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꿈 속에서 본 바다풍경이 생생하다. 잔잔하게 일렁이는 바다 한 가운데 조그만 돛단배에 몸을 의지하고 하늘을 바라보며 따스한 햇살을 즐긴다. 조금은 외로움이 있지만 지나가는 갈매기, 일렁이는 파도 그리고 하늘에 떠 있는 구름과 속삭이듯 대화하며 위안을 찾는다. 평안함과 안락함이 영원할 것 같아 스르르 눈을 감는다.
하지만 혼자라는 외로움의 큰 바위가 굴러 가슴에 안기듯 감당하기 쉽지 않은 무게로 몸을 짓누른다. 순식간에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이 된다. 갑자기 풍랑이 인다. 작은 돛단배는 언제 뒤집어질지 모르는 절대 절명의 위기에 빠진다. 버텨보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집채만 한 파도가 배를 쓸고 지나가고 거의 뒤집어졌다 다시 반대로 침몰할 듯이 틀어지고 돋움받기를 반복한다. 어찌할 바를 모르지만 마음과 몸은 반사적으로 침몰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포기하고 싶다. 그냥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듯이 파도가 하늘로 던지면 던지는 대로 깊은 바닷물 속으로 밀어 넣으면 넣는 대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다. 나에게 행복이란 것이 있었던가? 아님 나에게 기쁨이란 것이 있었던가? 늘 불행이 떠나질 않았고 즐거움이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절망이다.
어차피 세상살이는 나 혼자 인 것을, 어차피 빈손으로 왔다 빈 몸으로 갈 것을 아등바등 살아봐야 별 다른 것이 없다는 사실에 희망이 보이지 않고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는 절망 앞에 나를 포기하려 한다. 이제 끝이다.
처음 출발할 때는 많은 사람들의 박수와 갈채를 받고 시작하지 않았던가? 어딘지 모르지만 목적지가 있었고 이루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내가 아니었던가? 여기서 이대로 아무도 모르게 묻혀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폭풍우는 쉬지 않고 작은 노를 부여잡고 삶에 대한 불씨를 지핀다. 나는 가야할 길이 있다. 해야 할 일이 있다. 희망이다. 하늘을 본다. 어둡다. 어두운 하늘에 기도를 한다.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주옵소서.” 작은 배가 왼쪽으로 기우뚱 대면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기우뚱 대면 같이 오른쪽으로, 하늘로 치솟아 오르면 오르고, 아래로 처박히면 작은 노를 잡고 이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는 용기를 불어 넣는다.
기도한다. 그렇게 새해를 맞았다. 아직은 풍랑, 하지만 나에겐 목표가 있고 목적지가 있다. 그리고 꼭 만나야할 그 무언가가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항해를 한다. 갑오년 항구를 출발하는 1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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