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슬림 판사도 불공정할 것같냐’ 질문에 “그렇다” 답변…‘이러다 선거 망치나’ 우려 고조
▶ 라이언-매코널-깅리치 등 주류인사 일제히 “동의도 용납도 못해” 비판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를 지지하긴 했는데 언행은 전혀 바뀌지 않고…'
미국 공화당 지도부를 비롯한 주류 진영이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를 당의 대선 후보로 받아들이고 지지를 선언하긴 했지만, 인종차별 등 전혀 바뀌지 않는 그의 언행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가 멕시코계 연방 판사를 비판해 논란을 자초한 데 이어 무슬림을 자극하는 발언까지 하면서 당내 우려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쥔 히스패닉계는 물론 이슬람계 등 소수계 유권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자칫 대선 본선은 물론이고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의원 선거도 망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트럼프는 5일(현지시간) CBS 방송 인터뷰에서 곤살레스 쿠리엘(62) 샌디에이고 연방지법 판사의 인종적 편향 가능성을 거듭 제기했다.
쿠리엘 판사는 사기 혐의로 법적 소송이 진행 중인 '트럼프대학' 사건과 관련해 대학 내부 서류 공개와 함께 대선 직후 트럼프의 법정 출석을 명령한 인물로, 트럼프는 그가 멕시코계이기 때문에 자신을 증오하고 재판을 불공정하게 진행하는 만큼 이번 재판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연일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쿠리엘 판사는 친(親)멕시코 성향이 아주 강한 단체나 클럽의 회원"이라면서 "그는 (나한테) 편견이 있다. 내가 멕시코 이민자들을 막기 위한 장벽을 건설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변호사를 통해 쿠리엘 판사를 재판에서 배제할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아마도 그렇게 할 것이다. 전에는 해본 적이 없어서 지금 방법을 찾는 중"이라고 답변했다.

폴 라이언 美하원의장
이어 트럼프는 사회자가 '당신이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했는데 그럼 무슬림 판사가 사건을 맡았어도 당신을 불공정하게 대우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가능하다. 전적으로 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사회자가 미국에서는 부모나 출신 국가에 따라 판단하지 않는 전통이 있다고 지적하자 트럼프는 "나는 전통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식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다. 그는 본인의 유산(멕시코 혈통)을 자랑스러워하는 그런 사람"이라며 거듭 쿠리엘 판사를 공격했다.
이런 트럼프에 대해 당의 주요 인사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쿠리엘 판사에 대한 트럼프의 비판 발언에 대해서는 이미 주요 인사들이 나서 잘못된 것이라고 제동을 건 상태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NBC 방송의 '밋 더 프레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그런 말에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다만 '트럼프를 인종차별주의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한 채 트럼프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뉴트 깅리치(오른쪽) 전 美하원의장(AP Photo/Jose Luis Magana)
트럼프의 부통령 러닝메이트 후보군에 속해 있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쿠리엘 판사는 미국인이다. 논란의 여지가 없고 그걸로 끝이다"고 단언하면서 "트럼프의 발언은 그가 한 최악의 실수 가운데 하나다.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 역시 앞서 트럼프 공식 지지 선언 다음 날인 지난 3일 지역 방송 'WISN'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쿠리엘 판사 제척) 생각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는 내가 동의할 수 없는 언행을 하는 것"이라면서 "그런 일이 있으면 때때로 나는 얘기를 해야 한다. 필요할 때마다 계속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트럼프가 최근 뉴멕시코 유세 때 당의 히스패닉계 대표 주자인 수산나 마르티네스 뉴멕시코 주지사를 겨냥해 "당신네 주지사는 일을 좀 더 잘해야 한다. 일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최근 MSNBC, 볼티모어 라디오 등 미 언론과의 릴레이 인터뷰에서 "그녀(마르티네스 주지사)에 대한 공격은 불행하고 불필요한 것"이라면서 "트럼프가 동료 공화당원을 공격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나는 그런 공격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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