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다룬 팟캐스트 인기 돌풍에 언론들 재조명
MD항소법원 내달 관련 공청회
15년 전 볼티모어의 한인 여고생 피살 사건을 다룬 미국의 한 팟캐스트 프로그램이 전세계적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본보 11월 20일 보도) 볼티모어 지역 언론들도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재조명하고 있다.
볼티모어 선지는 11일 온라인 보도를 통해 관련자들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이 사건을 되짚어보고 있고, WMAR(abc ch2) TV도 홈페이지에 이 양에 관한 특별 섹션을 만들어 이 양 관련 보도들을 모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시리얼(Serial)’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10월 초부터 배포되기 시작한 이 팟캐스트는 1999년 볼티모어카운티 우드론고교 12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혜민 양(당시 18세)이 살해된 실화를 다룬 일종의 논픽션 라디오 드라마다. 당시 피해자의 동급생인 아드난 무수드 사이드가 범인으로 지목돼 종신형 더하기 30년형을 선고받았는데 ‘시리얼’의 제작자이자 사회자인 사라 코닉은 사건을 재구성해 아드난이 진범이 맞는지, 아니라면 진실이 무엇인지를 파헤친다. 코닉은 전직 볼티모어 선 기자이다.
피살된 이 양은 실종된 지 27일 만에 볼티모어시 서부 리킨 파크 숲속에서 암매장된 변사체로 발견돼 한인사회에 충격을 줬다. 경찰은 사체 발견 19일 뒤 파키스탄계인 아드난을 범인으로 체포했다. 이 양과 아드난은 한 때 사귀었으나 관계를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기록에 의하면 당시 검찰은 아드난이 이 양이 새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을 질투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셀폰 기록 및 아드난 친구의 진술을 증거로 삼았다. 그 친구는 아드난이 이 양의 시신을 묻는 것을 도왔다고 자백했다. 하지만 범행과 관련된 다른 증인이나 물적 증거는 없었다.
당시 메릴랜드대법대 교수였던 사이드의 변호인은 제자들을 동원, 사이드의 보석결정시 나타날 유족과 한인사회의 반응을 탐문하고, 사이드가 아직 유죄가 확정되지 않은 10대 청소년 미결수임을 들어 재판을 불구속 상태에서 받을 수 있도록 동정을 호소했고, 파키스탄계 커뮤니티도 석방탄원운동을 전개했다. 이에 메릴랜드한인안전대책위는 재판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한인사회에 호소했다.
윈저 밀에 거주하고 있는 아드난의 가족들은 당시 아드난이 결백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들은 최근 되살아난 아드난에 대한 관심에 “지금까지 모든 사회와 격리돼 살아야 했다”며 “사라졌던 삶이 되돌아온 것 같다”며 반색하고 있다. 그들은 가족 페이스북에 많은 격려들이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이 양의 남동생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당신들이 매일 밤 비통에 잠겨 우는 당신들의 어머니를 본 적이 있냐”며 팟캐스트 팬들의 관심에 분노를 나타냈다.
당시 안전대책위원장인 이영식 씨는 1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오래된 사건이어서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한인들이 추모집회 및 범죄 규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며 “만약 사이드가 범인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다시 조사해 진범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릴랜드 항소법원은 최근 이 케이스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고, 내달 사이드가 변호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논란에 대한 공청회를 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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