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난데일은 코리아타운인가, 아닌가? 한인들은 스스로 이 지역을 자랑스럽게 코리아타운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미국 주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한인들이 많은 ‘애난데일’일 뿐이다. 얼마 전 NVAR 부동산 세미나에서 재개발 지역 건물주의 57%가 한인이라는 통계가 발표돼 큰 관심을 끌었지만 LA나 뉴욕 같이 한인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는 지역으로 분류하기는 아직 어려운 실정이다. 또 그렇게 ‘한국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타운으로 완전히 변모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도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역 상권의 실세로 통하는 한인들이 애난데일의 미래의 방향을 결정짓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굳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지역 개발과 투자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한인 비즈니스와 커뮤니티가 함께 발전하도록 힘쓰는 ‘주인 의식’도 절실히 요구된다.
애난데일이 포함된 메이슨 디스트릭의 페니 그로스 수퍼바이저의 주문도 그것이었다. 대부분 군소 건물을 소유해 대형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동참하기는 어려워도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합하면 ‘윈-윈’ 전략이 가능하다는 지적이었다. <본보 11일 A1면 보도>
지난 5일 가졌던 본보와의 인터뷰를 정리했다.
40-50년 내다보는 재개발 참여는 큰 이득
볼링장 자리 첫 아파트 콤플렉스 2017년 입주
영어간판 설치 등 한인 주인의식 갖고 참여를
-애난데일 건물주의 57%가 한인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거의 정확하리라 생각한다. 문제는 소유한 부동산들이 대부분 작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이제는 이를 통합시키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에 와있다.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수익은 많지 않다. 파트너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말이다.
-한인들을 어떻게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시킬 수 있을까?
▲그들의 건물을 보면 대부분 낡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라이프 사이클이 거의 끝났다. 앞으로 20-30년을 보려면 뭔가를 해야 한다. 그러나 한인 건물주들의 문제점은 재개발을 위한 기금이 얼마 없다는 점이다. 몇년 전 발표된 카운티 종합 재개발 계획은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그것의 요체도 공동개발이라고 할 수 있다. 개발에 참여하면 더 큰 이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적극 계몽해야 한다.
-건물주의 57%가 한국인이라는 통계 자체가 시사 하는 바는 뭔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약 25년 전 애난데일은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었다. 상점들이 빠져나가고 비즈니스가 줄어들었다. 극장도 문을 닫고. 한인들이 들어오면서 활성화시키기 시작했다. 리스 가격이 적당했고 적당한 크기의 비즈니스가 많았기 때문이다. 큰 것이 필요 없었다.
그러나 한인타운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한인 커뮤니티에 국한되지 않은 많은 다른 비즈니스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인들이 애난데일을 살려놓은 것만은 틀림없다. 한가지 또 주목해야할 것은 대부분의 건물주, 사업자들이 애난데일에 거주하지 않고 옥튼, 버크 등 다른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애난데일은 비즈니스를 하는 곳으로 인식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제 다음 단계가 무엇인가,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에 주목해야할 시점에 이르렀다. 많은 사람들이 이 정도의 상태에 만족하지 않고 애난데일을 더 좋은 비즈니스 지역으로 발전시키고 싶어한다.
-1995년에 처음 수퍼바이저로 선출될 당시 애난데일은 어땠나?
▲당시에는 한인들과 다른 주변 상점들, 주민들과 대화가 별로 없었다. 아웃리치에 노력했다. 한인들은 ‘콘소시엄 비즈니스’도 구성했었다. 식당은 위생 문제, 장비 문제, 부엌 문제 등으로 민원이 많이 들어왔었다. 소주도 이슈가 됐었다. 이것은 카운티가 아니라 주 전체의 이슈여서 주의회로 갔다. 몇 년 뒤 챕 피터슨이 판매를 합법화했다. 문화적 변화라고 볼 수 있다. 한인 식당들을 위한 위생 세미나도 열었고 도움이 컸다. 카운티 정부는 한인식당들의 문화를 많이 이해하게 됐다. 이제는 이곳이 식당, 비즈니스 등 모든 것의 종착지가 됐다.
-한인 비즈니스가 커뮤니티 발전에 더 기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카운티가 규정한 영어 사인을 예로 들어보자. 물론 내용은 표현의 자유 때문에 함부로 규제할 수 없지만 주민들에게 어떤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알게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것이 최소한의 에티켓이 아니겠는가. 누구든 어느 정도의 영어는 읽을 수 있다. 영어는 사업 언어다.
며칠 전 수퍼바이저들의 회의에서 설리 디스트릭의 대지 용도 논의와 관련 비즈니스의 영어 사인이 한국어 등 외국어사인과 크기가 같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었다. 그러나 거부됐다. 그렇게까지는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었다. 사업이 성공하려면 최소한 영어 사인 정도는 작더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크햄 스트릿 개발이 몇 년 전부터 논의가 되고 있지만 진전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없다. 리조닝을 몇 달 전에 끝냈다. 12층, 업스케일 주상복합 아파트단지로 변경됐다. 내년부터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믿는다. 2017년부터는 입주가 시작될 것이다. 첫 아파트 콤플렉스다. 아주 멋진 건물이 될 것으로 믿는다. 젊은 전문 직업인이나 은퇴를 앞둔 부부 등이 대상이 될 것이다.
-처음 발표되는 공사 계획인가?
▲그렇다. 지금은 ‘사이트 플랜(site plan)’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중이다. 300개의 유닛으로 구성된다. 상하수도라든지 개발 과정이 다소 복잡한 면은 있다. 파킹장이 지하와 건물 뒤편에 위치한다. 산책로가 있는 긴 공원이 조성된다. 과거에 한인 개발업자들이 시도했다가 무산됐는데 마침내 일이 성사되는 것이다. 웹 패밀리와 서던 매니지먼트가 소유한 땅인데 웹 패밀리는 애난데일의 여러 곳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가족이다.
-마크햄 개발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다른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는데.
▲다른 개발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리라 믿는다. 많은 사람들이 애난데일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뛰어들려 하지 않는다. 이 지역 개발도 한 가족이 소유한 땅이라 쉬웠다. 앞으로 공사에 어려움이 없으리라 본다. 애난데일을 포함한 주변 지역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이다. 애난데일은 대체적으로 건물들이 낡아서 40-50년을 내다보는 새로운 건축이 필요하다.
처음 한인들이 애난데일에 들어오기 시작했을 때 이 지역에는 빈 건물들이 많았다. 그러나 한인들이 들어오면서 이 지역은 크게 활성화됐지만 그 정도에 그쳤다. 신축되는 건물들이 거의 없었다. 한인이 소유하고 있는 K-마트 지역도 개발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기대된다. 다만 투자자를 어디서 구하느냐가 문제라고 본다.
1991년 처음 당선돼 지금까지 수퍼바이저로 있는 페니 그로스는 오는 6월 당내 예비경선을 거쳐 11월 다시 재임에 도전한다. 워낙 민주당이 강한 지역이고 그로스 수퍼바이저가 주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서 승리 가도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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