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화제의 동문회 - 25년간 매달 모임갖는 광주여고
▶ 셋째 주 토요일 저녁 남편도 동반 도란도란 우정 나누며 얘기꽃
25년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달 모임을 갖는 광주여고 동문과 가족들이 18일 모임에서 친목을 다지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우린 기네스북에 올라도 될 거에요”
이미 중년을 넘어 나이가 지긋한 친구들이 이렇게 말하며 아직도 꿈 많은 여학생들처럼 깔깔대고 웃는다. 여고 동창생들의 남편들도 서로 친한 친구들처럼 박장대소를 하며 맞장구를 친다.
불황으로 각박해진 살림살이에 1년에 한 번 얼굴 마주보기도 힘들다는 동문회인데, 같은 학교를 나온 동창과 가족들이 한 달에 한 번 어김없이, 그것도 25년 동안이나 계속 모임을 이어오고 있는 동문회가 있어 화제와 귀감이 되고 있다. 바로 광주여자고등학교 총동창회(회장 정금자) 내 친목모임(총무 최숙현)이다.
“무궁화 삼천리 호남벌판에 높이 솟은 서석봉 정기를 안고… 광주여고 빛~나거라”이번 달 셋째 주 토요일이었던 지난 18일, 시계가 오후 6시를 가리키기 10여분이 남았지만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한 대부분의 동문들로 약속 장소인 세리토스의 한 식당의 자리는 어느 새 꽉 찼다.
매주 셋째 주 토요일마다 25년을 이어온 광주여고 동문 친목모임은 이날 팜스프링스에서 100여마일 달려온 동문까지 모이자 학창시절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내 화기애애한 열기가 가득 찼다.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던 동문들은 “졸업한지 벌써 50여년이 지났지만 우리 교가는 언제 들어도 정겹고 잊어버릴 수가 없어”하며 교가를 흥얼거리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다.
광주여고 친목모임은 총동창회의 80%에 해당하는 동문들이 매달 같은 날짜 같은 시간에 부부동반으로 모여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조언도 얻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회포를 푼다.
보통의 부부동반 모임을 보면 남편들의 모임에 아내가 동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광주여고 모임은 언뜻 보면 남편들의 모임인 것처럼 이미 서로를 잘 아는 듯, 남편들은 형님, 아우하며 서로 환한 웃음으로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눈다. 아내들보다 남편들끼리 서로 더 친해 보일 정도다.
참석한 남편들은 “대부분 아내들보고 내조의 여왕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외조의 왕이지”하고 한 목소리로 껄껄 웃는다.
“난 꼭 친정에 온 것처럼 여기만 오면 마음이 편해”라며 운을 뗀 광주여고 8회 졸업생이자 정행자 초대 회장은 “1989년도에 4명의 동문들끼리 모여 시작된 친목모임을 지난 25년동안 한 번도 안 빠지고 나왔어, 왠지 모를 우리 모임에 대한 책임감도 있지만 난 동문들만 만나고 나면 일이 잘 풀리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 내가 생각해도 기네스북에 올라야 할 것 같아”라며 옛 기억을 하나, 둘 꺼내 놓았다.
정 초대 회장에 따르면 한국에서도 유일하게 서울에 동문회 총회관이 있는 학교가 광주여고로 한국에서도 조직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 광주여고 동문회를 미주 지역에서도 언니, 동생으로 서로 모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동기부여가 되어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계기를 밝혔다.
광주여고 친목모임은 맛있는 음식과 서로에 대한 배려와 관심으로 매달 돌아가면서 한 명씩 순번을 정해, 모임 장소를 정하며 똑같은 회비를 거둬 모두가 부담 없이 모인다.
이처럼 동문들끼리 자주 모이면 서로 만나서 할 이야기가 없을 것 같다는 질문에 한 동문은 “왜 할 이야기가 없어. 어제는 우리가 키우는 닭이 계란을 낳았으니 몇 개씩 가져가서 맛 좀 봐”라고 말하자 금세 동문들은 집중했다.
“우리 모임은 어느 누구 하나 시기나 질투가 없어, 모가 난 사람이 없는 거지. 한국에서부터 서로가 자라오고 살아온 환경 등을 잘 알기 때문에 우린 서로 잘되면 축하하고 오히려 바라지. 또 광주여고 출신들은 모두가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기에 뛰어나 서로에게 도움을 주곤 해”라고 서로를 칭찬하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문의 (626)303-3401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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