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화점들 첨단 시스템으로 매장 내 고객들 추적
▶ 소비자들 구매패턴 파악이 목적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날로 커져
리테일넥스트의 셸리 코핸 부사장이 자사가 만든 고객 추적 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백화점 등 소매업체들이 비디오카메라를 동원한 추적 시스템으로 매장 내 고객들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한 추세가 되고 있다.
백화점 등 소매업체들은 고객들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많다. 자사 매장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하루에 몇 명인 지, 그들 중 단골손님은 얼마나 되는 지, 그들의 샤핑 패턴은 어떤 지 등이다. 아마존 등 온라인 업체들이 수시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정보들을 일반 백화점들도 얻고 싶어서 고객 추적 테크놀로지가 동원되고 있다.
지난 가을 노스트롬은 고객들이 지닌 스마트폰의 와이파이 시그널로 고객들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테크놀로지를 시험 삼아 가동했다. 그러면서 추적한다는 사실을 공개하자 샤핑객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불평들이 쏟아져 들어온 것이다. 그런 불평들도 있고 해서 노스트롬은 고객 추적 실험을 지난 5월 중지했다.
노스트롬의 시도는 요즘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매장 내로 들어오는 소비자들의 행동과 기분에 관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 소매업체들의 추세이다. 비디오 감시 카메라, 셀폰 신호, 앱 등을 이용해 고객의 성별은 물론 캔디 진열 코너에서 몇 분이나 머무는지, 얼마나 오래 물건을 들여다보다가 구매를 하는 지 등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을 수집하는 것이다.
판매품목을 불문하고 전 분야의 소매업체들이 이런 테크놀로지를 시험하고 있고 이를 근거로 매장 내 상품진열을 바꾸거나 맞춤형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등의 결정을 내린다.
사실 온라인 소매 사이트들은 이미 하고 있는 일이다. 쿠키나 프로파일, 기타 온라인 도구를 이용해 소비자의 개별 정보나 샤핑 패턴을 분석하고 있는데 이에는 개의치 않던 소비자들이 실제 매장에서 추적을 당한다는 데 대해서는 불쾌해 하는 분위기이다.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정부가 전화통화며 인터넷 이용, 우편물 등으로 국민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때문이기도 하다.
노스트롬이 일부 매장에서 고객들의 움직임을 추적한다는 내용이 지역 뉴스로 나가자 한 소비자는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테크놀로지 전문가들 역시 소매업체들의 고객 추적에 우려를 표한다. 온라인 매장에서는 샤핑 패턴을 추적한다 해도 그가 실제로 누구인지는 모른다. 반면 일반 백화점에서 행동거지가 일일이 추적당한다는 건 아무래도 으스스 소름 끼치는 일이라고 마이애미 대학에서 컴퓨터 정보시스템을 가르치는 로버트 플랜트 교수는 말한다. 이런 추적에 대해 소비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고 수집된 정보에 접근할 방도도 없다는 점을 그는 지적한다.
그렇게 모은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도 궁금한 일이다.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점도 문제이지만 그를 토대로 어떤 추축을 하고 결론을 내릴 지도 소름끼친다고 한 신경학자는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 소매업체들은 매장 내 고객 추적이 온라인에서 늘 하는 것 이상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온라인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디지털로 남기는 정보들을 모을 수 있는 데 반해 일반 매장들은 그런 정보를 수집할 수 없어 불리한 면이 없지 않다. 이때 추적 카메라를 이용하면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매장에 들어왔다가 물건을 사지 않고 나갔을 때 그게 가격 때문인지 아니면 추워서 잠깐 들어와 본 것인지 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테크놀로지를 제공하는 회사로는 우선 리테일넥스트가 꼽힌다. 리테일넥스트는 비디오 영상을 이용해 샤핑객들의 움직임을 조사한다. 예를 들어 남성은 코트 매장에서 평균 1분밖에 안 머문다는 사실이 파악되면 남성복 진열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고 아이들과 어른을 구분한다.
캘리포니아, 샌호제에 있는 리테일넥스트는 또한 샤핑객의 스마트폰을 추적해 정보를 더욱 많이 얻게 한다. 와이파이를 갖춘 매장에 고객이 들어서면 그가 매장 내 어디에 있는지 10피트 반경으로 추적이 가능하다.
백화점은 단골들을 가려낼 수도 있다. 모바일 기기가 고유의 아이디 코드를 내보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정 고객이 얼마나 자주 다시 방문하는 지, 이들 단골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알 수가 있다.
리테일넥스트 시스템은 또 수집된 정보를 이용해 고객이 매장 내 어디 어디를 둘러보는 지도 알 수 있다. 특정 고객이 매장에 들어온 후 금방 떠날 확률이 70%라든지 아니면 진열된 상품들을 둘러볼 확률이 14%라든지 하는 것이다.
애틀랜타에 본부를 둔 브릭스트림은 비디오 정보로 샤핑객들을 추적한다. 브릭스트름이 파는 1,500달러 짜리 입체카메라는 어른과 아이들을 구분하고, 각 상품 코너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있는 지를 집계한다. 이를 기초로 어느 상품 코너가 인기가 있으며 그래서 계산대를 몇 대나 열어야 하는 지를 결정한다.
카메라는 선명한 렌즈에 데이터 처리 장치까지 갖추고 있어서 샤핑객들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하다못해 그들의 기분이 어떤 지까지도 분석할 수가 있다.
리얼아이스라는 런던의 회사는 매장 내에서 샤핑객의 이른바 행복감 정도와 계산대에서의 반응도 모니터한다.
뉴욕의 노미는 와이파이를 이용해 매장 내 샤핑객의 행동을 추적한다. 더 나아가 개개인을 전화와 매치시키는 기능도 가능하다. 고객이 백화점의 앱을 다운로드 받거나 매장에서 와이파이를 쓰면서 이메일 주소를 제공하는 등 개인 정보를 제공하면 노미는 그 고객에 대한 정보를 뽑아낸다. 최근 몇 번이나 매장을 찾았으며 지난 밤 웹사이트로 어떤 상품을 들여다 보았는지, 과거 어떤 물건들을 샀는지 등의 정보를 수집할 수가 있다. 정보는 백화점 측이 즉각 이용 가능하다.
예를 들어 내가 메이시 백화점에 가면 내가 매장에 들어섰다는 것을 메이시가 즉각 알고 내 전화를 통해 맞춤형 추천을 해줄 수가 있다고 노미의 코리 카파소 회장은 말한다. 소비자들이 아마존 사이트에서 경험하는 것을 실제 매장에서 경험하게 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그리고 나면 노미는 와이파이 시그널을 이용해 그 고객이 매장을 돌아다니는 것을 추적하면서 정보를 추가한다. “내가 만약 신발 매장에서 20분을 보낸다면 나는 신발 사는 데 관심이 많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라고 카파소 회장은 말한다. 그렇게 되면 백화점은 그 고객의 전화에 신발 할인쿠폰을 보내줄 수도 있는 것이다.
“쿠폰이 전화로 들어온다면 기분이 좋겠다”는 반응도 일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소비자들로서는 점점 어디를 가나 프라이버시가 침해당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쓰일 수밖에 없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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