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 테러 후 프랑스 찾는 관광객 뜸해져, 테러 직후 항공사·호텔 등 예약 줄 취소
▶ 자연재해 경우 보다는 단기간 내 회복

최근 에펠 탑을 찾은 한 여성. 지난달 13일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 참극 이후 파리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프랑스는 주요 수입원인 관광산업이 위축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파리 테러 사건이 터진 후 몇 시간 지나지 않아 항공사, 호텔, 여행사들은 예약들이 줄줄이 취소되는 사태를 맞았다. 불안해진 여행객들이 파리 방문 계획을 없었던 일로 한 것이었다. 록 콘서트와 식당, 카페에 둘러앉은 파리 시민들 그리고 외국인 방문객들을 표적으로 삼은 테러 공격으로 그날 파리에서는 130명이 죽고 수백명이 부상했다. 그런데 이들 테러로 위협을 받은 것은 사람들만이 아니다. 프랑스의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테러 사건으로 관광산업이 위협 받는 도시들이 늘고 있다. 런턴, 마드리드, 베이루트, 뭄바이 등 이들 일련의 도시 명단에 파리도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조사 결과에 의하면 테러 공격이 여행과 관광 산업에 미치는 충격은 장기적으로 볼 때 자연재해로 인한 영향 보다는 덜 하다. 프랑스로서는 이런 분석이 갖는 의미가 크다. 프랑스는 세계에서 가장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곳으로 지난해 8,4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했다. 여행 및 관광산업은 프랑스 경제의 거의 9%를 차지한다.
호텔 체인과 항공사 여행사 등 관광업계를 아우르는 세계 여행 및 관광 위원회가 주도한 이번 연구에 의하면 런던과 마드리드의 경우 폭탄 테러 이후 줄어든 외국인 방문객 숫자가 회복 되는 데 그리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대규모 테러 공격사건 이후 관광업이 회복하는 데 대략 13개월 정도가 걸린 것으로 이 조사 결과 확인되었다. 반면 자연 재해 이후 관광산업이 회복 되는 데 24개월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테러 공격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고 한곳에서 발생하고 한번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관광협회의 데이빗 스코우실 회장은 말한다.
여행 자료 분석 회사인 포워드키스의 올리비어 제이거 회장에 의하면 파리 행 비행기 예약 취소는 테러 사건 후 닷새 정도만 계속되었다. 한편 앞으로의 여행을 위한 비행기 예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정도 줄어들었다. 테러 영향이 앞으로 몇 달간 지속되리라는 사실을 시사한다.
“여행, 특히 휴가 여행은 타격에 매우 약하지만 반면 복원력이 뛰어나기도 하다“고 제이거 회장은 말한다.
“사람들은 현재로서 휴가여행 예약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건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상식적인 것이지요. 여행 안 간다고 탓할 수는 없습니다.”전문가들은 현재 파리의 분위기가 침체되어 있고,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단시간 내에 회복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지난 2004년 마드리드의 기차역 폭발 사건을 예로 들면, 당시 191명이 사망한 대형 사건이었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사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는 불과 몇 주밖에 걸리지 않았다.
런던에서는 지난 2005년 버스와 지하철 연쇄 폭탄 테러 사건들로 52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 숫자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테러로 인해 관광객이 급감하고 여전히 회복되지 않는 나라들도 있다. 테러 공격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데다 종종 외국인 방문객을 표적으로 하는 경우들이다.
튀니지의 경우, 올해만 해도 여러번 테러 공격을 당했다. 지난달에는 자살폭탄 테러로 대통령 경호원 12명이 목숨을 잃었고 지난 3월에는 수도 튀니스의 바르도 박물관이 공격을 당해 22명이 사망했다. 그 대부분이 유럽인 관광객들이었다. 그리고 지난 6월에는 수스 해변에서 총기난사범의 총탄에 38명이 떼죽음을 했다. 이곳은 영국 관광객들의 인기 휴양지이다.
이들 지역의 경우는 도저히 회복이 불가능한 지점을 넘어선 게 아닌가 두렵다고 제이거 회장은 말한다.
“튀니지에서는 정말이지 관광산업이 되살아날 희망이 없습니다.”이집트 역시 관광객이 급격히 감소했다. 지난 2010년 시작된 정치적 회오리인 아랍의 봄 이후 연간 방문객이 500만명이나 줄었다. 그럼에도 이집트를 찾는 방문객은 연간 1,000만명에 달한다. 그들 중 대부분이 러시아인들로 샤름 엘 시크 해변 휴양지가 특히 인기다.
그런데 이번에 샤름 엘 시크를 이륙한 러시아 비행기가 격추되면서 이집트 관광업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되었다.
지난주 브리티시 항공과 유럽의 저가 항공사인 이지제트는 샤름 공항행 비행을 전면 중단했다. 최소한 오는 1월까지는 운항하지 않을 예정이다. 그런 다음 날 또 다른 자살 폭탄 테러로 시나이 반도 북부의 한 호텔에서 7명이 사망했다.
에어버스의 파브리스 브레지에 사장은 항공여행 업계는 테러 위협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테러 위협이 있어도 어떻게 대처하면 되는 지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자연재해가 닥친 나라에서는 관광산업이 회복되는 데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경우 기본적 사회간접자본들이 파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04년 타일랜드 쓰나미 이후, 그리고 2010년 아이티 지진 이후 외국 방문객들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 까지는 14개월~22개월이 걸렸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가 쓰나미와 원전 파괴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후 일본을 찾는 외국인 방문객은 28% 감소했다. 그렇지만 2년이 채 못돼 외국인 방문객 수는 반등했다. 2013년이 되자 일본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 숫자는 1,000만명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전 방문객 숫자를 20%나 넘어서는 숫자이다.
이렇게 방문객이 전에 없이 많아진 데는 엔화 약세와 비자 정책 완화가 큰 몫을 했다. 일본 정부 추정에 의하면 지난 9월까지 올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1,450만명으로 지난해의 1,340만명을 이미 넘어섰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외국인 방문객 숫자가 9.11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5년이 걸렸다. 하지만 근년 비자 신청을 간소화 하면서 입국 외국인 숫자가 크게 늘었다. 2009년 5,400만명에서 2014년 7,500만명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파리 테러 등 최근의 테러공격 사건들이 관광산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지를 알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한다. 그보다 테러가 당장 야기하는 가장 큰 피해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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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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