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성은 친구와 샤핑할 때 지출액 54% 늘어 은행계좌 여러 개 사용하면 돈 덜 모으게 돼 카드 빚 안 갚고 이율 낮은 세이빙엔 디파짓
많은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하는 일들이 보이지 않는 순간에 손해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금전 손실로 이어지는 나쁜 버릇들
모든 사람들이 나쁜 습관은 하나씩 가지고 있다. 무심코 친구와 저녁을 먹으면서 페이스북을 물끄러미 바라본다거나, 회의에 늦게 도착하고, 누군가가 말을 하는데 불쑥 끼어드는 일 등이다. 언젠가는 이런 나쁜 버릇을 인지할 기회는 있겠지만 어떤 경우에는 나쁜 습관들이 뜻하지 않게 금전적 손해로 이어질 때가 있다.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지만 자신들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재정적 손해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CBS 마켓워치가 무심코 갖는 버릇이 어떤 손해로 돌아오는지를 분석, 보도했다.
▲친구와 샤핑을 함께 한다.
샤핑도 중독이다. 특히 여성들에게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런데 어떤 점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심한 경향이 있다.
2011년 발표된 ‘소비자 지출에 관한 친구의 영향’이란 제목의 조사보고서는 남성은 친구들과 함께 샤핑을 할 때 혼자 할 때보다 훨씬 더 돈을 많이 쓴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성들의 소비는 친구로부터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은 친구를 동반해 샤핑할 때 혼자 하는 것보다 54%를 더 지출한 반면 여성들은 친구와 함께 샤핑을 해도 혼자 할 때와 지출 면에서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같은 차이에 대해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별 차이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남성들은 친구가 보는 앞에서 자신의 위상을 중시하며 지출을 더 많이 함으로써 자기 우월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남성은 ‘보여주기’를 좋아하는 반면에 여성들은 협조와 조화에 신경 쓰는 ‘교감’을 중시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여성들은 친구 앞에서 돈을 펑펑 써가며 자기 과시하는 경향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복잡한 셀폰계약에 속아 넘어간다.
새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데이터 용량에 근거해서 월 사용료가 결정되고 조기해약 위약금과 복잡한 2년 계약을 맺는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데이터를 얼마나 사용할 것인지를 잘 모른다는 것이다. 데이터 용량을 적게 계약했다가 한계를 넘어 초과비용을 물 수도 있고 지나치게 많은 용량으로 계약했다가 사용하지도 않아 돈만 낭비하는 경우가 생긴다.
셀폰마켓의 가격과 관련된 잘못된 인식에 관해 연구한 뉴욕법대의 오렌 바-길 교수는 많은 소비자들이 실제 필요한 플랜을 제대로 고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길 교수는 3,500명의 셀폰 사용자와 이들이 20개월 동안 매달 사용한 통화시간 등을 분석해 2009년 ‘계약의 유혹: 소비자 시장에서의 법, 경제, 심리’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바-길 교수가 소비자들이 플랜에 내는 돈과 실제 사용한 시간을 계산해 비교해 본 결과, 65%의 소비자들이 자신들에게 맞는 플랜을 선택하지 못한 것을 발견했다. 또 이로 인해 조사대상 전체 소비자들의 손실액이 연 133억달러나 됐다.
▲크레딧카드를 더 좋아한다
2001년에 발표된 한 조사에서 크레딧카드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현금을 낼 때보다 돈을 더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조사에 나선 MIT 교수들은 단지 현금 대신 크레딧카드로 돈을 내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돈을 많이 쓰는 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실시했다. 이들은 농구경기 티켓을 경매에 올려놓고 참가자들에게 가격을 부르게 한 결과, 카드를 가진 참가자들이 현금 경매에 나선 사람들보도 거의 2배나 높은 가격을 불렀다.
이에 앞선 2008년 한 심리한 학회지에는 돈이 빠져나가는 것이 보일수록 소비를 더욱 억제한다는 내용의 소비심리 분석 논문이 발표됐었다. 이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600달러짜리 아이패드를 현금을 내고 살 때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크레딧카드를 낼 때는 별다른 생각 없이 쓴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크레딧카드나 기프트카드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지출수단은 마치 소꿉장난이나 ‘모노폴리’ 게임의 가짜 돈 정도로 취급하기 쉽다고 연구진들은 밝혔다.
▲은행구좌가 여러 개 있다.
사람들은 돈을 모으기 위해 다양한 곳에 그들의 돈을 나누어 숨겨두는 것이 좋다는 사회적 통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는 여러 곳에 두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유타 대학과 캔사스 대학이 566명을 대상으로 공동 조사한 결과, 은행구좌 여러 곳에 돈을 분산 예치한 사람들보다 한 개의 구좌에 돈을 넣고 있는 사람이 훨씬 돈을 더 많이 모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사람들이 돈을 쓸 때는 항상 구실을 만들고 있고 애매한 이유를 머릿속에 구상하면서 소비를 정당화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여러 개의 은행계좌는 사람들에게 실제 가지고 있는 돈보다도 더 많은 돈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은행구좌를 하나만 가지고 있으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의 액수를 확실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러저러한 머릿속의 이유를 만들어 돈을 쓰기 어렵게 된다.
▲머릿속에서 돈을 따로 따로 계산한다.
사람들은 돈이 어디에서 생겼는지를 바탕으로 돈을 분배해 지출처를 결정해 놓는 경향이 있다. 모기지 페이먼트는 얼마이고 자녀들의 대학 학자금은 얼마, 영화관람비는 얼마라는 식으로 돈을 배분하듯 나누어 생각한다. 행동 재정학적 언어로 이것을 ‘심적 회계’(mental accounting)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사람들을 비이성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세이빙 어카운트에는 0.4%의 이자율을 받겠다고 돈을 넣어 두지만 정작 14%나 되는 크레딧카드 잔고를 갚지 않는다. 돈을 은행에 넣어두지 않고 크레딧카드 밸런스를 갚아버리면 불필요한 이자 지출을 줄일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사람의 심리라는 것이다. 작은 것을 탐내 큰 것을 손해 본다는 고사를 정확하게 증명해 주는 대목이다.
브라운 대학의 저스틴 해스팅스 교수와 시카고 부스 경영대의 제시 샤피로 교수가 주유소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연구한 적이 있다.
이들은 2006~2009년 식품점이 달린 대형 마켓 주유소에서 개솔린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자료를 모아 분석한 결과, 사람들은 마치 자신들이 실제보다 더 가난하다고 생각하면서 값이 싼 저급 개솔린을 구입한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돈이 없는 것처럼 프리미엄 개솔린을 구입하는 대신 레귤러 개솔린을 주유하면서도 마켓에 들어가서는 오렌지주스를 성큼 집어가지고 계산대로 향한다는 것이다.
연구진들은 소비자는 개솔린에 사용하는 버짓과 오렌지주스를 사는 버짓을 별도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쪽에서는 절약하면서도 다른 쪽에서는 거리낌 없는 지출을 하는 것이 사람의 소비 심리라고 그들은 결론지었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심리적 요인을 잘 조절하면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주는 놀라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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