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걱정 말고 마음껏 웃으세요” 젊은 모델 내세워 광고
▶ 색상·디자인 등 노인용과 차별… 값 비싸도 잘 팔려
40대용 기저귀가 대박조짐을 보이고 있다.
젖먹이의 필수품인 히기스(Huggies) 브랜드로 자타가 공인하는 기저귀 업계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한 킴벌리-클락이 유아나 고령자 대신 40대를 겨냥한 일회용 요실금 기저귀 ‘디펜드 실루엣’을 앞세워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최근 TV에 등장한 킴벌리-클락의 디펜드 실루엣 광고는 기존의 요실금 기저귀 제품 광고와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우선 등장하는 모델이 젊어졌다. 흰 머리의 기존 모델 대신 갓 40을 넘긴 ‘롱 다리’ 미녀가 시종 활짝 웃는 모습으로 광고를 이끌어간다.
요실금에 걸리면 소리 내어 웃을 때 오줌을 지리곤 한다. 하지만 디펜드 실루엣을 착용하면 걱정할 게 없다는 메시지가 담긴 광고다.
개인 케어용품의 대명사로 통하는 킴벌리-클락의 북미지역 사업본부장인 제이 갓레이브는 “그늘 속에 묻혀있기엔 성인 요실금 시장이 너무 커졌다”는 말로 디펜드 실루엣의 출시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잡지와 TV에 등장한 광고에 대해 “일반인들을 등장시켜 요실금이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재미를 곁들여 부각시키려 했다”고 밝혔다.
성인 기저귀 시장의 성장세는 종이에 기반을 둔 주요 가정용품들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추적단체인 U.S.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8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성인용 기저귀 판매량이 오는 2020년에는 27억달러로 뛰어오르며 48%의 가파른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비해 유아용 기저귀는 2020년 63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면서 지난해 수준에서 2.6%의 성장세를 기록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U.S.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은 또 향후 10년 안에 킴벌리-클락과 프락터&갬블(P&G)의 성인용 기저귀 매출이 유아용 기저귀 판매고를 앞설 것으로 내다봤다.
치열한 상호경쟁관계에 있는 킴벌리-클락과 P&G의 관계자들은 출산율 저하와 기대수명 증가에 힘입어 성인용 기저귀 시장은 엄청난 성장잠재력을 갖추었다고 입을 모았다.
아기들은 시간이 지나면 기저귀에서 해방되지만 요실금에 걸린 성인들은 그렇지가 않기 때문에 수요가 줄어들 염려가 전혀 없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전반적인 인구 고령화를 감안하면 요실금 기저귀에 대한 베팅은 상당한 이문을 보장받는 확실한 투자다.
비뇨기 건강문제를 다루는 재단인 ‘유로러지 케어 파운데이션’의 통계에 따르면 성인 3명당 한 명은 방광을 컨트롤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들 중 80% 이상이 여성이다.
오줌을 지리는 요실금의 주된 원인으로는 임신과 출산, 당뇨병과 비만, 노화에 수반되는 신체기능저하 등이 꼽힌다.
수요가 마르지 않는 성인 요실금 기저귀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려는 제조업체들의 마케팅 캠페인은 찔끔찔끔 ‘새는 방광’을 미화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수치스럽게 보이지 않도록 만드는데 초점을 맞춘다.
킴벌리-클락은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인디 팝 밴드 캐피털 시티스를 앞세워 뉴욕에서 성인 기저귀 상품 판촉을 위한 무료 콘서트를 개최했다.
그뿐 아니라 킴벌리-클락은 자사 종업원들이 하체에 팬티처럼 생긴 성인용 기저귀만을 착용한 채 생산공장을 돌며 랩 타령을 쏟아내는 비디오까지 제작했다.
이들이 읊조리는 랩 가사도 재미있다. 요실금은 연령을 불문하고 누구나 걸릴 수 있다며 증세가 있다면 주저 없이 바지를 끌어내리고 기저귀를 착용하라는 권고를 담은 랩이다.
조지타운 대학에서 마케팅을 가르치는 모리엔 모리스 타운스 교수는 “성인용 기저귀 제조사들은 너싱홈 입주자들뿐 아니라 40대나 50대, 혹은 그보다 젊은 연령대에 속한 매력적인 사람들도 얼마든지 평상복 아래 성인용 기저귀를 찰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실금 브리프는 남성용과 여성용이 따로 있으며 여러 가지 스타일의 제품이 나와 있다. 얼핏 보기에는 보통 속옷과 비슷하고 컬러도 다양하다.
킴벌리-클락의 최신제품은 유아용 기저귀처럼 마켓의 선반 위에 차곡차곡 쌓여있는 것이 아니라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 면팬티처럼 반듯하게 개켜진 채 진열대 고리에 달려 있다.
소비자들은 박스에 난 투명한 창을 통해 흡수성이 강한 1회용 기저귀의 색상과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다.
10개의 브리프가 담긴 ‘디펜드 실루엣 액티브 핏’(Depend Silhouette Active Fit) 한 박스는 월마트닷컴(Walmart.com)에서 11.97달러에 판매된다. 낱개로는 장당 1달러20센트다.
이에 비해 유아용 기저귀 ‘허기스 스너그 & 드라이’는 44개 들이 한 박스에 7.97달러, 낱개로는 개당 18센트씩에 팔린다. 아무래도 성인용이 유아용보다 비싸다.
킴벌리-클락은 광고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액티브-핏 실루엣 브리프의 광고에 등장할 모델을 캐스팅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성인용 기저귀 대변인으로 활약했던 은발의 여배우 준 앨리슨보다 한 세대 젊은 모델과 ‘브랜드 홍보대사’를 구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준 앨리슨은 이미 고인이 된 구세대 인물이다.
성인용 기저귀 광고에 기용된 새로운 얼굴 가운데는 코미디언이자 TV스타인 셰릴 언더우드(52)와 즉흥시의 대가 마이티 마이크 맥기(40) 등이 포함된다.
유로노미터의 티슈 및 위생용품 리서치 헤드인 스베트라나 우두스리바이아는 킴벌리-클락의 신상품인 디펜드 실루엣과 P&G의 올웨이즈 디스크릿은 기존의 제품에 비해 부피가 얇기 때문에 겉옷 안에 착용해도 표가 잘 나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소비자들에게 질 맞게끔 디자인됐다며 후한 평가를 내렸다.
스베트라나는 “이들 2개 제조업체의 신상품은 오줌을 많이 지리는 사람들, 다시 말해 보다 심각한 유형의 요실금을 앓는 소비자들에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 나온 성인용 기저귀 판매가 강력한 성장세를 보인다는 사실은 기존의 소비자들보다 젊은 40~50대 요실금 환자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킴벌리-클락의 대변인은 “추측컨대 아직도 상당수에 달하는 40~50대 요실금 환자들이 노인용으로 만들어진 상품을 구입하기가 껄끄러워 생리대 등 사용목적이 완전히 다른 상품을 대용품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요실금은 “나이든 사람들의 문제”라는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40대는 물론 50대 소비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기존의 노인용 기저귀 구입을 가급적 피하려든다는 설명이다.
젊은 나이에 노인용 기저귀를 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는 탓이다.
그래서인지 요실금 기저귀 신상품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모니터의 추산에 따르면 미국 요실금 의류 비즈니스의 절반이상을 담당하는 컴벌리-클락의 지난해 관련제품 매출은 전년대비 56%의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비해 P&G와 테나(Tena) 브랜드 제조사인 스웨덴의 스벤스카 셀룰로사는 각각 9%와 7%의 성장률을 작성했다.
킴벌리-클락과 달리 P&G는 2014년 올웨이즈 디스크릿을 첫 출시한 이후 줄곧 여성용 요실금 기저귀만을 생산한다. 여성 소비자들은 올웨이즈 브랜드에 익숙하다. 올웨이즈 브랜드가 요실금 기저귀뿐 아니라 생리대와 라이너 등 광범위한 여성용 개인위생용품을 망라하기 때문이다.
P&G의 유아 및 여성 케어 비즈니스 북미지역 담당 부사장인 유리 헤르미다는 “여성들 사이에서 올웨이즈 브랜드의 인지도는 상당히 높다”며 “특히 젊은 여성들이 믿고 찾는 브랜드”라고 말했다.
그러나 요실금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P&G는 킴벌리-클락의 적수가 못 된다. 이 분야에서 확실한 우위를 달리는 킴벌리-클락은 지난해 또 다른 관련제품인 ‘포이즈 임프레사’를 선보이는 등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여성전용 상품인 포이즈 임프레사는 지린 소변을 흡수하기보다는 오줌을 흘리는 것 자체를 방지하는데 도움을 주게끔 고안됐다. 마치 탬폰처럼 질 안에 삽입하는 이 제품은 요로를 받쳐줌으로써 소변이 새어나가는 것을 멈추게 도와준다.
이 제품의 주된 타깃은 이른바 스트레스성 요실금을 앓는 여성이다. 스트레스성 요실금은 웃거나 재채기를 할 때 심지어 춤을 출 때 방광의 통제력을 약화시켜 오줌을 지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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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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