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M·로리얼 등 현지 생산 공장 가동… 애플도 진출 관심
▶ 2억5천만 인구 동남아 최대 경제권 노동력 젊고 소비자 시장도 급성장 뿌리 깊은 관료주의와 부패는 걸림돌
<베카시, 인도네시아> 지난 2011년 마르코스 퍼티가 이곳에 있는 GM 인도네시아 공장에 도착했을 때 자동차 공장은 한동안 가동하지 않아 형편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현재 이 공장에는 활기가 넘치고 있다.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16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이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700명가량이다.
18개월 전만해도 이곳의 근로자는 30명에 불과했다. 그리고 다음 달이면 GM은 수년 만에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조립한 자동차 셰볼레 스핀을 인도네시아 시장에 판매하기 시작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자동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올 1분기 판매량을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8%나 늘었다. 그 덕분에 최근 인도네시아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던 GM은 재미를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소비시장이 급속히 커지면서 다른 다국적 기업들도 수익을 올리기 위한 인도네시아 내 공장 및 영업투자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에서 가장 큰 경제권인데다 인구도 가장 많은 국가이다. 현 인구는 약 2억5,100만 정도로 추산된다.
중국과 인도가 훨씬 큰 경제권이긴 하지만 이 국가들에 대한 투자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중국정부는 지난 분기 중국에 대한 해외투자는 1.44% 증가에 그쳤다고 최근 발표했다. 투자 총액은 299억달러였다. 인도의 경우 금년 첫 두 달 동안 해외로부터의 투자는 39억5,000만달러로 오히려 6.3%가 감소했다고 인도 산업정책 및 증진부가 밝혔다.
인도네시아의 예측하기 힘든 규제정책들과 부정부패, 부실한 인프라와 치솟는 임금 등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로 투자가 몰려들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금년 1분기 해외로부터 70억달러라는 기록적인 투자가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7%나 늘어난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2008년 전 세계를 덮친 금융위기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으며 이후 급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2009년 인도네시아는 G20에 가입했으며 2011년 말과 2012년 초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투자등급을 받았다. 또 지난 3년 간 국내총생산은 매년 6% 이상 성장해 왔다.
인도네시아는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그런 까닭에 그동안 광산과 원유, 그리고 천연가스에 대한 투자는 많이 이뤄져왔다. 하지만 최근의 외국투자는 인도네시아의 소비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인구가 많고 젊은 노동력이 풍부한 인도네시아의 소비시장은 급속히 커지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수년 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인도네시아의 중산층과 부유층이 오는 2020년까지 지금의 두 배인 1억4,1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숫자는 태국의 전체 인구보다 많은 것이다.
아직은 일본과 싱가폴, 한국의 재벌들이 인도네시아 투자그룹의 선두를 형성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도 전보다 한층 적극적으로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11월 대형 화장품 기업인 로리얼은 서 자바 주에 세계에서 가장 큰 화장품 공장을 세웠다.
10년 전 인도네시아에서 운영하던 10개의 프랜차이스 업소들 가운데 마지막 업소의 문을 닫고 철수했던 서브웨이도 인도네시아로 돌아오고 있다고 싱가폴에 소재한 서브웨이 지역영업 책임자인 스테판 그르보바치는 밝혔다. 그는 어느 파트너와 손을 잡았는지와 장래의 업소 개설 계획 등에 대해 자세히 밝히기는 거부했지만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르봅바치는 “이 나라를 보라, 우리의 모든 경쟁자들이 이곳에 있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경쟁자는 버거킹과 KFC, 맥도널드 등이다.
GM은 지난 해 인도네시아에서 겨우 5,000대의 수입차를 팔았을 뿐이다. 이는 0.5%의 미미한 시장점유율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대의 미국 자동차 회사인 GM은 인도네시아에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다고 판단하고 2006년 문을 닫았던 베카시의 120만 평방피트 공장을 확장 재건했다. 공장 책임자인 퍼티는 “이 조치는 인도네시아라는 나라뿐 아니라 이 나라의 구조, 그리고 경제성장에 대한 시뢰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그저 돈을 뿌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외국투자가들이 인도네시아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데는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놓여있다. 이곳에서는 비즈니스 허가를 받는 데만 80일이 걸리기도 한다. 2012년 세계은행이 조사한 국가별 비즈니스 편의도 조사에서 인도네시아는 185개 국가 중 128위에 머물렀다. 2010년 조사 때보다 13계단이 내려앉은 것이다. 또 국제투명도위원회는 최근 부패인식도 조사에서 인도네시아를 176개국 중 118번째로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미상공회의소 앤드류 화이트 사무국장은 “인도네시아는 대국으로서의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현 성장률은 6%이지만 10%는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료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위원회는 외국기업들이 비즈니스 라이선스를 신청할 때 제출하는 서류를 절반으로 줄였다. 또 글로벌 브랜드 네임을 가진 기업들의 유치를 위해 온라인 신청이 가능토록 하고 실시간으로 처리 현황을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기업들 가운데 하나가 애플이다. 인도네시아 투자 여부가 완전히 결정되지 않았음에도 애플에게는 제조 혹은 소매판매를 할 수 있는 라이선스가 이미 발급됐다고 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아주 직설적으로 외국투자가들의 투자를 권유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매력이 없지 않은 나라이다. 관료주의를 극복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이나 미국에 투자하는 것보다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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