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사람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했고, 그로 인해 많은 차이가 있었다”
영화 ‘배트맨’ 시리즈 제작자 마이클 유슬란(62·사진)은 1979년 20대 때 ‘배트맨’ 판권을 구입했다. “당시에는 어느 누구도 ‘배트맨’의 판권을 사고 싶어하지 않아서" 가능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1989년 유슬란은 팀 버턴(55) 감독과 함께 ‘배트맨’을 탄생시켰다. 다들 무모하다고 말했던 배트맨의 탄생이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프랜차이즈 중 하나로 손꼽히는 ‘다크나이트 3부작’의 발판이 됐다.
유슬란은 ‘배트맨 비긴즈’(2005) ‘다크나이트’(2008) ‘다크나이트 라이즈’(2012) 시리즈로 22억달러(약 2조3,600억원)을 벌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배트맨vs슈퍼맨’(2015)의 제작 총지휘를 맡아 열정을 쏟고 있다.
유슬란은 1일 충북 제천 청풍리조트에서 열린 세계영상위원회 총회 시네포지엄에 참석해 ‘영화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했다. “생각만 하지 말고 직접 뉴미디어로 뛰어들어 꿈을 실현해야 한다"면서 ‘배트맨’에 얽힌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형의 말에 따르면 나는 네 살 때부터 만화책을 읽었다. 그리고 만화책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이사할 때 차고에 천장부터 바닥까지 만화책이 꽉 차 있었다. 그 많은 만화책 중 나를 가장 사로잡은 건 ‘배트맨’이다. 여덟살의 눈으로 본 배트맨은 사람이었다. 수퍼히어로지만 수퍼파워가 없다. 그의 수퍼 파워는 인간성이다. 내가 열심히 공부하면 아버지가 차를 사줄 거라고 믿었다. 그러면 나도 수퍼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배트맨을 만들게 된 내 여정의 시작이다"유슬란은 “꿈을 꿨다면 그 꿈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며 “돈도, 친척도 없는 내가 ‘배트맨을 진지하게 그려보자’는 아이디어만 갖고 할리웃에 진출하게 됐다. 첫 기회는 대학에서 얻었다"고 말했다. 유슬란은 1970년대에 다니던 대학교에서 학장을 설득해 만화관련 강의를 개설했다. 학생의 신분으로 세계 최초 만화책을 강의하는 교수가 된 것이다.
“어머니는 늘 나에게 ‘마이클, 세상에서 가장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더라도 스스로 마케팅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봐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UPI 통신사에 다짜고짜 전화해 ‘만화책에 대한 과정이 대학에 신설됐다더라. 납세자로서 세금을 들여 만화를 가르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한 후 끊었다. 며칠이 지나자 기자가 나를 찾아왔다. 또 TV, 잡지 등에서도 잇따라 나를 취재하고자 했다. 매스컴을 탄 후 뉴욕의 마블 코믹스에서 방학 때 인턴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전했다.
유슬란은 뉴욕 생활 4년 만에 DC코믹스를 찾아가 ‘배트맨’ 판권을 구입했다. “DC코믹스 사장도 이 판권의 구매는 망하는 지름길’이라며 말렸다. 하지만 결국 판권을 구입해 할리웃으로 날아갔다. 주요 영화 제작사가 나를 찾아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리 다들 나를 문전박대했다. ‘만화책 소재로 진지한 얘기를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성공하면 애니메이션, 장난감, 게임 등 부가수익도 따라오리라는 확신이 있었다"“판권 구입 후 10년이 지나 팀 버턴을 만나 영화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15년 후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새로운 배트맨을 완성시켰다. ‘다크나이트’를 보면 영화가 만화를 토대로 만들어졌다고 말하지 않는다.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해줬다"고 설명했다.
유슬란은 “뉴미디어에는 희망이 존재한다"고 특기했다. “TV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TV와 인터넷이 융합되고 있는 것이다. 향후 10년 동안 7,000개 인터넷 채널이 부상할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 걸맞는 인재가 필요하다. 작가로서 감독으로서 제작자로서 활동하는 나도 새로운 관점을 지닌 인재를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사람들은 내 스토리를 통해 인생을 배우고자 한다. 나처럼 만화책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또 집에 페인트칠하는 걸 즐기는 사람도 있다. 다양한 꿈을 꾸는 사람들이여, 소파에서 일어나길 바란다. 또 문을 두드려라. 물론 환영을 받지 못하고 문전박대를 당할 수도 있다. 그래도 선택은 두 가지다. 그대로 주저앉고 울어버릴 것인지, 아니면 먼지를 털고 일어나 문을 두드릴 것인가는 개인의 선택이다"고 조언했다.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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