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직면한 ‘실버 이슈’ 5
▶ 기대수명 길어져 간병·의료비 등 갈수록 늘어 은퇴 후 여생 20여년…노동력 이용 대책도 시급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를 시작하면서 노인인구가 급격히 늘어나지만 미국의 각 도시들은 이들을 위한 각종 시설이나 서비스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신문은 브루킹스연구소의 설문결과를 토대로 노인들이 필요로 하는 5가지 주요 이슈를 분석 정리했다.
젊음과 유행의 도시를 자부하던 텍사스 오스틴이 인구의 노령화 현상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것 같다. 브루킹스 연구소에 따르면 오스틴은 노령으로 가는 55~64세 인구 증가율이 2000~2010년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도시로 꼽혔다. 또 65세 이상은 노스캐롤라이나 랠리-캐리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같이 노년인구가 증가하면서 오스틴은 최근 노인들의 의료 서비스, 주택, 교통편의 등등 각종 편의시설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오스틴뿐만이 아니다. 이런 고민은 최근 미 전국 도시들로 확산되는 추세다.
미국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향후 50년간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가장 큰 이슈는 역시 정부의 재정이다. 늘어나는 소셜시큐리티 및 메디케어 재원뿐 아니라 노인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 소요되는 수백억달러의 비용이다. 2012회계연도에만 소셜시큐리티와 메디케어 지출액은 연방 예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조2,000억달러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다소 호전되기는 했지만 미국은 1946~1964년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부머 세대 7,640만명의 대규모 은퇴행렬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USA투데이는 노인문제 전문가들의 인터뷰와 노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미국이 직면한 5가지 주요 이슈를 정리했다. 의료 서비스, 주택, 교통, 노년기 일자리, 간병 등 5가지다.
USA투데이가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전국 노령위원회와 공동으로 60세 이상자 1,007명과 18~59세 1,000명을 인터뷰해 두 그룹을 비교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인터뷰에 응한 60세 이상 미국인 33%는 자신이 소속된 도시나 마을이 늘어나는 노령인구를 위한 준비를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젊은 그룹의 45%가 이같이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령자 18%는 커뮤니티가 노인들이 원하는 것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고 답했고 젊은 그룹은 이보다 더 높은 29%가 이같이 말했다.
▲노인 그룹 3분의 1가량은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커뮤니티의 대중교통과 취업 기회가 상당히 낮은 수준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료 서비스에 대해서는 4분의 3가 좋거나 훌륭하다고 밝혔다.
▲노인들은 교통과 노인 주거지 마련을 시정부가 노인들에게 제공해야 할 가장 중요한 투자라고 말했고(각 26%) 의료 서비스와 노인 급식 주택 딜리버리 서비스를 다음으로 꼽았다(각 23%).
2011년 분석 보고서를 발표해 오스틴의 노인문제 관심을 고취시킨 윌리엄 프레이 인구학자는 베이비부머들은 예전처럼 애리조나나 플로리다와 같은 은퇴지로 이사하기보다는 자신이 머물던 고장에서 사는 경향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커뮤니티에 갑자기 이사 온 사람들이 아니어서 시정부는 이들이 나이 든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1. 의료서비스, 의료비
미국 노인의학협회의 캐시 알레시 회장은 “노인건강을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에 대해 훈련받은 의료진들이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의사 이외에도 노인 건강관련 훈련을 받은 의료기관 종사자들이 더 필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의료비용 또한 큰 문제로 지적된다.
‘의료비용연구소’의 관련 자료를 분석한 ‘보험계리인협회’의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20년간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65세 은퇴자가 메디케어에서 커버해 주지 않은 본인 부담 의료비는 14만6,400달러에 달한다. 만약 부부일 경우에는 29만2,800달러가 된다.
미국인들의 기대 생명치는 더욱 길어지고 있지만 많은 노인들이 만성 질병에 시달리고 있어 의료비 지출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알츠하이머 협회는 미국 노인 3명당 1명은 알츠하이머 또는 치매로 숨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에서 2013년 알츠하이머 치료비는 2,0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이 금액은 2050년 다섯 배로 늘어난 1조2,000억달러로 불어날 것이다.
이는 단일 질병만 계산한 것이고 이번 설문에 응답한 60세 이상자들의 47%는 고혈압 진단을 받았고 35%는 관절염, 34%는 고 콜레스테롤, 21% 당뇨병, 20% 시력상실 진단을 받은 것으로 집계돼 의료비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2. 노인 친화성 주거지
많은 노인들은 시설이 갖춰져 있는 곳에서 살려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목욕탕 안전대나 계단 안전 손잡이 등 안전과 움직임에 편리한 시설이 갖춰진 아파트 또는 개조된 주택 등을 선호한다. 이렇게 하려면 아파트나 시설물 건설을 위한 조닝변경도 필요하다.
3. 교통문제
비영리 노인단체인 ‘파트너스 인 케어’의 샌디 에이킨스(캘리포니아 샌퍼난도)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모든 설문조사가 교통문제를 가장 큰 이슈로 지목하고 있으며 교통시설은 대부분 노인들의 요구에 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면서 “노인들은 오래 기다리지 않고도 탈 수 있는 믿을 만하고 저렴한 교통수단을 원한다”고 말했다.
비록 도시마다 노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버스가 있지만 노인들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버스를 타려면 긴 거리를 걸어가야 할 때가 있고 정류장에 앉아 있을 만한 의자가 비치돼지 않은 곳이 많다. 그는 장애용 밴이나 특수버스도 마찬가지라면서 “이를 이용하는 노인들마다 제시간에 오지 않거나 사전에 요청해야 하며 여기저기 들러 4시간이나 도는 경우도 있어 힘을 다 빼야 한다는 불평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4. 취업기회
수명이 길어지면서 많은 노령 근로자들이 더 오래 직장에 머물 수 있게 됐다. 은퇴 하고도 20~25년 이상 소파에 앉아 있기란 너무나 지루하다.
전문가들은 “현재 60대는 60년대에 자라서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아는 것이 많아 사회생활에 더욱 열심히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앨라배마 주립대학의 그라햄 맥더걸(63) 간호학과 교수는 “너무 오래 쉬는 것도 무의미 한 것”이라고 말했다.
5. 오래 산다는 것은 간병을 의미한다
한 전문가는 “노인을 돌보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나게 되고 이들에게도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퓨 연구센터와 캘리포니아 ‘헬스케어 재단’이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노부모나 친척을 돌보는 자녀나 친척들이 2010년 30%에서 2012년 39%로 껑충 뛰었으며 이들 3분의2는 노부모(처가부모 포함)를 모시고 살고 있다. 또 조만간 미국 성인의 절반은 노부모나 친척을 돌보게 될 것이라고 퓨 연구소는 예측했다.
오래 산다는 말은 60대 이상 성인의 많은 수가 80~90대 이상 연령의 노부모들을 돌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센서스는 8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10년 590만명에서 2060년 1,82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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