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식업계 새로운 앱 기술 큰 인기… 즉석 가격비교·주문 가능
▶ 식재료비용 10% 가량 절감시켜 줘, ‘다인 마켓’등 관련기업 속속 창업

뉴욕 르 서크 식당 종업원이‘다인 마켓’을 통해 구입한 야채를 운반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4성급 혹은 5성급 식당들을 책임지는 유명 셰프들과 식품 전문가들은 너무 자신감이 넘쳐 보통 다른 이들의 조언은 물론 간섭을 싫어한다. 특히 메뉴를 위해 어떤 식재료룰 구입해야 할지에 관해서는 더욱 그렇다.
창업기업인 ‘다인 마켓’의 관계자들이 식당들에게 수십만 달러, 심지어 수백만 달러를 절약해 줄 수 있다며 자신들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셰프들에게 접근했을 때 이들이 보인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스파이크 TV의 ‘프랑켄푸드’ 진행자이자 뉴욕과 마이애미의 루어 피시바 식당 파트너인 스타 셰프 자쉬 카폰은 “이 비즈니스에 30년간 몸담아 오는 동안 이런 종류의 접근이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2012년 이들의 소프트웨어를 시험적으로 사용해 보기로 한 이후 지금은 자신이 소유한 4개 식당 모두에 이 테크놀러지를 도입했다.
유명 셰프인 다니엘 불러드도 마찬가지다. 다인 마켓 공동창업자인 아디 드로는 “다니엘과 12번 만남을 가진 후에 그는 마침내 사인을 했다”고 밝혔다. 드로는 13개월 동안 끈질지게 전화를 하고 미팅을 한 후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6개 식당을 가지고 있는 불러드는 “새로운 테크놀러지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불러드와 카폰은 식재료 구입 방법을 간소화하기 위해 다인 마켓의 테크놀러지를 사용하고 있는 식당 업주들 가운데 일부다. 르 서크, 블락헤즈 레스토랑, 마이클 회이트의 식당 그룹, 그리고 셀리브러티 셰프인 바비 플레이 등이 이들과 계약을 했다. 브루클린 칼리지 같은 학교들과 뉴욕의 르 파커 메리디언 같은 호텔들도 다인 마켓의 앱을 사용하고 있다.
다인 마켓은 식당들과 식재료 공급업체들을 클라우드 상에서 연결시켜 준다. 크고 작은 식당들은 온라인을 통해 100개 이상 업체들의 가격을 비교하고 주문 할 수 있다. 원스탑 샤핑 방식이다. 식당들은 레몬에서부터 밀가루까지 모든 것을 살 수 있으며 가장 싼 가격을 찾을 수 있다. 구입 절차를 간소화하고 아이템별로 가장 좋은 가격을 찾아 주문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식당의 지출을 평균 7~15% 줄여준다고 다인 마켓은 설명했다.
다인 마켓은 업자들에게서 매출의 2%를 커미션을 받는다. 올 수익은 70만달러 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수익은 18만달러였다. 아직은 미미한 액수지만 다인 마켓은 앞으로 3년 내에 미국 내 모든 주요시장 식당들에 진출한다는 게획을 갖고 있다. 목표는 2018년까지 2만개 식당을 고객으로 확보한다는 것이다. 미국 내 식당들이 매년 식재료 구입에 지출하는 돈은 2,700억달러에 달한다. 다인 마켓의 공동창업주인 가이 프레이슬러는 “이것은 우리 마켓”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과제도 만만치 않다. 고급식당들은 다인 마켓을 통해 생선과 고기류를 구입하는 걸 꺼린다. 이 물품은 식재료 구입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대신 이들은 돈을 더 주더라도 믿을 수 있는 곳에서 구입하려 한다. 그리고 이런 업체들은 대부분 다인 마켓 리스트에 올라가 있지 않다.
또 경쟁도 있다. 소서리, 임프로배니아, 그리고 셰프모드 같은 경쟁업체들이 출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실시간 가격비교 서비스는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월 사용료를 부과하는 곳도 있다. 한 식당 업주는 월 사용료를 부과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다인 마켓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첫 주문에서 10%를 절약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인 마켓의 초기 투자가들은 이 업체가 식당 예약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오픈테이블 같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온라인 식당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픈테이블은 지난 2014년 26억달러에 프라이스라인에 팔렸다.) 2014년 다인 마켓에 120만달러를 투자한 캘리포니아 멘로팍 소재 벤처캐피탈 기업 콜럼버스 노바의 에드먼드 곤잘레스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두 개 식당에서 다인 마켓의 앱을 시험적으로 사용해 봤다. 곤잘레스는 “같은 품질의 아보카도 한 케이스를 140달러에 살 수 있는데 200달러에 구입하겠느냐”고 반문하며 다인 마켓 서비스에 만족해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해 보스턴대학과 뉴욕 테크놀러지 인스티튜트를 졸업한 프레이슬러는 소비자 전자제품 웹사이트인 센토어와 소매상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인 디빅스, 그리고 온라인 패션스토어인 엔바이트 등의 창업에 관여했다. 그는 16개 식당을 거느린 셰프 드리븐 그룹의 컨설턴트로 일한 것이 계기가 돼 다인 마켓 창업을 하게 됐다. 그는 식당들의 식자재 구입 절차가 너무 비용이 높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걸 발견했다. 이것을 자동화하고 디지털화해 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로 했다.
프레이슬리는 “나는 이것이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셰프 드리븐 그룹의 구매책임자인 드로와 프로그래밍 전문가인 친구 가브리엘 루수를 고용해 자신의 개념을 구체화했다. 하지만 셰프들을 설득하기란 쉽지 않았다. 리턴 콜을 받거나 미팅만 정해져도 성공이었다. 7명에 1명꼴로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일단 사용해 보도록만 하면 비용절약을 확인하고 고객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의적이 되어야만 했다. 드로는 “셰프를 만나기 위해 일주일 동안 같은 식당을 찾아 저녁을 먹은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어떤 때는 주인은 호의적인데 셰프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드로는 이런 셰프들과 시간을 더 보내며 신뢰를 쌓으려 노력했다.
또 특정 업자들과의 거래가 편안한 식당들은 새로운 시도를 기피했다. 르 서크의 구매책임자인 케빈 카살은 다인 마켓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청소용품 구입은 15%, 야채의 경우 5~10%정도 비용을 줄일 수 있었지만 아직도 어류와 고기는 기존 업체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인 마켓이 현재 300개 정도인 고객 식당수를 2만개를 늘린다는 목표는 현실적인 것일까. 지금까지 다인 마켓은 식당 수 늘이기에 주력해 왔지만 앞으로는 고객들을 가져올 수 있는 업체 확보에 한층 더 주력할 계획이다. 큰 업체 하나는 대개 200개 이상의 식당들을 고객으로 갖고 있다. 100개 이상의 큰 업체만 새로이 확보해도 2만개 식당은 결코 허황된 목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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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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