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수도·개스 끊겨, 오지·빈민지대 상황 깜깜
네팔에서 81년만에 발생한 최악의 지진으로 27일 현재 4,000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가운데 생존자들은 폐허로 변한 수도 카트만두의 전기와 개솔린, 식수, 현금과 위생시설 부족 등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현지의 전화와 인터넷 연결망도 극히 부분적으로만 가동되고 있어 생존자들은 구조상황과 친척들의 생사확인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계속되는 여진의 공포 속에서 이틀째 뜬 눈으로 밤을 세웠다.
강도 7.8도의 강진이 카트만두 인근을 강타한 지 48시간이 지났지만 산악지대에 자리 잡은 오지 마을에는 아직도 구조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어 정확한 피해 집계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산간지역 빈민지대에서는 전체 가옥의 70%가량이 무너지는 등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져 시간이 지날수록 인명피해는 늘어날 전망이다.
게다가 26일부터 일부 지역에 호우가 쏟아져 산사태 우려마저 대두됐다. 다행히 27일 오전 비는 그쳤으나 구조작업은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학교는 이 날도 폐쇄됐고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았으며 은행도 영업을 하지 않았다.
또 현금 자동인출기(ATM)는 전력공급이 안 돼 가동이 중단됐으며 주유소 앞에는 모터사이클과 차량에 휘발유를 주입하려는 주민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네팔 관방장관인 리라 마니 파우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재민들을 위한 텐트가 긴급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히고 무너진 구조물로 뼈를 다친 부상자들이 많아 정형외과 전문의, 생존자 수색에 필요한 구조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국제사회의 신속한 지원을 호소했다.
한편 카트만두의 거리는 여진의 공포 탓에 귀가를 포기한 주민들로 인해 수도 중심부인 투디크헬에 거대한 텐트촌이 형성됐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여진이 계속되고있는 가운데 조만간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뒤따를 것이라는 소문이 난무, 주민들의 공포감이 더욱 커진 상태라고 밝혔다.
카트만두의 버스 터미널은 여진의 공포에 떠밀려 시내를 벗어나기 위해 승차권을 구입하려는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이로 인해 좌석표 품귀현상이 발생하면서 평소 장당 4달러에 거래되던 티켓이 20~25달러 선에서 암거래되고 있으나 이마저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지진으로 폐쇄됐던 공항 운영이 재개되자마자 항공권 구입에 나서면서 공항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식수난도 생존자들의 어려움을가중시키는 요인이다.
군인들이 동원돼 거리에서 생활하는 대피자들에게 물을 배급하고 있으나 차량부족 등으로 인해 원활한 식수공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치안 유지도 시급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카트만두 소재 남아시아 정책연구소의 스리다르 카트리는 “(지진 피해지역) 주변에 경찰이 보이지 않는다"며 “늘어날지 모르는 약탈행위를 막을 공권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영경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