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 발발 3일만에 전선 투입된 존 베이커씨
“피난민의 처참한 모습 아직도 생생해”
한국전 발발 3일만에 전선 투입된 존 베이커씨
곁에서 쓰러져간 전우들 아직도 기억속에 남아
발전된 한국보며 참전용사로서 보람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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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년 전 178만 명의 미국 젊은이들이 듣도 보지도 못한 나라인 한국에 발발한 전쟁에 참전하여 4만 5천여 명(전사 36,940명, 실종 3,737명, 포로 4,439명)의 젊은이들이 희생됐고, 9만 2천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오늘(27일)은 그 6.25 정전 60주년(1953~2013)이 된다. 60년 전의 전쟁 폐허에서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소중한 피와 땀의 거룩함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자 몬트레이에 거주하는 한국전 참전용사 제24사단 하사관으로 참전했던 존 베이커(84ㆍ몬트레이 시)를 만나 그가 겪었던 전쟁 당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1950년 겨울 중공군의 공격으로 후퇴할 때(1.4후퇴) 처참했던 피난민의 모습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지금 한국의 모습을 보면서 당시 처절했지만 참전해 한국의 자유를 위해 싸웠던 것이 보람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베이커 씨는 1950년 겨울 압록강 근처에서 맞은 한국의 엄청난 추위를 말하면서 중공군의 공격으로 후퇴할 당시 피난민들의 처참한 모습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했다. 남하하는 기차에 몸을 실은 피난민들은 살기 위해 기차 곳곳에 매달려 왔는데, 도착한 기차역에 가보니 매달렸던 사람들, 화물칸에 탔던 피난민들 할 것 없이 많은 수가 추위에 얼어 죽어 한국군인과 경찰관들이 시체 치우기에 바빴다고 과거를 상기했다.
존 베이커 하사가 소속됐던 제 24사단은 한국전 초기 인민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한국전선으로 가장 먼저 투입된 부대다.
전쟁 3일 만에 서울을 내준 한국군은 육군본부를 대전으로 옮겼고, 미 24사단이 일본에서 급파돼 7월 3일 대전 도착. 인민군의 남하를 막는 임무를 수행했으나 적에 대한 이해부족과 사전 준비 없이 전선에 투입된 이유 등으로 패했다. 특히 대전을 방어하던 34연대는 19일과 20일 이틀간의 전투에서 인민군에게 포위돼 파괴됐고, 목숨을 겨우 부지한 병사들은 거의 맨몸으로 탈출했다.
24사단은 제1기병사단의 도움으로 겨우 전멸은 면했지만, 이때 사단장 딘 소장은 후퇴 도중 길을 잃고 산속을 헤매며 남하하다 북한군에 포로로 잡히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24사단은 전투에서 대패했지만, 인민군을 20일까지 대전에 묶어둠으로써 한국군과 유엔군이 재정비해 낙동강 방어선을 펼칠 시간을 벌어줘 후일 전략적으로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존 베이커 씨는 대전 비행장 인근에서 방어하던 중 인민군의 집중포격을 받기 시작하면서 정신을 잃었다. 정신을 차리고 살펴보니 바로 옆에 있던 병사가 두 다리를 잃고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정신 없이 의무병을 부르면서 급히 자신과 그 병사의 허리띠를 풀러 양쪽 다리를 지혈하자 그 병사는 자신의 어깨를 움켜쥐고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던 당시를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존 베이커씨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동료를 지켰고 후일 그 공로로 은성무공훈장을 받았다.
지구 반대편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참전했던 병사들은 그렇게 쓰러지고 죽어갔다. 그리고 3년후 정전협상이 이루어지고 60년이 흘렀다. 그러나 2차대전이나 월남전과 달리 한국전은 미국에서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고 한국전 참전용사들도 잊혀져 가는 듯 하다.
정전 60주년을 맞아 대통령까지 나서 기념식을 하고 한국전을 다시 조명하는 것이 참전용사들로서는 반갑고 다행스러운 일일 것이다.
베이커 씨는 1966년 20년간의 군 생활을 마감하고 퍼시픽 그로브 고등학교 역사 선생으로 근무했으며, 한국전과 독일 근무시의 경험으로 책 두 권을 저술했다. 또 최근에는 한국에서의 전쟁 경험과 동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저술 중에 있다. 또 미군 실종자 및 포로를 위한 기념우표 제작 청원 운동을 하고 있는데, 이미 10만 명의 청원서명을 받아 내년 1월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한국전 참전 국가및 참전병력수
미국(참전 인원; 178만 9천), 영국(5만 6천), 캐나다(2만5,687), 터키(1만 4,936), 호주(8,407), 필리핀(7,420), 태국(6,326), 네덜란드(5,322), 콜롬비아(5,100), 그리스(4,992), 뉴질랜드(3,794), 에디오피아(3,518), 벨기에(3,498), 프랑스(3,421), 남아프리카공화국(826), 룩셈부르크(83).)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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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참전용사 존 베이커 씨가 자택에서 한국정부로부터 받은 한국전 참전기념 메달로 만든 기념 액자를 자랑스럽게 들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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