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 본사 신축으로 시애틀 다운타운 완전 새 모습
▶ 창고건물 늘어섰던 한산한 지역 북적북적 사람 돈 에너지 넘쳐
아마존의 창립자이자 CEO 인 제프리 P. 베조스는 통이 크기로 유명하다.
시애틀 다운타운에 건축되고 있는 아마존의 새 본사 모형도. 아마존이 사옥을 지으면서 인근 지역에 일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아마존이 시애틀 다운타운에 본사 건물을 새로 지으면서 인근 지역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고 있다. 1만명이 넘는 직원들이 거기서 일하며 그 주변에서 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식당 등 서비스 업체들이 몰려들고, 아파트 단지들이 신축되며, 테크놀로지 관련 창업사들이 모여 들어 가히 도시 내의 도시가 새로 탄생하고 있다.
도시의 모습을 확 바꿀만한 거대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기업들은 보통 시정부에 바라는 것이 있다. 감세 혜택이다. 그런데 아마존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지난해 아마존 간부들이 본사 빌딩 신축 계획안을 들고 시애틀 시 관리들과 첫 회동을 했을 때 관리들은 깜짝 놀랐다. 3개 타워로 구성되는 거대한 빌딩 규모 때문이 아니었다. 토의과정이 어이 없을 정도로 간단했기 때문이었다. 시애틀 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개발 프로젝트 중 하나가 될 건축 플랜을 내놓으면서 아마존측이 한 말은 즉각 공사에 들어갈 준비가 다 되었다는 것이었다.
도시 계획국의 마샬 포스터 국장은 밀고 당기는 협상 같은 건 전혀 없었다고 말한다. 그저 ‘이곳이 좋겠다’고 말했을 뿐이었다는 것이다. 계획이 분명하고 자신감 있으며 현금까지 두둑한, 그래서 당장 착공할 준비가 되어있는 기업은 그리 흔한 게 아니라고 그는 덧붙인다.
아마존 창업자이자 CEO인 제프리 P. 베조스는 통 크기로 정평이 나있다. 지평을 확 바꿔 놓을 기회를 포착하는 솜씨가 날카롭다. 최근 워싱턴포스트를 2억5,000만달러 현금으로 주고 산 것이 좋은 예이다. 남들 같으면 겁을 먹었을 일을 그는 척척 해낸다.
시애틀은 아마존의 고향이다. 현재 아마존은 인근의 14개 작은 빌딩들을 차지하고 있다. 3개 타워로 될 본사 건물 중 첫 번째 타워는 이미 공사가 시작되었다.
아마존이 대규모 개발공사를 시작하면서 나지막하고 렌트비 싼 창고 건물들이 들어서있던 사우스 레이크 유니언 지역은 딴판이 되었다. 어디를 가나 건축공사로 인해 우회해야 하고 먼지 가득하고 돈이 밀려든다. 당연히 세수가 늘어나서 좋겠지만 성장이 너무 급속해서 시정부가 맞춰갈 수 있을 지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사우스 레이크 유니언은 본래 사람들이 운전하며 지나가는 곳이지 목적지가 아니었다고 아마존의 부동산 담당 디렉터인 존 슈에틀러는 말한다. “우리가 개발을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우리 주변에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과거 텅 비었던 거리들이 점심시간이면 아마존 직원들로 넘쳐난다. 타이 음식, 타코 등등을 파는 푸드 트럭들이 줄지어 몰려들고 있다.
시애틀에서 일하는 아마존 직원은 이미 1만5,000명에 달한다. 대부분 고연봉의 엔지니어, 매니저, 프로그래머들이다. 아마존의 전 세계 직원은 9만7,000명 정도. 새로 짓는 본사 타워의 수용 인원은 1만2,000명이다. 아마존은 시애틀에서 거의 3만명의 직원들을 고용할 수 있는 공간적 여유를 갖게 된 것이다. 시애틀의 인구 63만5,000명 중 근 3만명이 아마존에서 일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제까지 누구도 시애틀 다운타운에 이런 엄청난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는 것이 시애틀 경제계의 말이다. 아마존 효과는 단순히 그 거대한 숫자로부터 시작된다. 최근 채용되었거나 채용될 직원이 수천명에 달하고 보면 우선 아파트 개발업자들이 관심을 쏟지 않을 수가 없다. 지난해 시애틀에서 발부된 신규 주거용 건축허가 건수는 현행 공식기록이 시작된 지난 1984년 이래 최고 수치이다.
이들 아파트 단지는 대부분 아마존 빌딩과 도보 거리이거나 자전거 통근 거리 안에 있다. 아울러 각종 서비스 업체와 새로 창업된 테크놀로지 회사들이 아마존 주위로 모여들고 있다. 보스턴에 소재한 노스이스턴 대학은 지난해 아마존의 현 사옥들 바로 건너편에 분교를 개설했다. 아마존 하나로 인해 그 지역 전체의 특성이 정해지고 있다고 아마존 바로 옆에 사무실을 둔 한 인터넷 창업사의 대표는 말한다. “이제 모두가 그리고 가고 싶어 해요.”본사의 위치를 복잡다단한 도심 한가운데에 잡음으로써 아마존은 실리콘 밸리의 전형적인 교외지역 캠퍼스 모델을 과감히 버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옥이다. 4만 2,000명 현지직원 거의 대부분이 일하는 마이크로소프트 본사건물은 시애틀 다운타운에서 18마일 떨어진 레드몬드 교외지역에 위치해 있다.
다른 테크놀로지 회사들도 도심으로 진출하는 추세이다. 소셜 네트워킹과 온라인 저장 서비스 업체인 트위터와 드롭박스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다. 블로그와 샤핑 사이트인 텀블러와 에치는 뉴욕에 있다. 구글은 파리부터 피츠버그까지 대도시에 거대한 공간들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기업들이 교외에서 도심으로 진출하는 것은 잠재적 직원들의 도시 선호 취향 때문이다. 좋은 식당과 나이트클럽, 문화적 공간들이 밀집해 있는 도시 환경은 연봉이나 베니핏 못지않게 장차 직원들을 채용할 중요한 도구가 된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도시로 진출한 이들 선구적 기업은 대부분 아직 규모가 작다. 그중 큰 규모인 트위터의 샌프란시스코 직원은 1,500명 정도이다.
반면 아마존은 국제적이자 지역적 기업이다. 아마존은 직원들이 도보 거리 내에 살 것을 권장하는 데 이로써 시애틀은 에너지 효율과 보존의 목표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시 관리들은 말한다. 부동산 개발 협정의 일환으로 아마존은 부지를 지나가는 전철용으로 새 전차를 한 대 구입하고 자전거 전용도로 개설을 위한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
아마존이 교외지역이 아니라 시애틀 시내에 머물기로 결정한 중요한 요인은 두가지이다. 직원들이 주로 도심 문화에 끌리는 유형이라는 점 그리고 환경 보존에 대한 인식이다. 아마존의 부동산 담당 디렉터인 슈에틀러는 도심 한가운데에 있음으로 해서 직원에게서 에너지와 흥분이 넘쳐난다고 말한다. 그 자신 걸어서 출근하는 슈에틀러는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아예 갖고 있지 않다. 도심에 사는 맛을 바로 그 자리에서 경험하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원들 통근을 돕기 위해 사설 버스인 코넥터를 운행하고 있다.
아마존으로 인해 시애틀에서는 사실상 도시 안의 도시가 만들어지고 있다. 아마존 본사를 둘러싸고 식당들, 아파트 단지들, 상업용 건물들이 경쟁적으로 지어지고 있다. 시정부로서는 이로 인한 부담이 없을 수 없다.
아마존의 새 본사는 주차 공간이 제한되어 있어 대중교통 수단을 늘려야하는 데 주의회의 재정 관련 교착상태로 지연되었다. 시정부는 사실 아마존 본사가 들어선 지역에서 주거비용이 낮게 유지되기를 원하지만 렌트비와 부동산 가격은 마구 치솟고 있다. 아마존의 비즈니스 모델과 많은 주에서 판매세를 받지 않는 전략도 기존의 소매업체들에게는 도전이 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 젊은 직원들은 그 곳에서 자녀를 키우고 싶어할 텐데 현재로서는 그 지역에 공립학교가 하나도 없다. 시정부가 초등학교 건립예산으로 500만 달러를 책정하기는 했지만 설립시점을 두고 고심 중이다. 지금 당장 학교를 짓자니 학생이 없을 것이고, 학교가 필요할 때까지 기다리자니 젊은 가정들이 다른 곳으로 이사해버려 때를 놓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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