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NGO, 유엔에 위안부 문제 진상조사 요청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오른쪽에서 3번째)과 유순택 여사(왼쪽에서 3번째)가 11일 오후 3시30분 뉴욕 유엔본부 1층 ‘이스트 라운지’에서 위안부 길원옥 할머니(가운데)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관계자들과 면담을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에서 2번째는 윤미향 정대협 공동대표. <사진=유엔>
ICSA, 유엔인권이사회 31차 회의에 서면성명 제출
“한국 `정대협', 구체적 증거없이 공공사회 현혹”
“위안부들 교육시켜 세계곳곳서 증언하게 만들어”
일본군 위안부 제도의 강제성과 반인도적 성격을 전격 부정하는 일본 ‘민간비영리단체’(NGO)가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에 “사실에 입각한 새로운 보고서 제출”을 요구하며 일본 정부와 함께 추가조사를 실시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이는 뉴욕 유엔본부 사무국이 14일 공개한 유엔총회 공식문건 A/HRC/31/NGO/231호에서 드러났다. 문건은 유엔으로부터 ‘특별자문지위’(Special Consultative Status)를 획득한 ‘국제직업지원협회’(ICSA•International Career Support Association)가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 제31차 회의에 제출한 ‘서면성명’(written statement'으로 지난 7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보내져 하루 뒤인 8일 유엔총회에 회람됐다.
ICSA는 ‘종군위안부문제’(Issue of Military comfort women)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가 지난 달 16일 열린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제63차 회의에서 위원회에 지적한 3개 요점을 “▲그들(일본 정부)은 전면적인 조사 결과 일본 당국이 한국인 여성들을 강제로 성노예가 되도록 했다는 아무런 증거를 찾지 못했다, ▲널리 보고된 20만 명 여성 숫자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 ▲1944년 나온 미국 전쟁포로 심문 보고서 49호에 따르면 그들(위안부)은 급료가 좋은 매춘부들이었기 때문에 ”성노예“라는 표현은 사실과 상반 된다”였다고 강조했다.
ICSA는 또 “일본과 한국은 지난 해 12월28일 양국 사이의 논쟁적인 이 문제를 청산하자는 결론을 내렸다”며 “양국은 위안부 문제를 더 이상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상기시켰다. ICSA는 “그러나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하는 중요한 선동자가 한국에 있다”며 “소위 ‘정대협’이라고 불리는 이 단체 명칭의 한국어 뜻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로서 이름 자체만을 보아도 위안부 문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단체이다”고 지적했다.
ICSA는 “더 나가서 이 단체는 자신들의 명칭을 영어로 ‘일본에 의해 군사 성노예로 징집된 여성들을 위한 한국인 위원회’(The Korean Council for the Women Drafted for Military Sexual Slavery in Japan)라고 고의적으로 틀리게 번역해 한국 밖의 공공사회를 현혹시키고 있다”며 “그 이유는 단체의 목적을 꾸며내고 (위안부) 여성들을 가능한 한 최대한 처량하게 보이게 만들어 돈을 모금하기 위해서”라고 비난했다.
ICSA는 이어 “그들은 자칭 과거 위안부들을 단체가 사전에 교육시킨 말을 증언하도록 유럽,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여러 곳으로 끌고 다니고 있다”며 “그들의 증언은 여러 차례 바뀌고 그때마다 줄거리는 점점 더 슬픈 이야기가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ICSA는 이어 “일본군에 끌려가 지프(Jeep)에 실렸다”, “우리는 크리스마스 때에 특별히 더 바빴다”, “영어를 할 줄 몰라서 운전자와 대화를 못했다” 등 일부 증언들을 구체적 사례로 내세워 “일본은 당시 지프가 없었고, 기독교 국가가 아니어서 군인들에게 크리스마스 휴가가 주어지지 않았으며 일본군들은 영어를 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ICSA는 그러면서 “라다카 쿠마라스와미 유엔 특별보고관은 1996년 이처럼 꾸며낸 이야기들과 증언을 바탕으로 이 문제(위안부)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았다”며 “쿠마라스와미는 이 문제를 자신들의 돈벌이로 삼고 일본을 비방하려는 사람들에게 속았다”고 주장했다. ICSA는 따라서 “우리는 쿠마라스와미 보고서에 담겨있는 주장의 근거가 그릇됨이 증명됐기에 유엔 인권이사회가 일본 정부와 함께 추가 조사를 실시해 쿠마라스와미 보고서를 철회하거나 거짓이 아닌 사실에 입각한 새로운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 한다”고 밝혔다.
군사성노예 문제에 대한 유엔 인권위원회의 라디카 쿠마라스와미 특별보고관은 1996년 유엔에 제출한 조사결과 보고서에서 일본군이 세계 2차 대전 당시 아시안 여성들에게 가한 행위를 “군사성노예”(military sexual slavery)로 규정하고 그 같은 행위가 일반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일본은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뿐만이 아니라 가해자들을 처벌할 법률적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지난 1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윤미향 정대협 공동대표와 위안부 생존자 길원옥(89) 할머니를 면담하고 지난 해 말 이뤄진 한•일 정부의 합의를 환영한 성명을 내놓은 배경을 설명했다.
윤 대표는 이날 면담에서 반 총장에게 한•일 양국의 합의를 환영한 데 대한 유감 표명과 함께 유엔이 위안부 진상조사에 나서달라는 내용이 포함된 요청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면담에 앞서 스테판 듀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유엔본부 정오 브리핑에서 한•일 양국의 합의를 환영한 데 대한 반 총장의 입장 변화 여부를 문의한 본보의 질문에 “없다”고 확인했다.

미국 전쟁포로 심문 보고서 49호 <자료=미국 국립기록보관소>
인도에 수용돼있던 한국인 위안부 20명 조사결과 정리
“월평균 750엔 수입...다른곳에 비해 부유한 생활”
■미국 전쟁포로 심문 보고서 49호
‘국제직업지원협회’가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서면성명에 언급된 ‘미국 전쟁포로 심문 보고서 49호’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강제성과 반인도적 성격을 부정하는 일본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가장 앞에 내세우는 증거 자료이다.
미국전쟁정보사무소(USOWI) 산하 미 육군 인도-버마 전투지역 소속 심리전팀(PWT)이 1944년 10월1일 ‘일본군 포로 심문 보고서 49호’라는 제목으로 작성한 이 보고서는 인도 동북부 지역에 위치한 ‘레도 영창’(Ledo Stockade)에 수용돼 있던 한국인 위안부 여성 20명을 같은 해 8월20일∼9월10일 조사한 결과를 종합 정리한 내용이다.
총 7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는 ‘서문’에 이어 ‘모집’, ‘성격’, ‘생활과 근로환경’, ‘가격 제도’, ‘일정’, ‘지불과 생활환경’, ‘일본군에 대한 반응’, ‘일본군의 반응’, ‘군사상황에 대한 반응’, ‘후퇴와 체포’, ‘선전’, ‘요청’ 등 섹션으로 나눠 위안부 실상을 분석해 상세히 기록하고 첨부 부록페이지에는 20명 한국인 위안부 여성들과 위안부 시설을 관리한 2명 일본 민간인들의 신상정보가 첨부돼 있다.
PWT는 서문에서 “보고서는 일본인들이 어떻게 이들 한국인 ‘위안부 소녀들’(comfort girls)을 모집했고, 그들의 생활과 근무 환경, 일본군인들과의 관계와 반응, 그리고 군사상황에 대한 그들의 이해를 보여 준다”며 “‘위안부 소녀들’은 그저 매춘부일 뿐이거나 또는 일본군인들의 혜택(benefit)을 위해 일본군에 소속된 ‘전문직 야영지 수행자들’(professional camp follower)에 불과하다”고 결론지었다.
보고서는 모집 수법에 대해 “일본 요원들이 1942년 5월 초 동남아시아에 새롭게 점령한 일본 속령에 보낼 ‘위안부’로 한국인 소녀들을 모집하기 위해 한국에 도착했다”며 “이들 요원은 유인 수단으로 많은 돈, 가족의 빚 청산 기회, 쉬운 일과 외국인 싱가포르에서의 새로운 삶 기회 등을 선전했고 이 같은 허위 내용을 바탕으로 많은 소녀들이 '해외 군무에 적극적으로 참가'(enlisted for overseas duty)해 선불로 수백 엔(yen)을 포상 받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버마 미킨야에 도착한 한국인 ‘위안부 소녀들’은 2개 건물에 주어진 독방에서 생활하면서 일본군 장교와 병사들을 상대로 매춘을 해 월 평균 750엔(1,500엔 총수입에서 절반은 일본인 포주에게 상납) 상당을 벌었으며 음식과 옷, 구두, 담배, 화장품 등 원하는 물품을 매입할 돈이 넉넉해 “다른 곳들에 비해 버마에서는 ‘거의 부유한’(near-luxury) 생활을 했다”고 기록했다. 당시 일본군 일병의 월급(생활비 포함)은 10엔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는 이외에도 한국인 ‘위안부 소녀’들이 “버마에 있는 동안 자신들의 즐거움을 위해 일본군 장교들과 병사들과 함께 스포츠 행사, 피크닉, 연회, 사교만찬 등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며 “그들은 축음기도 갖고 있었고 근처의 도시에 가서 쇼핑하는 것도 허용됐다”는 내용 등도 담겨있어 위안부 생존자들의 진술과 상반된다.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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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본부=신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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