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해서 더 밉다. 최근 안방극장에는‘밉상’ 열전이 펼쳐지고 있다. 남의 남편을 뺏고도 당당한 불륜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남을 짓밟는 것도 서슴지 않는 악독녀,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거짓말을 일삼는 뻔뻔녀 등 다채로운 악녀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이들이 악행을 저지르는 이유도, 방법도 제각각이다. 과연 누가 더 밉상일까?
<조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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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 있어요’박한별 (이렇게 당당한 불륜녀라니)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 박한별은 SBS 주말극‘애인 있어요’(극본 배유미·연출 최문석)에서 유부남인 연구실 선배 최진언(지진희)을 사랑하는 강설리 역을 맡아 활약 중이다.
극 초반에 등장한 강설리는 일반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불륜녀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었다. 늘어진 티셔츠에 질끈 묶은 머리 등 수수함으로 무장해 선배 진언의 마음을 뺏었다. 진언의 아내인 도해강(김현주) 앞에서도 당당하다. 유부남을 사랑하고도“사랑이 내게 왔을 뿐”이라고 조곤조곤하게 말한다.“사랑해야 되는데 사랑 안 하는 사람들이 불륜 아니냐”며 자신의 사랑을 정당화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극 중 4년의 시간이 흘렀고 강설리의 모습 역시 변화했다. 화려하고 더 세련돼졌지만 이번에는 자신이 진언을 빼앗길 상황에 처하게 됐다. 기억을 잃은 해강과 진언이 있는 모습에 분노한 그는 해강의 뺨을 때리고“너에겐 안 뺏겨”라고 발악했다. 과거 자신이 해강에게서 진언을 빼앗았을 당시는 전혀 떠오르지 않는 모양이다.
여러 작품에 출연해 왔던 박한별이지만 이렇듯 강렬한 캐릭터는 처음이다. 뻔뻔한 불륜녀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내며 그는 중년 여성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국민 불륜녀’라는 수식어까지 붙었다. 그는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내가 했던 작품들 중에 최고로 꼽힐 만큼 주변 반응이 뜨거운 것 같다”면서“주변에서 인사치레로‘잘 봤어’가 아니라 스토리를 꿰뚫고 계신다. 내가 느끼는 체감은 국민 드라마다”고 뜨거운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발칙하게 고고’채수빈 (삐뚤어질 대로 삐뚤어졌다)
고등학생이 맞나 싶다. 남을 음해하고 헐뜯는데 능하다. 채수빈은 KBS 2TV 월화미니시리즈‘발칙하게 고고’(극본 윤수정 정찬미·연출 이은진 김정현)에서 어머니(고수희)의 강압적인 교육열에 짓눌린 완벽주의 우등생 권수아 역을 맡았다.
착하고 선한 얼굴과 다르게 자신의 스펙을 쌓기 위해서라면 친구의 뒤통수를 치는 일도 거리낌 없다. 만년 전교 2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친구인 강연두(정은지)와 전교 1등 김열(이원근)의 사진을 찍어 풍기문란죄로 고발하고, 담배로 인해 위기에 닥친 자신을 감싸준 연두에게 오히려 따귀를 선사한다. 연두가 자신을 동정하자 그의 가장 친한 친구에게 바로 복수를 하는 등 권수아는 삐뚤어질 대로 삐뚤어졌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자신과 어머니가 주도했던 스펙 몰아주기 비리를 담임 양태범(김지석)이 방송국에 제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분노하며 그를 성추행범으로 몰아가기도 했다.
앞서 방송된 KBS 2TV 주말극‘파랑새의 집’에서 밝고 긍정적인 캐릭터를 소화했던 채수빈이 물오른 연기력으로 악독한 10대의 면면을 그리며 호평을 얻고 있다.
권수아는 어머니의 기대에 대한 부담감과 밝고 친구가 많은 강연두에 대한 부러움 등이 삐뚤어진 자존심과 열등감으로 발현되어 끊임없이 악행을 저지른다. 채수빈은 마음 속 깊이 갈등하고 또 초조해하는 권수아의 모습 역시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현실감을 더하고 있다.
★‘내 딸 금사월’박세영 (밑도 끝도 없는 악녀)
험담, 도둑질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밑도 끝도 없는 악녀의 탄생이다. 박세영은 MBC 주말극‘내 딸, 금사월’(극본 김순옥·연출 백호민 이재진)에서 오혜상 역을 맡아 악랄한 면모를 선보이고 있다. 오혜상은 잘나가는 건축사 오민호(박상원)의 양딸로 자신의 뜻대로 안되면 눈물부터 흘린다. 원하는 바가 생기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쟁취하려고 한다. 가난한 아빠가 싫어서 친아빠와 주오월(송하윤)을 원장실에 가둬 붕괴사고 당시 탈출을 하지 못하게 하는 악독한 행위는 시작이었을 뿐이다.
금사월(백진희)의 자리를 가로챈 것은 물론 사월이 작성한 건축 아이디어 스케치를 훔쳐 자신이 한 것처럼 뽐내고 의기양양하다. 여기에 민호와 사월 사이를 이간질하고, 누명을 씌우는 등 어떻게 해서든지 사월을 쫓아내려고 중상모략을 꾸민다. 박세영은 부담감을 안고 촬영에 들어갔다. 앞서 김순옥 작가의 드라마‘왔다 장보리’에 등장한 악역 연민정(이유리)과 비교되며‘제2의 연민정’이라고 불렸기 때문. 그동안 주로 밝고 건강한 캐릭터를 연기해온 박세영이기 때문에 과연 어떤 악녀를 그려낼지 관심을 모았다.
박세영은 사람에 따라 철저히 달라지는 오혜상 역을 독기 어린 눈빛과 간담이 서늘해지는 표정 연기로 그려내고 있다. 과연 그가 극이 끝날 때까지‘제2의 연민정’이라는 수식어를 뗄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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