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BTCA’보유 북한자산 7만5,700달러 압류
일 적군파 테러 피해자들에 배상금 지급 합의
DBTCA 보유 북한자산 총 40만 달러 상당 추정
미국의 독자적인 대북제재로 미국 내 금융기관에 동결돼 있는 북한 자산이 계속 몰수되고 있다.
미국 뉴욕 ‘도이치 뱅크 트러스트 컴퍼니 아메리카스’(DBTCA•Deutsche Bank Trust Company Americas)는 미 재무부 ‘외국자산통제국’(OFAC)의 대북제재 조치에 따라 동결 보유하고 있는 북한의 ‘조선국제보험회사’(KFIC•Korea Foreign Insurance Company) 자산 7만5,700 달러 상당을 미 연방법원에서 북한 당국을 상대로 테러 피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고소인들에게 넘겨주기로 합의했다.
■ DBTCA에 북한 ‘조선국제보험회사’ 계좌
미 연방 뉴욕남부지방법원 기록에 따르면 DBTCA의 변호를 맡은 ‘코빙톤 앤드 벌링 ’(Covington & Burling LLP) 소속 마크 김벨 변호사는 지난 달 29일 재판부 드니스 코트 담당 판사에게 편지를 보내 이 같은 사실을 공식 통보하고 승인을 요청했다.
김벨 변호사가 편지와 함께 법원에 제출한 ‘합의서와 신청 판결문’(Stipulation and Proposed Order)은 북한 당국을 상대로 총 3억7,800만 달러 배상판결을 받아낸 고소인들의 변호를 맡은 ‘더 버크맨 법률사무소’(The Berkman Law Office, LLC) 소속 로버트 톨친 변호사와 합의를 이뤄 지난 달 27일 공동 작성 서명된 것으로 DBTCA가 동결 보유하고 있는 KFIC의 돈 7만5,725달러59센트를 법정 배상판결 집행을 위한 ‘채권압류청구’에 따라 풀어주겠다는 내용이다.
합의서는 구체적으로 “DBTCA가 동결한 KFIC의 3개 계좌에 2016년 2월29일 현재 각각 6만5,993달러97센트, 1,923달러93센트, 7,807달러69센트 잔액이 있다”며 “이 돈은 ‘제너럴 리인셔런스 코퍼레이션’(General Reinsurance Corporation)의 자회사 ‘콜론 리인셔런스 컴퍼니’(Cologne Reinsurance Company)가 특정 재보험 계약과 관련 KFIC에 지급하기 위해 송금한 것으로 미 재무부 OFAC의 대북제재 조치에 따라 은행에 동결돼 있다”고 밝혔다.
합의서는 또 “유럽연합(EU)은 2015년 7월2일 이행규정을 통해 KFIC를 수익으로 북한 정권을 지원하는 북한 정부 기관이라고 지적했고 DBTCA, ‘제너럴 리인셔런스 코퍼레이션’, ‘콜른 리인셔런스 컴퍼니’는 KFIC가 북한 기관 또는 대행 기관이라는 사실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이 합의서 내용에 따라 KFIC 계좌를 북한을 상대로 내려진 손해배상 법정판결문 집행을 위해 넘겨주는 것에 아무런 이의가 없다”고 확인했다.
양측은 문제의 계좌들이 OFAC의 조치에 따라 동결된 만큼 합의서를 OFAC 수석 법무관에게 보내 60일 이내로 미국 정부의 이의가 없거나 동의 의사가 확인되는 즉시 코트 판사의 명령과 함께 DBTCA가 보유하고 있는 돈을 이전키로 합의했다.
EU 집행이사회는 2015년 7월2일 열린 회의에서 북한의 국영보험회사인 ‘조선민족총보험회사’(KNIC•Korea National Insurance Company)의 독일지사로 북한이 함부르크에 설립한 KFIC 및 관련자 6명을 자금 동결과 경제적 자산동결 명단에 추가한 바 있다.
EU 측은 당시 “해당 기업이 평양에 소재한 북한의 국영 조선민족총보험회사 본사의 통제를 받는 자회사로 북한 정권을 뒷받침하는 데 사용되는 상당량의 외환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재원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또는 다른 대량파괴무기 관련 프로그램에 기여할 수 있다”고 지적한 뒤 “평양의 조선민족총보험회사 본사는 기존 제재 대상인 39호실(김정은 비자금 담당 기구)과 연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자산 몰수 합의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로드 공항에서 1972년 5월 발생한 일본 ‘적군파’(JRA)의 무장공격 테러 사건 피해자들과 가족이 사건을 지원한 북한 당국에 책임을 물어 미 연방 푸에르토리코지방법원에서 북한을 상대로 얻어낸 손해배상금 판결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본보 2016년 4월20일자 A15면 기사>
■ 7개 뉴욕은행 상대 ‘채권압류청구’ 소송
이들은 연방 뉴욕남부지방법원에서 DBTCA를 포함해 북한 자산을 동결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7개 뉴욕 은행들을 상대로 ‘채권압류청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김벨 변호사는 앞서 2월19일 톨친 변호사와 피소된 은행들 변호인단이 모두 출석한 가운데 열린 법정 ‘협의회’(conference)에서 DBTCA가 2009년 3월11일 약 8,000 달러, 1999년 3월11일 5만2,000 달러와 1,500 달러 상당이 KFIC에 지급을 위해 송금됐기에 이들 자금을 동결한 사실을 밝혔다.
따라서 이번 합의에서 DBTCA가 3개 계좌에 2월29일 현재 총 7만5,725달러59센트 잔액을 확인한 것은 자금이 동결된 이후 원금에 계속 이자가 더해져 액수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DBTCA는 1993년 1월1일 ‘제네바세계교회협의회’(The World Council of Churches of Geneva)가 송금한 1만 달러를 포함해 10건에 달하는 북한 관련 추정 전산 송금을 차단해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톨친 변호사는 1992년 이후 DBTCA가 동결 보유하고 있는 북한 관련 자산을 총 40만 달러 상당으로 추정하고 이에 대한 ‘채권압류’를 위해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또 ‘뱅크 오브 차이나’(Bank of China)가 39만6,000 달러를 포함해 동결 보유하고 있는 9건의 북한 관련 전산 송금 거래, ‘시티뱅크’(Citibank N.A.)가 1990년 초에 동결한 2건, ‘유비에스’(UBS AG)가 1995년 1월18일 동결한 2건, ‘스탠더드 차터드’(Standard Chartered)가 1991년 12월4일∼1992년 8월26일 동결한 5만2,883달러20센트 등 은행들이 법정 명령에 따라 보유하고 있음을 자체 확인한 북한 관련 추정 동결자금에 대한 ‘채권압류’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코트 판사는 3월15일 ‘JP 모건 체이스 뱅크’(JP Morgan Chase Bank)에 은행이 동결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북한 자산 4,188달러3센트를 ‘채권압류’ 고소인 측에 넘겨주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는 북한의 ‘조선무역은행’(Foreign Trade Bank of DPRK)이 1995년 7월3일 ‘체이스 뱅크’를 통해 전산 송금을 시도했다가 중간에 차단 동결된 원금 2,706 달러와 그 이후 계속 축적된 이자로 OFAC의 대북제재 조치에 따라 미국 내 금융기관에 동결된 북한 자산이 ‘채권압류’에 의해 몰수된 첫 사례이다.
미국의 대북제재 조치로 동결된 북한 자산의 내역은 ‘대외 비공개 정보’로 분류돼 있어 규모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미 재무부가 연방의회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들에 따르면 대부분 북한 당국, 또는 북한 관리들의 이익과 연관된 제3자 명의의 미국 은행 계좌들이다.재무부는 연방의회에 제출한 가장 최근 보고서(2009년 11월24일)에서 2008년 12월31일 현재 미국이 동결한 북한 자산을 총 3,420만 달러로 그 중 3,400만 달러가 미국 내에 그리고 나머지 20만 달러가 미국 은행의 해외지사 또는 지점에 동결 보유돼 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앞서 2004년에 2,980만 달러, 2005년 3,050만 달러, 2006년 3,170만 달러, 2007년 3,180만 달러 북한 동결 자산을 연방의회에 각각 보고했다.
북한은 2008년 10월12일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됐지만 같은 해 6월26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연방의회에 이 같은 결정을 통보하며 함께 서명 발표한 대통령 행정명령 제13466호와 그 이후 추가로 내려진 대통령 행정명령들에 따라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이전에 취해진 북한 자산 동결 조치는 그대로 계속 유지되고 있다.
한편 영국 재무부는 지난 달 28일 북한 조선민족보험총회사의 평양 본사와 영국 런던지사를 독자적인 대북제재 대상에 추가했다고 발표했다.제재 대상은 자금과 경제적 자산이 모두 동결되며 제재 대상과의 금융거래도 금지된다.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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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본부=신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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