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빌 게이츠에게 물었다
▶ “ 무인도에 간다면 가져가고 싶은 책은?”
만일 당신이 무인도에 혼자 남겨져 아무도 상대할 사람이 없이 살아야 하는 상황에 부딪친다면, 그때 꼭 가져가고 싶은 책 10권을 고르라면 어떤 책을 고르겠는가?
최근 뉴욕타임스의 편집자 아론 히클린(Aaron Hicklin)은 책벌레로 유명한 빌 게이츠에게 이 질문을 던졌다. 일년에 약 50권의 책을 읽는 것으로 알려진 게이츠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했다.
“무인도에 혼자 남겨지는 일은 보통 언제 일어날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 그러나 만일 내가 올 여름에 파선을 당해 무인도로 간다면 나는 최근에 읽은 멋진 5권의 책(내 서평 블로그에 이미 올렸다)과 함께 언제 읽어도 좋은 올타임 양서 5권을 가져가겠다”
다음은 빌 게이츠가 추천한 무인도에서 읽을 책 10선이다.
▲‘세베네브스’, 닐 스티븐슨(Seveneves by Neal Stephenson)
사이버 공상소설 작가 닐 스티븐슨이 쓴 2015년 소설. 지구 생명체의 종말을 맞게된 인류가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천체의 궤도와 비행선들에 관한 기술적 세부 묘사들이 너무 많아 지루하게 여길 독자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깊은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완전히 몰두하게 만든 좋은 책이다. (한국어 번역판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틀리지 않는 법: 수학적 사고의 힘’, 조던 엘렌버그(How Not to be Wrong: The Power of Mathematical Thinking by Jordan Ellenberg)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수학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가를 수학자가 명쾌하게 설명해준다. 수학이라는 딱딱한 주제임에도 재미있고 부드럽고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은 우리는 누구나 언제나 수학을 하면서 살고 있다는 것과 어떻게 하면 더 잘 활용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한달전 한국어 번역판이 나왔다)
▲‘사피엔스: 인류의 짧은 역사’, 유발 노아 하라리(Sapiens: A Brief History of Humankind by Yuval Noah Harari)
인류의 전체 역사를 들여다 보는 책으로 어떤 자리에서나 대화 소재로 좋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현재 인류와 함께 인공지능과 유전공학을 비롯한 테크놀러지가 앞으로 인간의 삶을 얼마나 변화시킬지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저자는 “앞으로 몇십 년 지나지 않아, 유전공학과 생명공학 기술 덕분에 인간의 생리기능, 면역계, 수명뿐 아니라 지적, 정서적 능력까지 크게 변화시킬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부자들은 영원히 살고, 가난한 사람들은 죽어야 하는 세상이 곧 도래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예측도 곁들이면서 인류가 멸종할 것인지 더 나은 진보를 이룩할 것인지, 어떤 미래를 만들 것인지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30개국어로 번역됐으며 한국에서는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이라는 제목으로 김영사에서 나왔다)
▲‘경쟁력’, 료이티와 히로시 미키타니(The Power to Compete by Ryoichi Mikitani and Hiroshi Mikitani)
1980년대 세계를 호령했던 일본이 왜 지금은 한국과 중국의 거대한 부상에 가려 힘을 잃었는지, 일본의 경제력은 다시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는지를 날카롭고 명민하게 해부한 책이다. 일본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의 창업자 히로시 미키타니가 그의 아버지 료이치 미키타니 고베대학 명예교수와 대화한 내용을 엮었다. (한국어 번역판이 나오지 않았다)
▲‘중요한 질문’, 닉 레인(The Vital Question by Nick Lane)
영국의 생물학자 닉 레인의 저서로 보다 많은 사람이 읽기를 원한다. 지구에서 생명체의 진화에서 에너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역설한 내용으로, 그의 주장이 세부적인 면에서 틀린 부분이 있을 지라도 우리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어 번역판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비즈니스 모험: 월스트릿 세계의 12개 이야기’, 존 브룩스(Business Adventures: Twelve Classic Tales from the World of Wall Street by John Brooks)
워렌 버펫이 추천한 책으로 1960년대에 쓴 책이지만 저자의 통찰력은 시대를 뛰어넘어 기업 경영의 룰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20여년전 읽었지만 지금도 최고의 비즈니스 서적으로 꼽는 책이다.(한국에서 ‘경영의 모험’이란 제목으로 번역판이 출간됐다)
▲‘위대한 개츠비’, F. 스캇 핏제랄드(The Great Gatsby by F. Scott Fitzgerald)
가장 많이 읽은 책이다. 멜린다와 함께 너무 좋아하는 책인데 거기서 나오는 한 구절을 우리집 벽에 아예 써놓았다. “그의 꿈은 너무 가까이 와있어서 바로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His dream must have seemed so close that he could hardly fail to grasp it.)
▲‘사랑과 논리의 자녀교육’, 포스터 클라인과 짐 페이(Parenting With Love and Logic by Foster Cline and Jim Fay)
유명한 정신과 의사 포스터 클라인과 자녀교육 전문가 짐 페이가 1990년 공동저술한 이 책은 세계 여러나라에서 자녀교육과 부모노릇의 가장 중요한 참고서로 읽혀져왔다. 세아이를 둔 빌과 멜린다 게이츠도 이 책에서 많은 영감과 교훈을 얻어 자녀들과의 갈등을 해결했다고 말한다. (한국서는 ‘아이는 책임감을 어떻게 배우나’라는 제목으로 번역서가 나와있다)
▲‘지속가능한 에너지’, 데이빗 JC 매케이(Sustainable Energy — Without the Hot Air by David JC MacKay)
클린 에너지에 대해 숫자상으로 생각해보게 만드는 아주 훌륭한 안내서로 이 주제에 관해서는 더 이상 좋은 설명을 기대할 수 없다. 특별히 가슴 아픈 것은 저자 데이빗 매케이가 지난 달 48세의 젊은 나이로 타계했다는 것이다. (한국어 번역판이 나오지 않았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스티븐 핑커(The Better Angels of Our Nature by Steven Pinker)
우리 안에 공존하는 ‘천사’와 ‘악마’를 들여다보며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인류는 어떻게 천사들이 악한 본성을 억누르고 점차 더 인도적인 세상으로 진화시켜 왔는가를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이며 인지 과학자이자 진화 심리학자인 스티븐 핑커가 낱낱이 파헤친다. 세상이 좀더 평화로워지고 있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이 과거 어느 때보다 덜 잔인하고 덜 폭력적이며 더 평화로운 시대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뉴욕타임스 본보특약> <사진 ny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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