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다.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한다. 그런데 정작 돈이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자칫하면 돈의 노예가 되어 허덕거리게 된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돈은 최선의 종이요, 최악의 주인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는데, 돈의 주인이 될지 종이 될지는 우리 마음에 달린 것이다. 돈이라는 괴물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동서양을 막론하고 돈에 대한 속담이나 격언이 매우 많은 것을 보면, 인간사에서 돈이 얼마나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우리 속담에도 돈에 관한 것이 참으로 많다. 그런 속담들을 잘 새겨 보면, 돈에 대한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우리 속담을 인용해서 돈의 정체를 살펴보면 아마 이런 식이 될 것 같다.
쌀독에서 인심 나고, 가난 구제는 나라님도 못한다고 하였으니 돈을 벌기는 벌어야겠는데, 어떻게 벌어서 어떻게 쓰는 것이 사람다운 길일까?사람 낳고 돈 낳지, 돈 낳고 사람이 낳지 않았다고 하지만, 돈에 침 뱉는 놈 없고,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고, 돈이 제갈 량이요, 돈만 있으면 개도 멍첨지라 했으니, 돈만 있으면 못할 일도 없고, 안 되는 일이 없는 세상이라.
어디 그뿐인가 돈이 돈을 벌고, 돈 놓고 돈 먹는 세상이요, 99가마 가지고 있는 놈이 1가마 가지고 있는 사람 것을 빼앗으려 하는 비정한 세상이니, 저마다 한 푼이라도 더 벌겠다고 아귀다툼이라. 하지만 돈이란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써야 하는 법인데, 사람들은 저마다 정승처럼 편하게 벌어서 재벌들처럼 비자금으로 감춰두고 싶어 하니 탈이라.
티끌 모아 태산(泰山)이니, 돈을 모으고 싶으면, 돈을 물 쓰듯 하지 말고, 개미 금탑 모으듯 하며, 소같이 벌어서 쥐같이 먹어야 한다. 굳은 땅에 물이 괴고, 강물도 쓰면 줄어드는 법이니, 검소하고 절약하는 마음이 단단한 사람이라야 재산을 모을 수 있다.
있는 재물을 감꼬치 빼먹듯 하거나, 묵은 장 쓰듯 아끼지 않고 헤프게 써서는 안 된다. 돈 일전을 천히 여기는 사람은 일전 때문에 울 일이 생기는 법이니, 돈 한 푼 쥐면 손에서 땀이 날 정도로 아껴라.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지만, 누님 떡도 커야 사 먹는 법이라, 어쩌다 값싼 갈치자반이 맛만 좋은 수도 있지만, 대개는 싼 게 비지떡이니 조심할 일이다.
돈은 앉아서 주고 서서 받는 요물이라, 그러니 아무리 주머닛돈이 쌈짓돈이라지만, 부자간에도 돈은 헤아려주고 헤아려 받아야 한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지만, 빚진 죄인이요, 빚쟁이 발을 뻗고 잠을 못 자는 법이니 빚을 조심하라. 되도록 빚을 지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부잣집 외상보다 비렁뱅이 맞돈이 좋다고 했으니, 장사에는 외상을 경계해야 하는 법.
뜻밖에 운이 좋아 호박이 넝쿨째로 굴러 떨어지는 수도 있지만,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놈이 받는 일이 없도록 조심할 것.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지만, 동냥은 못할망정 동냥자루를 찢어서는 안 될 일…잘 씹어보면 하나하나가 돈의 정체와 속성을 정확하게 밝힌 교훈의 말씀들이다. 오늘날의 비즈니스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속담도 많아서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이처럼 많은 우리 속담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부지런한 부자는 하늘도 못 막는다, 돈 모아 줄 생각 말고 자식 글 가르쳐라, 황금 천냥이 자식 교육만 못하다는 가르침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가장 좋은 유산은 공부시키는 것이요, 자식을 위해서 재산을 물려주는 것보다는 공부를 가르쳐 지식을 물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
이야기가 나온 김에 돈에 관한 서양의 명언 몇 가지 보너스.
재산이 많은 사람이 그 재산을 자랑하고 있더라도, 그 돈을 어떻게 쓰는지 알 수 있을 때까지는 그를 칭찬하지 말라. -소크라테스
돈의 가치를 알아보고 싶거든 나가서 남에게 돈을 꾸어달라고 요청해 보라. 적에게 돈을 꿔주면 그를 이기게 되고, 친구에게 꿔주면 그를 잃게 된다. -벤자민 프랭클린
<김종인 / 이태리광학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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