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조사를 위해 자연을 탐방했다. 이를 계기로 영감을 얻게 됐다. 도시에서 자라서 자연에 대한 감각을 상실한 상황이었는데 많은 것을 배웠다. 자연이 얼마나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인지 표현하려고 노력했다."피터 손(39) 감독은 4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굿 다이노'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드니스 림 픽사 대표 프로듀서, 김재형 애니메이터가 자리를 함께 했다.
디즈니·픽사의 20주년 기념작이자 16번째 영화인 ‘굿 다이노'는 겁쟁이 공룡 ‘알로'와 야생 꼬마 ‘스팟'의 놀라운 모험과 우정을 넘어선 교감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디즈니·픽사 최초로 아시아인 출신으로 감독 자리에 오른 한국계 피터 손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피터 손 감독은 “공룡인 알로가 인간 꼬마인 스팟을 통해 자연을 배우는 이야기를 그렸다"라며 “인간을 애완동물처럼 묘사해 자연을 지배하려 했던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담으려고 했다. 내가 자연을 배우게 된 여정이 그대로 담기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 때문에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한국에 오게 돼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감정이 북받쳐온다"는 소감을 전했다. “부모는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어머니는 영화를 사랑했던 사람이다. 뉴욕에서 과일 가게를 했는데, 장사가 잘 될 때면 우리는 항상 영화를 보러 갔다. 부모가 영어를 잘 못해서 영화 내용을 일일이 통역해줘야 했다."“그러다 ‘덤보'를 보게 됐다"며 “어미 코끼리와 아기 코끼리가 같이 등장하는 장면이었는데, 통역이 없어도 어머니가 완전히 몰입해서 전체 내용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때 가슴이 뜨거워졌다.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애니메이션의 힘을 느꼈다. 그래서 모든 애니메이션에 대해 배우고 싶었다"며 애니메이션의 꿈을 키우게 된 이유를 밝혔다.
피터 손 감독은 2000년 픽사 스튜디오에 합류한 후 ‘니모를 찾아서'(2004) ‘인크레더블'(2005) 등에서 스토리보드 작업을 했고, 올해 ‘굿 다이노'로 첫 장편 애니메이션 연출을 맡았다.
‘라따뚜이'(2007) ‘몬스터 대학교'(2013) 등에서는 성우도 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엉뚱한 수집가 ‘우드부시' 목소리를 연기했다. “제작진과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내가 ‘이런 목소리로 연기하면 재미있겠다'고 말하며 목소리를 선보인 적이 있다. 광기 어린 목소리로 연기했는데 제작진이 좋아했다. 감독으로서 체면을 지켜야 하니까 거절했는데, 제작진 측에서 요청해 맡게 됐고 재미있게 연기했다."“피터 손 감독과 드니스 림 프로듀서는 영화의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었다. 영화 대사가 적은 편이기 때문에 몸의 동작이나 표정을 명료하게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미국에서 애니메이션 감독이 되기 위한 자질을 묻자 피터 손 감독은 “감독으로서 가장 중요한 자질은 스토리텔링 능력"이라며 “새로운 것을 어떻게 영화에서 구현하고, 전체 팀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어떻게 이끌어나가는 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영화나 역사에 대한 이해도 감독이 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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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효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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