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한잔의 초대/ 커네티컷 한인회장 강병국
<사진=조진우 기자>
62년역사 한인회 전신은 ‘예일대 한인학생회'
커네티컷 문화센터 시작으로 본격 봉사의 길
한인회관 개관 눈앞...지역한인 구심점 될 것
커네티컷주 한인회는 미동부지역 한인회 역사 중 최장수라 할 수 있는 62년의 역사를 갖고있다. 강병국 한인회장을 만나 그의 이민사와 커네티컷 한인회의 활동에 대해 들어본다.
●커네티컷 한인회
커네티컷은 먼 듯하면서도 가깝다. 뉴욕과 북부 뉴저지 지역의 경제환경이 안 좋아지면서 커네티컷으로 한인 비즈니스 및 거주인구가 점점 늘고 있고 여러 조건이 비즈니스에 적합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현재 커네티컷 지역에 한인 5만~6만이 거주 중이며 수많은 업종에 한인들이 진출해있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여러 다양한 업종이 있지만 특히 주요업종인 네일살롱 300~400개, 세탁소 300~400개가 성업 중이다. 한인들은 주로 뉴헤이븐, 하트포드, 페어필드 등 대도시에 거주한다. 다소 보수적이지만 교육환경, 특히 파킹이 쉽고 밀집된 비즈니스 환경이 좋다.”
강병국 한인회장의 커네티컷 자랑이다. 그는 이곳에 살며 사업을 하고 있지만 수시로 플러싱, 맨하탄, 뉴저지를 넘나들며 한인사회 각종 행사에 참여한다. 사회사업과 문화, 교육 사업 등의 주요단체에서 그의 이름을 볼 수 있다.
“62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커네티컷 한인회의 전신은 뉴헤이븐에 소재한 예일대의 한인학생회다.” 1957년 예일법대 유학생을 중심으로 한인학생회가 결성되었고 1959년 현지한인들이 참여하며 뉴 헤이븐 한인회, 1976년 커네티컷 한인회로 단체명을 바꾸었다.
●서니사이드에서 웨스트포드로
1951년 경북 포항에서 태어난 강병국은 포항중과 포항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로 유학 갔다. 1970년 단국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에 입학, 1974년 ROTC 장교로 공병병과에 근무했고 단국대 본과대학원 건축학과에서 교수가 될 꿈을 키웠다.
인천대와 안양과학대 건축과 조교수를 역임한 뒤 1978년 공동저서로 ‘건축환경’과 ‘건축설계’ 두 권을 낸 바 있다. 강병국은 1980년 뉴욕 컬럼비아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하러 왔다.
“3남4녀중 여섯째로 태어났는데 아버지가 당시 수산업을 비롯 여러 비즈니스를 하셨다. 자연히 대학을 갈 때 앞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과가 어딘가를 생각했다. ”
그가 미국에 오자 한국의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미국의 건축장비와 부속을 구해달라는 부탁을 자주 해왔다. 그래서 강병국은 공부를 그만 두게 되었고 한국과 미국과의 무역을 시작했다.
무역회사 ‘Advent International’과 ‘퀸스 앤 프라이스’를 운영하다 보니 현지 비즈니스에도 눈을 뜨게 되어 1983년 가장 대중적이고도 안정적인 세탁업을 시작하게 됐다.
“1982년 필라델피아 텍스타일 칼리지를 나온 정명숙과 결혼, 퀸즈 서니사이드에 살면서 세탁소를 했고 돈이 모이면 다시 공부를 시작하겠다고 결심했다.”
강병국과 정명숙 슬하에 두 딸을 두었고 아내는 맨하탄 텍스타일 회사에 디자인을 팔기도 하고 후배와 패션사업을 동업하면서 내조했다. 현재 큰딸 제니스는 코스메틱 계통, 작은딸 캐론은 패션 계통에서 일한다.
1983년부터 퀸즈 서니사이드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다가 91년 보스턴으로 갔다. 다시 공부를 시작하려 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92년 8월 커네티컷 웨스트포트에 세탁소와 집을 사서 이주했다. 이때부터 커네티컷 사람이 되어 24년째 세탁소를 하고있다.
“한인들이 커네티컷 지역으로 몰려들고 한글학교가 필요했다. 100여명의 학생들이 공부할 동안 학부모들은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1994년 스탬포드 한인감리교회에 커네티컷 문화센터를 개설, 학부모를 위한 붓글씨, 도자기, 꽃꽂이 일반교양 교실을 열었고 약 5년간 이사장으로 일했다.”
●한인사회 봉사 시작
이처럼 강병국이 커네티컷 문화센터를 시작으로 한인사회 봉사를 본격시작한 것은 어렸을 적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한 부모님의 가르침으로 시작됐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끼니때가 되면 누구든 꼭 밥을 먹여보내는 것을 기본으로 남을 도와주는 것을 자라면서 봐왔다. 우리 세탁소 식구들도 우리 가족과 같이 보통 10년 이상 일하고 있다.”
강병국은 뉴욕지구 민주평통자문위원을 10대부터 14대까지 5대를 역임했고 1994~1996년 뉴욕지역 단국대 동창회 회장을 지냈다. 2008년 대뉴욕지구 한국대학 동문총연합회 회장 당시에는 웹사이트를 통해 30여개의 동문회 활동 일정과 유학정보, 인턴 프로그램, 젊음의 광장 등을 열었다.
또한 1999년 ROTC 대뉴욕지구 문무회 제20대회장, 2008년~2009년 대뉴욕지구한인미술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한국을 비롯 세계의 미술인들이 UN전시 및 맨하탄과 퀸즈지역 전시회를 통한 교류에 힘썼다.
강병국은 지난 2010년에 커네티컷 주 하원의원 출마를 준비 한 적이 있다.
“공화당 웨스트포드 아쿠디 시장의 선거 운동을 도와주다가 누구든지 깨끗한 사람, 봉사정신만 투철하면 정치를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들었다. 내가 그 지역의 다리를 놓겠다, 뭔가 업적이 될 만한 공약을 내세우기 보다는 시니어 센터를 잘 운영하여 댄스파티와 음악교실을 열어 삶의 기쁨을 선사하겠다는 직접 피부에 닿는 공약을 실천하고자 했다.”
주하원의원 출마를 준비하던 강병국은 이때 한국에 벌여놓은 비즈니스가 곤경에 처하면서 시기를 놓치고 만다. “15년 전 한국의 대왕 레미콘 회사를 구매하여 인척에게 맡기고 운영해 왔었다. 원래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가서 건축 건설업에 뜻을 두었다. 10년간 운영을 맡겨놓고 보니 건설경기도 안좋아지면서 적자 폭이 너무 커졌다. 그래서 한국에 당분간 있다가 결국 처분하고 빈손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정리하는 나이
“사업이나 정치나 다 때가 있다. 이제 66세로 삶을 정리하는 나이다. 즉 진정으로 사회봉사를 할 수 있는 나이다. 우리의 효(孝)와 예(禮)정신으로 겸손하게 봉사하려 한다. ”
커네티컷 지역이 보수적이고 조용한 지역이다 보니 한인회장 후보자 등록이 없자 한인회 이사회와 비상대책위원회가 ‘화합과 발전’이라는 슬로건 아래 2016년 1월30일 강병국 상임이사를 추대, 현재 1년간 회장을 맡고 있다.
강병국은 2004년에도 제48대 한인회장을 지내 전직회장이 현회장으로 재임된 것은 커네티컷 한인회 역사상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며 그의 통솔력이 남다름을 보여준다. 또한 아래위로 소통하는 원만한 성격을 알 수 있다.
“커네티컷 한인회장으로써 한인회의 화합과 한인회관 개관에 역점을 두겠다. 오는 6월 14일 골프기금 대회, 6월 25일 젊은세대 변호사그룹과 공동주최로 ‘한인회관 건축기금 모금 갈라를 연다. 이 기금으로 인테리어와 사무실집기 등을 마련할 것이다. 10년간의 커네티컷 한인사회 숙원사업의 완성이 눈앞에 있다. 현재 7만달러정도가 부족하다. 6월말~7월초순이면 한인회관을 개관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분들의 동참 바란다.”
커네티컷 한인회는 한국정부로부터 가장 건전한 해외한인회 중 하나로 인정받았고 한국의 동포재단에서 10만달러 한인회관 건립기금도 후원해주었다.
●한인참여없는 한인회는 필요없어
“회관이 문을 열면 커네티컷 한인들의 구심점이 될 것이고 앞으로 한인들을 위한 사업을 많이 하려한다. 뉴욕과 달리 지역이 멀다보니 소외감 걸리기 쉬운 노인들을 위해 노인대학을 열고 아이들 교육, 지역사회 한국문화 알리기, 한국말 하는 한인의사가 별로 없는 지역 특성을 고려하여 한인의사들의 적극적 유입에도 힘쓰겠다. ”
다만, 한인회관 건립과정에서 건물 구입지를 놓고 57대(건물이 협소)와 58대(별 문제없다)의 의견이 대립되었었다. 이러한 진통을 딛고 2015년 확정된 건물 (2073 State St Hamden, CT 06517)은 현재 공사가 90% 진행되었다.
“한인들의 참여가 없는 한인회는 필요없다. 그동안 다소 침체되었던 한인회의 화합을 위해 힘쓰겠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한인회, 적극적인 한인회, 빛나는 한인회로 만들겠다”는 그의 포부가 대단하다.
<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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