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H-1b에만 목매지 말고 우리나라로 오세요”
▶ 일정액 투자 받으면 영주권 부여 칠레는 4만달러 종자돈까지 지원 “실리콘밸리가 최고”분위기는 여전
<샌프란시스코> 글로벌 테크놀러지 산업의 심장부를 지나는 101 프리웨이 옆에는 대담한 내용의 빌보드가 세워져 있다. 빌보드에는 “H-1b에 문제가 있나요? 캐나다로 방향을 바꾸세요”라고 적혀있다. 이런 토대문구는 미국에서 일하는 단기비자인 H-1b를 얻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많은 외국인 엔지니어들을 겨냥한 것이다. 캐나다의 이른바 ‘창업비자’는 영주권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낮은 비즈니스 세금, 그리고 공공의료보험 혜택 등을 내세우고 있다.
캐나다만이 아니다. 자국판 실리콘밸리를 만들려는 노력의 하나로 영국과 호주 역시 창업비자를 내걸고 외국인 두뇌 유치에 안간힘이다. 칠레는 한 발 더 나아가 창업비용까지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구글 건설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실리콘밸리의 유혹은 견뎌내기 힘들다. 이곳은 이들이 있고 싶어 하는 곳이다. 스페인의 컴퓨터 코더인 사비에르 라사는 “르네상스 시절에 플로렌스에 있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테크놀러지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인 ‘500 스타트업스’에 참가하기 위해 단기비자를 받아 샌프란시스코 밑에 있는 마운틴뷰를 방문했다. 그는 웹에 광고하기 원하는 브랜드들을 위한 툴을 개발하고 있다.
다른 많은 테크 기업인들처럼 그도 워싱턴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곧 상원 본회의로 넘어가는 이민개혁안에는 실리콘밸리 투자가들이 열심히 밀어 온 조항이 포함돼 있다. 미국 투자가들로부터 최소 10만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외국 기업인들을 위한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가 그것이다.
캐나다 역시 창업비자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제이슨 케니 캐나다 이민성 장관은 최근 ‘500 스타트업스’에 직접 참석해 자국의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그는 미국 내에서의 이민 신분이 불확실한 외국기업인들이 캐나다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 연방의회에서 계속되고 있는 이민개혁 논쟁은 캐나다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 비자의 경우 그 자체로는 테크 기업인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벤처 캐피탈 의무조항은 동에 가게나 식당 같은 전통적 이민 비즈니스들보다는 테크놀러지 창업자들에게 훨씬 유리하다. 캐나다의 제안은 미국의 그것보다 훨씬 관대하다.
대학학위가 있고 정부의 인정을 받은 엔젤투자가로부터 7만5,000 캐나다 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거나 정부 승인 벤처투자가로부터 20만 캐나다 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으면 비자신청을 할 수 있다. 신청자는 기본적인 영어나 프랑스어만 할 줄 알면 되며 몇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지를 증명할 필요도 없다.
케니 장관은 이민성 관리들보다는 투자가들이 어떤 기업인이 캐나다에 도움이 될지 분별해 내는 데는 훨씬 뛰어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가들이 들이대는 엄격한 잣대는 어떤 신청자가 자격이 있으며 캐나다 경제 속에서 호흡을 맞출 수 있을지를 구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가 실패할 경우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그는 기술력을 갖춘 외국기업인들은 실패를 털고 캐나다 테크놀러지 분야에서 적합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이것은 우리가 감수하려는 위험”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입법가들은 이와 관련해 한층 더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다. 연방상원안은 영주권을 주는 캐나다와 달리 3년 유효비자를 주도록 돼 있다. 국토안보부는 비자를 받은 사람이 어떤 종류의 비즈니스를 창업했는지, 또 일자리는 얼마나 만들었는지와 수입은 얼마인지 등을 3년마다 연방의회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 이 안은 테크놀러지 중심으로 설명이 되고 있지만 사실 어떤 특정 분야 기업인들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워싱턴에 소재한 연구소로 전 세계 창업비자 프로그램들을 조사해 온 이민정책 연구소의 리서치 담당 부소장인 매들레인 섬션은 “정치적인 관점에서 볼 때 창업비자 프로그램의 목적은 정치권이 매력 있고 가치가 뛰어난 사람들을 들여오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호주 역시 창업비자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호주는 정부승인을 받은 벤처 투자가로부터 100만 호주달러 투자를 받은 사람에게 영주권을 주고 있다. 영국 또한 5만파운드 이상 벤처투자를 받으면 임시 비자를 준다. 칠레는 테크놀러지 비즈니스를 창업하는 외국인들에게 4만달러의 종자돈을 대주기까지 한다.
인도인 아얀 바루아는 칠레에서 6개월을 보내고 칠레 정부 혜택까지 봤다. 그는 호주인 여자 친구는 호주 창업비자를 신청하라고 설득했지만 그는 이를 거부했다. 대신 그와 그의 비즈니스 파트너는 비즈니스를 위해 실리콘밸리로 돌아왔다. 이들이 추진하는 것은 비즈니스들을 위한 소프트웨어 샤핑 추천엔진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투자가들이 이곳에 있으며 고객들 역시 그렇다고 말했다. ‘500 스타트업스’의 한 참가자는 “실리콘밸리에서와 같은 조언과 멘토십을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바루아는 캘리포니아를 창업 세계의 NBA라고 비유했다. 그는 “이곳에서는 기업가로서 아드레날린이 분출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회에서 법안이 통과돼 확정되면 비자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만약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캐나다 비자도 고려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캐나다 비자를 받더라도 캐나다는 기지로만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와 비행거리가 얼마 되지 않는 만큼 캘리포니아에서 주로 활동하겠다는 뜻이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