대해야 한다고 하나.
▶우선 말을 잘 들어줘야 한다고 하더라. 대화할 때 말을 잘 들어주는 매니저가 필요하다고 했다. 여자 배우들은 코디나 스타일리스트하고 얘기를 많이 나눈다더라. 남자 배우들은 많이 얘기를 안 한다.
-실제 고주연 같은 여배우가 있나.
▶영화 속에서 고주연(김혜수)이 사고 치는 일들이 개인적으로 벌어지는 일들이라 대외적으로는 잘 모르겠다. 실제 그런 사람이 있으면 골치 아플 것 같다. 김혜수 선배님이 떠오른 배우가 있다고 했는데, 끝까지 나에게 안 알려 주더라.

마동석 /사진=김창현 기자
-은근히 상대 여배우 복이 있는 것 같다.
▶사실 영화에서 부부로 나온 경우가 되게 많다. '더 파이브'에서 아픈 부인도 있었다. '퍼퍽트 게임'에선 이선진씨가 아내였다. 생각해보니 결혼한 남자로 많이 나왔다.
-'굿바이 싱글'에서 서현진이란 아내는 어땠나.
▶서현진씨와는 과거 드라마 '히트'에서 만난 적 있다. 서현진씨는 당시 최일화 선배님의 딸로 나왔다. 그리고 10년이 지나 다시 작품을 하게 됐는데, 갑자기 부인이 됐다. 현진씨는 착하고 밝다. 계속 교류를 하면서 지낸 것은 아니지만 얘기 해 보면 정말 열정이 있고 열심히 하고 싶어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새 드라마가 잘 돼서 '축하한다'고 문자 보냈다.
-내공이 남다른 김혜수와 같이 연기해보니 확실히 다른 게 느껴지는가.
▶김혜수 선배는 억지로 카리스마를 내는 차원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성격이 되게 밝고 좋으셔서 스태프를 편하게 대한다. 어쩌면 대인배 같은 느낌도 있다. 다른 배우가 뭔가 잘하면 서슴없이 가서 칭찬한다. 한번은 어떤 영화에서 유명하지 않은 배우의 연기를 인상 깊게 보시고, 그 배우에게 일부러 찾아가 '연기 좋다'고 인사하더라. 그런 점들이 좋다. 배울 점이다. 나이나 선후배를 떠나 배우로서 호감이 있으면 얘기해주고, 칭찬하면서 힘이 나게 해주신다. 겸손하고 배려가 많다. 작품을 대할 때도 진지하면서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배우들이 다 롤모델로 생각하지 않느냐. 김혜수는 진짜 '국민 배우'다.
-평구라는 인물이 극에서 엄마 같은 캐릭터인데, 실제 성격은 어떤가.
▶엄마 같진 않다. 농담 많이 하고 재밌게 하려고 한다. 지금 찍는 드라마도 다들 잠을 거의 못 자면서 진행하고 있는데, 스태프에게 가서 어깨도 주물러주고 웃겨주려고 한다. 어차피 모든 촬영은 다 힘들다. 서로 편하게 즐겁게 찍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촬영장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잠재돼 있는 개그 욕심이 있다. 자꾸 현장에서 웃기고 싶다.
-실제 엄마처럼 의지가 되는 배우가 있다면.
▶하정우, 조진웅, 손현주. 다들 가족 같은 사람들이다. 하정우와 조진웅은 나에게 '누나 같다'고 그런다. 너무 좋아하고 예뻐하는 배우다. 어떨 때 보면 엄마 같기도 하다. '굿바이 싱글' 언론 시사회 끝나고 가진 식사 자리에서 '사냥' 팀이 와 있었다. 조진웅도 와 있더라. 같이 합석해서 '둘 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 게 좋은 게 아니겠나.
-'마요미', '마블리'처럼 우람한 외모와 정반대 느낌의 별명이 많다. 부담감은 없나.
▶그런 것은 없다. 어떤 전략을 세워보고 연기를 해본 적도 없고, 어떻게 보여야 겠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그냥 작품을 하면 맡은 역할에 잘 녹아야겠단 생각으로 열심히 한다. '마블리', '마요미' 별명은 '나쁜 녀석들' 이후에 나왔다. 처음엔 '그게 어떻게 귀엽지' 의아했다. 반면 생각해보면 영화 '킹콩'에서 털 많고 큰 짐승이 귀여워 보이는 맥락과 비슷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마동석 /사진=김창현 기자
-'부산행'이 제6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얻었는데, 할리우드 진출은 어떻게 생각한다.
▶미국 에이전트 하는 친구에게 들었는데, '부산행'을 보고 연락이 많이 왔다고 하더라. 고마웠다. 먼저 한국에서 해야 할 영화들이 있다. 그것부터 제대로 소화해야 한다. 언제든 기회가 있으면 하겠지만, 하던 일을 버리고 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기회가 온다면 오디션은 보겠다.
-코믹 연기와 액션 연기 중 뭐가 더 어렵나.
▶둘 다 쉽지 않다. 다른 방향으로 힘들다. 영화에선 코미디 연기는 호흡이 있어서 리듬을 잘 타야 한다. 똑 같은 연기라도 그대로 다시 하면 안 웃긴다. 처음에만 나오는 연기가 있고, 여러 번 하다 나오는 것도 있고 그런 게 힘들다. 액션은 주먹을 쓰고 치고받는 것보다 뛰어내리고 전력질주 하는 게 힘들다. 아무래도 마라톤 영화는 못 찍을 것 같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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