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치열했던 상의 이사장 선거
▶ 첫 투표 극적인 동수에 2차에서 결판 ‘포용과 승복’포장됐지만 자괴감 커져
16일 신임 이사장에 당선된 전석호(왼쪽 세 번째) 이사가 케니 박 회장과 악수를 나누며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하상윤 인턴기자>
2차 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선거로 막을 내린 지난 16일의 제37대 한인상공회의소 이사장 선거는 겉으로는‘포용과 승복’이라는 아름다운 선거로 포장되긴 했지만 결국‘봉사단체 이사장선거를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자괴감만 들게 한‘상처만 남은 선거였다’는 평가다. 이날 선거에 참여했던 많은 상의 이사들이‘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말해 이번 이사장 선거가 얼마나 치열했던가를 말해주고 있다.
■35 대 35
1년 임기의 한인상공회의소 이사장은 회장의 활동을 원활하게 돕기 위해 회장이 추천하는 인사를 선임하는 것이 관례였다.
이에 따라 지난 7월1일부터 1년 임기를 시작한 케니 박 회장은 다른 어느때보다 야심찬 활동 계획을 들고 나와 모 이사를 이사장으로 선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회장선거에 낙선했던 로렌스 한 이사가 하기환 전 회장 등의 추천으로 이사장 출마를 선언했고 이에 케니 박 회장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회장선거에 나섰다가 낙선했던 로렌스 한 이사가 다시 이사장에 출마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전석호 이사를 후보로 내세워 선거전에 돌입했다.
72명의 이사가 참석한 이날 선거는 첫 투표에서 1명이 기권하고 1명이 무효표로 처리돼 35 대 35로 극적인 동수가 됐다. 양측 모두 예상치 못한 결과에 경악하는 표정이었다. 사무국은 곧 이어 2차 투표를 선언했고 2차 투표가 실시될 무렵 이사 4명이 개인사정을 이유로 회의장을 떠나면서 ‘어느 후보의 표가 날아갔느냐’며 긴장 속에 표 단속에 들어갔다. 회의장은 순식간에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이 돌았다.
2차 투표자 수는 68명. 이중 1명이 기권했고 결국 전석호 후보가 36표, 로렌스 한 후보가 31표를 획득, 5표 차로 전 후보가 이사장으로 당선되면서 치열했던 선거전이 막을 내렸다.
■상처만 남은 선거
상의 사무국은 이날 선거가 끝나자 회원 간 분열을 의식한 듯 한 명의 이사도 나가지 못하게 하고 와인을 돌려 단합분위기를 조성했다. 회원들은 화합의 악수를 나누었고 겉으로는 ‘포용과 승복’의 선거였다.
그러나 많은 이사들은 “한인상공인들의 대표적인 친목단체로 자리매김해온 한인상공회의소가 수년 전부터 회장 및 이사장 선거로 얼룩지고 있다”며 “세대교체기에 나타나는 과도기적 산물이라고 이해는 하지만 제발 자존심이나 개인적인 감정을 앞세운 이같은 선거는 다시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사들은 ▲회장과 이사장의 임기가 1년에 불과하고 ▲임기동안 바쁜 활동으로 자신의 비즈니스를 돌볼 여유가 없으며 ▲이로 인해 누구도 더 이상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자리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회장이나 이사장 선거에 집착하는 것은 결국 전직 회장들을 중심으로 한 이사들 간의 자존심 싸움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6월 실시됐던 회장선거 때에도 정주현 전 회장 등이 추천한 케니 박 회장이 거의 무투표 당선이 확실시됐었으나 막판에 하기환 전 회장 등이 로렌스 한 이사를 추천해 표 대결로 끝이 났다. 이번 이사장 선거 때도 대부분의 이사들이 회장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케니 박 회장이 추천한 인사를 이사장으로 추인할 움직임을 보였다. 또한 케니 박 회장도 “하기환 전 회장 측이 이사장을 추천한다면 화합차원에서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으나 박 회장과 겨뤘던 로렌스 한 이사를 추천함으로써 결국 치열한 선거전을 벌이는 사태까지 가고 말았다.
이날 선거에 참여했던 한 이사는 “많은 이사들이 두 번의 선거를 통해 ‘누구는 누구 사람’이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한인상공회의소가 진정한 한인 상공인들의 단체가 되기 위해서는 이같은 파벌주의가 먼저 사라져야 하고 젊은 상공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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