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호의 지상파 복귀작… 이창민 감독·윤현호 작가
유승호(22)의 지상파 복귀작인 SBS TV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이 9일 첫 전파를 탔다.
절대기억력을 가진 천재 변호사가 억울하게 수감된 아버지의 무죄를 밝혀내기 위해 거대 권력과 맞선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자이언트’와 ‘마이더스’ ‘미녀의 탄생’ 등을 연출한 이창민 감독과 영화 ‘변호인’의 윤현호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첫 화는 아직은 고등학생인 서진우(유승호)가 법 없이도 살 아버지가 ‘서촌 여대생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법정으로 끌려가기까지 내용이 그려졌다. 미래에 애틋한 사이가 될 서진우와 이인아(박민영)는 기억력이 비상한 고등학생과 발랄한 법대생으로 첫 만남을 가졌다. 인아가 진우를 도둑으로 오인해 경찰서까지 가게 되나 진우가 비상한 기억력으로 소매치기범을 잡아내면서 위기를 모면한다.
악역인 일호그룹의 후계자 남규만(남궁민)은 이날 드라마의 중심축이 되는 대형사고를 친다. 자신이 주최한 퇴폐적인 파티에 영문도 모르고 노래를 부르러 온 여대생에게 눈독을 들이고, 이후 여대생은 참혹한 시체로 발견된다. 피해 여대생은 기억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긴 서지우의 아버지 서재혁(전광렬)과 절친한 친구의 딸이며, 이인아와는 같은 동네 사는 고교 동창생이다.
전개는 빨랐으나 내용은 다소 어수선했다. 논리적 허점도 보였다. 제작보고회에서 지적된대로 영화 ‘베테랑’과의 유사성도 보였다.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재벌가의 망나니 아들이 사고를 치고, 그 사고의 피해자가 선량한 시민이라는 점에서 ‘베테랑’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실제로 남규만의 ‘안하무인’ 행동이라든지, 고위층 자녀들의 문란한 파티 장면 등이 그랬다. 남규만과 그의 비서실장인 안수범(이시언)이 고교동창이라는 설정에서는 영화 ‘주먹의 전설’(2102)이 연상됐다. 재벌 2세나 3세를 소재로 하면 흔히 차용하는 설정이라 피할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다.
그보다는 시체 발견 이후 전개되는 내용에서 논리적 허점이 보였다. 서재혁이 우연히 길을 잃었는데 마침 그곳에 시체가 있어 쉽게 발견한다든지,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이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한다든지, 법정 앞에서 서재혁과 서지우에게 시민들이 달걀을 던지며 분노하는 장면 등은 너무 우연이고 과하게 다가왔다. 물론 흉악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이렇게 높은 분들과 일반 시민이 분노한다면 반가운 일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대통령이 움직일 정도로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될 규모의 사건은 아니다. 일호그룹 회장이 아들의 사건을 빠르게 수습하기 위해 압력을 넣었다고 해도 이 정도 선까지 움직이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영화 ‘더 테러 라이브’(2013)가 문득 떠오른다. 이 영화에서 테러범은 무고하게 희생된 아버지의 한을 풀기위해 한때 잘나가던 앵커를 이용해 그저 높은 분의 사과를 요구한다. 하지만 공권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본을 쓴 작가가 영화 ‘변호인’의 윤현호 작가라니 좀 더 여유를 갖고 지켜볼 일이다. 유승호는 보기만 해도 훈훈한 외모로 눈을 즐겁게 했다. 어딘가 남자다운 느낌도 풍겼다.
그건 그렇고, 이 드라마는 애초 휴먼 법정 드라마로 소개됐는데 어느 순간 휴먼 멜로 드라마로 장르가 바뀌었다. 지난 10월 제작사 로고스필름 측은 “‘리멤버’는 재판 위주의 본격 법정 드라마가 아닌, 사람이 중심에 서있는 법정 휴먼 드라마”라며 "법정 공방보다는 법정 밖의 숨 막히는 사투로 이야기가 채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SBS는 방송을 앞두고 휴먼 멜로 드라마로 표현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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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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