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라는 체제는 어떻게 정의를 내려야 하나. 스탈린주의의 마지막 보루다.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은 강경공산주의체제다. 많은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답이다.
아니다. 북한체제는 일본의 군국주의를 벤치마킹한 체제다. 인류학자인 브라이언 마이어스의 주장이다. 북한은 헌법 개정을 통해 공산주의란 말을 모두 빼버렸다. 그리고 스스로를 선군주의체제라고 선포했다.
그 선군주의라는 게 그렇다. 마이어에 따르면 1930년대 일본의 군국주의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거다. 이른바 ‘김일성 민족’라는 것도 그렇다. 순수혈통을 강조하는 등 일본 군국주의가 내세운 ‘야마토 민족’의 모조품이라는 것이다.
북한의 일본군국주의 따라 하기는 상징조작에서도 발견된다. 김일성이 백마를 탄 사진은 히로히토가 백말을 탄 모습을 그대로 카피했다. 김일성에게 붙여진 대원수란 칭호도 군국주의 일본이 천황 히로히토를 대원수로 부른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일본을 ‘원쑤’라고 부르며 반일(反日)을 내세우는 북한체제는 사실에 있어서는 군국주의 일본의 복사판이란 이야기다.
그래서인가. 최근 김정은 체제가 디딘 잇단 행보는 꽤나 친일적(?)으로 보인다. 수소폭탄인가 뭔가를 실험했다. 그리고 한 달도 못 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 잇단 조치가 아베 일본총리의 정치적 입지를 부쩍 강화시켜주어 하는 말이다.
그 한 케이스가 헌법개정문제다. 지난해 7월 아베의 자민당이 중의원에서 안보 관련법을 강행해 처리할 때 일본국회의사당 앞에는 12만 여명의 반(反)아베 시위대가 몰렸었다. 김정은의 잇단 불장난 이후 반대 목소리는 쑥 들어갔다.
김정은의 행보는 아베에게는 엄청난 이득을 안겨 주었다. 중국의 시진핑에게는 어떤가.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중국 외교부가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자 중국의 웨이보에는 ‘그 외교부가 유감’이라는 조롱이 난무했다.
그리고 8,000여명의 중국 네티즌 대상 여론조사결과 2/3이상이 미국이 북한을 파괴하는 것을 지지한 것으로 웨이보는 밝혔다. 이 여론조사 결과는 당국의 검열에 걸려 바로 삭제됐다. 무엇을 말하나. 중국당국이 몹시 당황해 있다는 사실이란 게 뉴욕타임스 보도다.
거의 손아귀에 들어 온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새가 그만 날아갔다. 김정은의 막가파식 행보가 시진핑의 중국에 끼친 손실을 시드니 모닝 헤랄드는 이런 식으로 묘사했다.
중국으로 기울었다. 박근혜 정부의 한국이다. 그 한국이 미국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의와 관련해 내린 논평이다.
동시에 이 신문은 중국을 위해 ‘충정어린’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김정은 체제 같은 깡패 나라를 감싸는 정책은 중국의 이해(interest)에 해만 끼칠 뿐이라고. 왜냐면 일본의 우경화는 물론이고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입지만 강화시켜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진핑의 중국은 도대체 언제까지 천방지축 날뛰고 있는 저 소년 독재자를 감싸고 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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