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가 오늘 조기 투표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이번 선거에서는 주지사를 비롯 연방 하원의원과 주상·하원의원, 주감사원장 및 검찰총장, 카운티 이그제큐티브와 카운티의원 등 지역 발전과 생활에 영향을 주는 정치인들을 선출한다. 어느 선거보다도 ‘민생’과 가까운 선거인 셈이다.
이번 선거에서 메릴랜드 한인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메릴랜드주지사 선거와 두 한인 후보의 주하원의원 도전이다.
민주당의 앤서니 브라운 부지사와 공화당의 래리 호건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주지사 선거는 호건 후보의 부인 유미 호건 씨가 한인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민주당 예선을 가볍게 통과한 마크 장 및 데이빗 문 후보는 민주당 우세 지역을 지역구로 두고 있어 메릴랜드 한인 이민사상 최초의 주하원의원 탄생이 한꺼번에 두 명이나 이루게 돼 기대가 크다.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혼전 양상에 접어든 주지사 선거의 경우 우선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에 비해 두 배나 많은 메릴랜드에서 민주 후보를 바짝 따라 잡은 호건에게 눈길이 먼저 간다. 그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브라운이 낙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꾸준히 세를 늘린 끝에 오차 범위에 가깝게 격차를 줄여 당선 기대도 나오고 있다.
호건의 선전을 보노라면 지난 7월 30일 한국에서 실시된 재보궐선거에서 전남 순천, 곡성 지역에서 당선된 새누리당의 이정현 의원이 떠오른다. 이 의원은 전통적 야당 텃밭인 호남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는 26년만에 처음으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득표율도 49.4%에 달했다.
그는 ‘야당 깃발만 꽂아도 당선되는 곳’에서 상대후보의 막강한 조직력과 중앙당의 중진들이 총출동하는 지원을 제치고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정현의 승리요인은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발로 뛰면서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인 점이 높이 평가된다.
또 당 지도부의 지원을 마다하고 자전거를 타고 홀로 다닌 이정현 의원의 선거운동 방식은 오만에 사로잡힌 야당보다 정치혁신과 지역발전을 바라는 지역민의 마음을 녹였다.
호건도 유사한 길을 걷고 있다. 브라운에 비해 훨씬 많은 발품으로 지역 곳곳을 돌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고, 현장뿐 아니라 TV토론에서 돋보였다. 브라운은 유권자들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경제와 세금에 관해 호건에 이슈를 선점 당했고, TV광고는 자신의 정견이나 공약보다 호건 공격에 치중해 많은 유권자들의 빈축을 샀다.
한인에 대한 두 후보의 태도 또한 확연히 구분된다. 브라운은 지난해 10월 한인 후원자들의 모금행사에만 참석, 선거자금을 가져간 뒤 한인사회를 찾지 않았다.
한인을 대상으로 한 공약도 찾기 힘들다. 당선을 확신하기에 한인들의 표심에 거의 무게를 두지 않는 듯했다.
반면 호건은 끊임없이 한인사회의 문을 두드렸다. 가두에서, 교회에서, 단체 행사에서 모습을 보이고 지지를 호소했다. 부인 유미 씨의 헌신적인 운동도 한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호건은 한국 국적기의 BWI 취항 등 한인들을 위한 굵직한 공약도 내걸었다.
이제 한인들이 정치적 힘을 보여줄 때이다. 자만한 후보보다 한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치인을 선택하고, 미주 최초로 한인 주지사 부인을 배출하는 것이 한인들에게 더 의미있지 않을까 생각해 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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